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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안 Aug 18. 2020

업의 현실 그리고 현실의 업

다른 취업 #02

업의 현실 그리고 현실의 업

출처: https://pixabay.com/


업이라고 하니 '직업'이라는 단어보다 훨씬 무게가 있어 보인다. 어려운 현실이다.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밖에서는 잘 나가는 대기업에 다닌다고 부러워하지만 그들도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치고 있다. 타인에게 내 삶의 목줄을 쥐어주었기 때문에 편한 것이 편한 것이 아니다. 규모가 작을수록 더 발버둥을 치고, 그 발버둥 치는 모습이 외부에 더욱 쉽게 드러난다.


발버둥 치는 그들의 모습은 두려움으로 다가오고, 취업이라는 크나 큰 관문을 넘어서도 여전히 발버둥을 쳐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안전하고, 더 편안하고, 더 오래 일할 수 있는 직장을 찾아 모두들 발버둥을 치고 있다.


저는 경쟁이 무서워요. 사실 경쟁에서 이겨 본 적도 없고...
그래서 공무원이나 하려고요.


오래전 한 후배가 식사 자리에서 했던 말이다.

타인의 삶에 대해 방향 제시를 해 줄 만한 능력이 되는 인물이 아니라 그저 응원을 해주었을 뿐이다.

이제 아이를 낳고 가정을 꾸리는 그는 몇 년 전 원했던 공무원이 되었다.


그런데 그는 여전히 행복하지도 않고 더욱더 불안해한다.

이런 벌이로는 가정을 유지하고 육아를 할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면서...
사실 어떤 직업을 택하던지 간에 업을 바탕으로 경쟁의 세계에 뛰어들게 될 수밖에 없다. 외부세계에서 봤을 때 안정적인 철밥통으로 보이는 공무원일지라도 그 내부의 세계에서는 그 세계의 경쟁이 존재하고, 한 걸음 더 물러서서 보면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다른 직업을 가진 세상 사람들과 협력하고 경쟁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이다.


경쟁은 내가 피하고 싶다고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어쩔 수 없이 내 삶의 테두리를 만들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피할 수도 없는 이러한 경쟁을 피하고 싶어 물러날수록 나의 존재가 희미해진다. 시간이 지나면서 업을 바탕으로 한 나의 존재는 사라지고 결국 조직이 나를 나타내는 존재가 되어 '나'라는 존재는 조직 뒤에 숨어 남은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조직이라는 존재가 나의 앞가림을 해 줄 수 없는 때가 오면 빈껍데기만 남은 나의 모습과 조직의 일원으로서 자랑스러웠던 과거의 영광만 되새김질하며 살게 된다.
사업은 예외로 하고 취업이라는 것을 하여 직장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회사가 아닌 내 존재를 각인시키는 작업이 필요하다. 이것을 상투적인 말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 바로 LinkedIn (https://www.linkedin.com/)에 접속하여 친구 추가를 하는 메뉴에 들어가 보라.



무슨 차이가 느껴지는가?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자신이 어디에서 근무하고 있는지를 나타내지 않거나 자신의 직업이나 소개 마지막 부분에 간략하게 언급할 뿐이다.

한국인들을 한번 보라. 대부분의 대기업에 근무하는 한국인들은 자신이 다니는 회사를 먼저 나타내고 자신의 직업을 밝히거나 아예 회사와 직위만 기재한 경우도 많다.


막상 회사에 들어오더라도 자신의 업을 자신 있게 혼자서 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고, 그러한 사람들은 소속된 회사를 그렇게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내가 만약 10여 년 전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겠지만 내 눈으로 자신의 업으로 일어선 사람들을 봐 왔기에 자신 있게 이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그래서 회사가 중요하지 않냐고?
중요하다. 백번 말로 해서 무얼 하나. 회사에 들어가서 자신의 업을 쌓아 올리고 그 업을 바탕으로 일어서는 것이 결국 취업을 하는 목적이라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회사는 중요하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이 취업에 목매는 이유가 단지 다음 달에 들어올 월급이 아니라 업 때문이라는 것을 이야기해 주고 싶은 것이다.


앞으로 이야기하겠지만 회사라는 자본의 집약체 덕분에 우리는 혼자서는 할 수 없던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회사의 일원이 됨으로써 일의 전문성을 가질 수 있게 체계적으로 훈련받고 경험을 쌓고 다른 전문가들과 교류를 하면서 자신을 키울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측면에서 취업은 중요하고, 업의 선택은 더욱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잡설이 길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부딪칠지 고민해보자.



1. 취업의 현실 그리고 이야기

2. 업의 현실 그리고 현실의 업

3. Crash!!!

4. 숨은 '갑'같은 '을'찾기

5. 자격증은 거들 뿐

6. 돌연변이 찾기

7. 기승전.. 직무

8. Back to Basic

9. 취업을 망치는 확실할 방법

10. 지금의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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