버려진 운을 주워오다

걷고, 줍고, 살아나는 우리 가족의 루틴

by 빼어난 별

작년 9월, 도서관에서 우연히 집어 든 책 한 권.

니시나카 쓰토무의 <운을 읽는 변호사>였다.

무심코 빌려본 책이었는데, 너무나도 좋은 내용이 가득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책에는 이런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

"운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

좋은 마음으로 살고, 겸손하며 감사하는 태도로 살아갈 때 운은 자연스럽게 들어온다."


실천을 통한 감사와 겸손, 배려, 긍정적인 인간관계 등...

모든 이야기는 저자가 직접 겪은 일을 바탕으로 쓰여 있어 더 깊이 와닿았다.

'운을 좋게 만드는 방법'이라니, 전혀 생각해 본 적 없는 신선한 주제였다.


특히 한 대목이 머리를 '툭' 하고 건드렸다.

마트에서 장을 볼 때, 나는 늘 유통기한이 가장 긴 제품을 골라왔다.

가족을 생각해서, 오래 먹을 수 있는 게 더 좋다고만 여겼다.

하지만 그것이 ' 내 이익만을 위한 행동'이라는 사실은, 그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책 속에는 일부러 유통기한이 임박한 제품을 사는 저자의 일상이야기가 나온다.

마트 주인의 재고 부담을 덜어주고, 지역 상권의 지속 가능성을 생각하며

배려하는 마음으로 장을 본다는 내용이었다.


그 글을 읽고 마치 둔기로 맞은 듯한 충격을 받았다.

"그래,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내 이익만 생각했었구나..."


그날 이후, 남편과 나는 작은 실천을 시작했다.

우유나 바로 먹을 수 있는 식품은 유통기한이 가까운 것부터 고르기 시작했다.

"좋은 일을 하면, 그것이 결국 자신의 운으로 돌아온다."

그 문장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초등학교 2학년인 둘째가 말했다.

"엄마, 우리 쓰레기 주우면서 운동하자! 플로깅!! 수업에서 배웠어."


조깅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plogging).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지만, 집게 같은 장비를 사야 한다며 미뤄왔던 활동이었다.

"그래, 그냥 비닐장갑에 쓰레기봉투 들고나가보자!"

그렇게 우리는 그날 저녁부터 동네를 걷기 시작했다.


첫날은 가볍게 작은 봉투 하나만 챙겼는데, 10분 만에 벌써 꽉 차버렸다.

놀라움과 함께 묘한 뿌듯함이 몰려왔다.

그러던 중 종이봉투 하나를 주워 재활용과 일반 쓰레기를 따로 담았고,

나는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앉았다 일어섰다 하며 자연스럽게 다리 운동까지 병행했다.


불과 30분이었지만, 땀이 나고, 운동 효과도 있었으며, 무엇보다 기분이 정말 좋았다.

'우리가 이 동네를 조금 더 깨끗하게 만들었구나.' 하는 뿌듯함.


그날 이후, 둘째는 매일 이렇게 말한다.

"엄마! 오늘도 우리 가족 플로깅하자!"


점점 더 큰 봉투를 들고 다니게 되었고, 그 과정에서 문득 그 책의 내용이 떠올랐다.

무심코 시작한 아들의 제안이 우리 가족의 '운을 모으는 루틴' 된 것이다.


나는 아들에게 말했다.

"작년에 엄마가 읽은 책에 이런 말이 있었어.

길에 아무렇지 않게 쓰레기를 버리는 건, 사실 자기 운을 거리에 버리는 거래.

그 사람들은 자기 운이 떠나는지도 모르고 그냥 습관처럼 버리는 거지.

근데 우리는 그걸 주워오고 있어. 우리는 운을 모으는 중이야. 진짜 운 부자 되겠다!"


그 말을 들은 아들은 눈을 반짝이며 더 열심히 쓰레기를 주웠다.


운동도 하고, 밤마실도 하고, 건강도 챙기고, 기분도 좋아지고,

우리의 작은 행동이 동네를 조금씩 깨끗하게 바꿔나간다.


이 모든 변화는 작은 실천 하나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우리 가족의 새로운 문화가 되어가고 있다.


버려진 운을 하나씩 주워 모으며, 우리는 오늘도 '운 좋은 하루'를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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