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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안 Aug 21. 2020

자격증은 거들 뿐

다른 취업 #05

자격증을 맹신하지 말라!

'XX자격증이 있으면 좋을까?', '토익은 몇 점이나 되어야 하나요?'...

가끔씩 취업 관련하여 소개받은 후배들을 만나게 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이다.


나의 대답은 간단하다.

자격증은 있으면 좋다. 없는 것이 더 좋은 자격증이 있긴 한지 궁금하다.

없는 것이 더 낫거나 없어도 무방하다면 돈벌이가 된다 해도 자격증을 만들지 않았을 것이다.

토익은 990점이 좋다.

당연히 980점 보다야 990이 낫고 970점 보다 980점이 낫다.

몇 점을 만들어야 하냐고 물으면 높을수록 좋고 더 이상 스트레스받기 싫으면 990점을 받으면 되는 것이다.


무엇인가 자격증이 있으면 모든 것이 잘 풀릴 거라는 기대는 모든 것이 불확실한 취준생 입장에서 무엇인가 확실한 것을 찾고 싶다는 마음에서 비롯된다.

출처: https://pixabay.com/


하지만 자격증이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 않을뿐더러 자격증이 꼭 좋은 길로 인도하는 것만은 아니다.

가끔 취업에 급급해서 자격증을 취득해서 취업을 하는 경우, 전공과 거리가 멀거나 혹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없는 업종으로 빠지는 경우를 보았다.

특히 의무적으로 선임해야 하는 분야의 자격증을 취득하면 취업이 잘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본인의 적성이나 업의 내용도 모른 채 지원하여 몇 년을 일하다가 잘못된 선택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경우도 종종 보곤 한다.

이런 분야의 자격증은 있을 경우 취업에 도움이 되지만 반대로 앞으로의 경력을 자격증과 연관된 분야로 한정시켜 버리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한 후배는 취업에 어려움을 겪다가 대기/수질환경기사를 취득하여 삼성, 하이닉스 반도체 제조 공장의 환경 관련 측정 업무를 담당하는 회사에 취업을 할 수 있었다.

취업 후 3여 년이 지나면서 해당 업무는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경력이 쌓이더라도 더 높은 대우를 받기 어렵고,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수많은 중소업체가 많아 높은 급여를 받기도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다른 방법을 찾지 못해 답답해하고 있는 사례도 있었다.


또한 자격증 취득은 근무 환경이 좋은 회사에 취업을 한다면 회사를 다니면서도 충분히 취득할 수 있고, 이 경우 업무 경력과 자격증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게 된다. (같이 근무하던 한 선배는 40세가 넘어 2년 만에 6개의 기사 자격증을 취득하기도 했다.)

그리고 자격증으로 능력을 검증하지 못하는 많은 분야가 있기 때문에 자격증이 있어야 자신의 능력을 검증받을 수 있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출처: https://pixabay.com/


무엇보다 슬픈 이야기이긴 하지만 현업에서 신입들의 자격증은 '성실함'을 볼 수 있는 척도로 생각할 뿐 이것이 어떤 전문성을 보장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스로는 어떤 자격을 취득한 것이 뿌듯하고 자랑스럽겠지만, 방학 동안 잠시 공부해서 받을 수 있는 어학점수나 자격증은 사실 그 자체로 무엇인가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 어렵다.

특히 공학계열은 의사나 변호사, 회계사 등과 달리 해당 분야에서 일정 시간 이상의 경험을 쌓지 않으면 최상위 자격증인 기술사의 응시자격조차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취업 시점에 가장 높은 등급의 자격을 가지고 입사하는 것부터가 어렵다.


어학도 잠깐 짚고 넘어가자면, 어학점수에 목숨을 걸고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목표로 노력하는 후배들을 보곤 한다. 안타깝게도 이런 식의 접근은 주변에 해외에서 학교를 나오거나 다년간 생활을 한 친구들에게 상대적인 이익을 주는 행위이다.

어학이라는 것은 사실 어느 수준까지는 끌어올릴 수 있으나 그 수준을 넘어서는 데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6개월 만에 토익을 200점 올렸다면 앞으로 6개월 더 노력한다고 200점을 더 올릴 가능성은 사실 높지 않다.


누구나 만점을 받을 수 있다고 광고하는데 현혹되지 말고 최소한 필요 수준까지만 (필터링되지 않을 정도만) 점수를 받는데 노력하자. 반대로 해외에서 생활하면서 어학점수를 상대적으로 높게 받을 수 있는 사람들에 대비하여 내가 가질 수 있는 우위가 어떤 것일지를 보여주는 것이 더 유리하다.


이기기 힘든 싸움판에 뛰어들기보다 내가 유리한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이 어쩌면 당연한 것인데도 굳이 어려운 싸움판에 뛰어들어 힘들어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때가 많다.


자격증이 있으면 없는 것보다 무조건 좋다.

하지만 꼭 필요한 것은 아니다.


취업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되 자격증이 있으면 (혹은 많으면) 취업에 절대적으로 유리할 것이라 생각하지는 말아라. 1년에 합격자가 1만 명이 넘게 나오는 자격증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고 보면 된다.



1. 취업의 현실 그리고 이야기

2. 업의 현실 그리고 현실의 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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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기승전.. 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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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취업을 망치는 확실할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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