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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안 Aug 20. 2020

숨은 '갑'같은 '을'찾기

다른 취업 #04

숨어있는 '갑'같은 '을'을 찾아라!

취업 이야기가 나오면 다들 누구나 알만한 큰 회사(대기업)에 들어가고 싶어 한다. 당연한 거다.

하지만 내가 여기서 이야기해주고 싶은 대상은 명문대에 화려한 스펙을 갖춘 엄친아가 아닌 나의 이야기를 들어준 기운 잃은 후배들이다.

자신이 있다면 정공법으로 학벌과 스펙으로 무장하여 자신이 가고 싶은 기업에 지원하길 바란다.

삶이란 항상 더 높고 치열한 곳으로 향해 가는 것이
이후의 삶을 더 평온하게 만들 수 있는 길이다.


현재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을 때도 질 수 있는 곳, 실패할 수 있는 곳을 바라보는 것이 최소한 취업을 준비하는 태도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기업에 취업을 하여 일을 하면 특정 분야에서는 분명 '을'의 입장에 있는 협력업체인데 '갑'보다 더 무서운 업체가 있다. 이러한 회사는 외부에서는 잘 모를 수밖에 없다.

출처: https://pixabay.com/


하지만 해당 업종에 있는 사람들은 그 회사가 얼마나 힘이 있는지를 잘 알고 있다. 이러한 부분은 매우 특수한 분야일수록 더욱 심해지는데 대기업에서 능력을 쌓은 능력자들이 나와서 업체를 차리거나, 자유롭게 일만 하고 싶어 작은 회사로 옮기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사례를 언급하고 싶지만 이야기한 대로 매우 전문화된 분야에서 이러한 일이 있기 때문에 너무 구체적인 예를 들면 신상이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 다양한 사례를 들기는 어렵다.

그래서 모대기업에 있는 지인에게 양해를 구하고 그가 전해 준 사례를 담아본다.


지인이 있는 분야는 수천억에서 조 단위의 토목, 건설, 엔지니어링이 포함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데 프로젝트가 완료되면 기기가 제 성능을 내는지 알기 위한 시험을 규격에 맞추어 수행한다고 한다.

같은 회사에 몸담고 있던 이 분야에서 대가를 이룬 분이 국내 중소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바람에 이 회사는 비록 '갑'의 위치에 있지만 '을'의 눈치를 보면서 기술적인 조언을 구하거나 협력을 요청하는 일이 잦아졌다고 한다.

옮긴 그분은 이미 해당 분야에서 이름이 알려졌기 때문에 소속된 회사에 관계없이 프로젝트를 발주한 업체에서는 그분의 평판을 믿고 그분이 소속된 회사를 고용하여 지인의 대기업이 수행한 프로젝트 시험의 검토/감리 업무를 맡기기 때문에 더 이상은 '갑'행세를 할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 사례를 언급한 이유는 내가 사례를 듣고 감명을 받아, 후배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자주 이야기하는데 이 이야기를 들은 후배 한 명이 이와 비슷한 사례가 있는 회사를 하나 찾아내었다. 더욱 운 좋게도 그 회사의 전문가는  같은 학교 선배였고, 입사 후 알고 보니 그 선배라는 분은 국제 규격을 논의하는 위원회의 위원이었다는 것이다.


이 위원회는 추천으로 차기 위원들을 뽑아 교육시키는 제도가 있어 후배가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외부의 사람들이 볼 때는 이름 없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박사학위를 취득할 수 있었고 정기적으로 국제 규격을 논의하는 위원회의 초청을 받아 차기 위원으로서의 기틀을 잡아가고 있다. 지금처럼 계속 경력을 쌓아간다면 이제 10여 년 후에는 그는 해당 분야에서는 전문가가 되어 조직의 대리인이 아닌 자신의 이름을 걸고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이런 회사는 어떻게 찾아야 하나? 사실 쉽지는 않다.

쉽지 않으니 찾게 되면 나에게는 그만큼 큰 기회가 된다고 긍정적으로 생각을 해보자.


찾아내는 가장 쉬운 방법은 해당 분야에 근무하는 지인에게 정보를 얻어내는 방법이다. 겉보기와 다른 여러 요인이 있을 수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각 전문분야에는 대체할 수 없는 수준의 높은 기술력이나 시작 점유율, 평판을 가진 회사들이 있기 마련이다.

이런 회사는 그 분야에서는 이름이 알려져 있고 그 분야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에게 인정을 받고 있다. 특히나 외국계 부품/소재 업종에서 이러한 회사들이 많은데 규모는 크지 않지만 본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내에서의 영업이나 제한된 영역의 엔지니어링 업무를 수행하지만 높은 수준의 복지와 급여 수준을 보여주는 곳이 많다. 일장일단이 있겠지만 이러한 회사는 일반적으로 제한된 책임범위로 인한 업무 스트레스가 낮고 워라밸이 잘 조화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로는 재무제표를 확인해 보는 방법이다.

회계나 경영 등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조금 어려울 수 있지만 대기업의 협력업체 중 실적이 좋은 회사를 조사하다보면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영업이익을 남기는 회사들이 있다.

출처: https://pixabay.com/


처음에는 어느 수준이 말도 안 되는 수준인지 모르겠지만 조사를 하다 보면 다른 협력업체들과 수준이 다른 업체가 한 두 군데씩 있기 마련이다.

일반적으로 대기업은 원가절감을 위하여 필사적인 노력을 한다. 협력업체가 엄청난 이익을 남기는데 그걸 눈 뜨고 봐줄 리가 없다는 이야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협력업체에 비하여 엄청난 수준의 영업이익을 남긴다면 무엇인가 대기업에서 어떻게 할 수 없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이야기다.


전자공시시스템(http://dart.fss.or.kr/)에 접속하면 각 업체 별로 상세한 재무제표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스스로 확인이 어렵다면 도움을 받아서라도 흙 속에 묻힌 진주 같은 회사를 발굴해 낼 수 있길 바란다.


단 한 번에 이러한 업체를 찾을 수 있는 방법을 기대했거나, 업종별 업체 리스트를 기대했던 독자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완벽한 답을 줄 수가 없다. 어떤 회사도 완벽하지 않아 이상적인 모습과 거리가 멀 수도 있다. 그리고 어떤 사람에겐 회사의 건전함과 나의 능력을 계발시키는 것이 중요할 수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보이는 외양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

월급은 작아도 멋진 빌딩에서 근무하는 것이 더욱 마음 편하고 자랑스러운 사람이 있고, 현장에서 먼지 마셔가며 기어 다녀도 그 분야에서 인정받는 것을 원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다들 원하는 것이 다르고, 밖으로 드러내는 욕망과 마음속 깊이 있는 진실된 욕망이 다르기 때문에 이 부분은 스스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1. 취업의 현실 그리고 이야기

2. 업의 현실 그리고 현실의 업

3. Crash!!!

4. 숨은 '갑'같은 '을'찾기

5. 자격증은 거들 뿐

6. 돌연변이 찾기

7. 기승전.. 직무

8. Back to Basic

9. 취업을 망치는 확실할 방법

10. 지금의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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