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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혜 Jan 04. 2025

자폐 그까짓것 없애지 뭐

 대학병원에서 자폐 진단을 받아 들고 집에 와서도

 ‘참나, 25개월밖에 안된 애를 보고, 그것도 그리 짧게 검사해 보고 어떻게 자폐라고 진단을 내리지? 그 의사 돌팔이가 분명해. 아닐 거야, 우리 아이는 그냥 좀 발달이 느린... 늦된 아이일 거야.’

라는 생각으로 씩씩거리면서 컴퓨터로 자폐에 관한 정보들을 찾아봤다.

 

 나는 30년 넘게 살아오면서 가족 중에도, 주변 지인이나 건너 건너 아무개라도 ‘자폐’인 사람을 접해본 적이 없었기에 인터넷에 있는 글과 영상들에 의존하며 자폐란 무엇인가를 보고 있었다.

 ‘뭐? 눈흘김이 있고 까치발을 하고, 문자에 집착하고, 제자리에서 빙글빙글 돌고?’

자폐 증상들을 보는데 하나같이 우리 아이의 모습과 맞아떨어질 때마다 또다시 눈물과 한숨이 반복되었다.


 그럼 이걸 없애기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다시 또 정보를 찾고 찾았다. 그 결과 ‘조기치료가 중요하고 지금 우리가 있는 이 지방에는 치료 센터가 많지 않으니 친정으로 올라가서 할 수 있는 치료는 다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아이 둘을 데리고 서울 친정집으로 올라왔다.


 신랑은 지방에서 떨어져 일주일에 한두 번 올라왔었고, 나는 친정에 머물며 25개월 된 아이를 데리고 치료실 여기저기를 다니기 시작했고, 영문도 모른 채 함께 온 연년생 동생인 둘째는 친정엄마에게 맡겨놓고...  

 ‘치, 자폐 그까짓것 열심히 치료받아서 없애지 뭐’

그렇게 나의 자폐 없애기 프로젝트는 호기롭게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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