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면
“어머니, 아이가 자꾸 나가려고 하고 자전거 바퀴만 종일 돌리려고 하네요.”
“이탈이 계속되면 죄송하지만 저희 원에서는 감당하기가 벅차요.”
등등의 말로 여러 어린이집에서 쫓겨나다시피 나왔다. 그래, 어린이집은 좀 더 커서 보내보고 우선 치료에 집중하자 싶어 언어치료, 감각통합, 미술치료, 인지치료, ABA, 놀이치료 등등 센터에 있는 치료들을 다 섭렵하며, 유명하다는 치료사 선생님들의 치료들을 찾아다니며 아이의 일과를 채워 나갔다.
묵혀두었던 장롱면허도 다시 꺼내 들고, 낡은 중고차 한 대 뽑아서 기동력을 높였다. 엄마표 치료도 중요하다 싶어 둘이 같이 흙길로 된 산을 오르내리고, 일부러 대중교통도 태우며 사회성 연습시키고, 오가면서 보이는 간판마다 다 읽어주고, 엄마 입모양 잘 보라고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아이 앞쪽에서 그네를 밀며 말을 시키고 노래를 불러주고... 아이랑 어떻게든 눈을 마주치고 함께 웃으며 아이가 교감하길, 아이가 한마디 말이라도 늘 수 있길 고대하고 고대하며 24시간이 모자라게 내달렸다.
남편 월급의 3분의 2를 치료비로 다 쓰면서도 ‘조기치료가 중요하댔어. 열심히 치료 다니면 나아질 거야.’라는 생각만으로 달리고 달렸었다. 분명 자폐는 없앨 수 있다, 노력하면 우리 아이는 발달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희망찬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아이 치료가 6개월이 넘어가고 1년이 넘어가고 2년이 넘어가면서 점차 시들어지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