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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런치 봉작가 Dec 31. 2022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체리란?

가끔 체리업계 농부들 사이에서 깻잎 논쟁처럼 

체리 품종에 대한 논쟁이 일어나곤 한다. 


"000 체리 품종은 가장 쓸모없는 체리나무다", "당장 베어버려야 한다." 

"000을 키워야 한다." 


그래서 그런 논쟁과 질문에서 말을 아끼는 게 현명하다. 


베어버려야 할 그 품종을 키우고 있는 체리농부 입장에서는

마치 자식을 욕하는 것처럼 들리게 된다.  


아프면 치료하고 보살피는 존재이며,

못났다. 쉽게 포기할 수 없는 존재다.   

체리나무는 농부들에게 일종의 자식과도 같은 존재다.  


누구 말이 맞고, 누구 말이 틀린 지는 모르지만,

그 베어 버려야 할 이름의 품종 체리나무가 우리 농장에도 있고, 

분명히 장단점은 있지만, 그 체리나무는 매년 맛있는 체리를 주고 있다. 

체리철 직접 찍은 국산체리사진

어쩌면, 내가 구입한 그 이름의 품종이 아닐 수도 있고,

재배환경과 체리농부의 농사 스타일에 따라 그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체리나무가 좋고 나쁨의 판단이 

농부의 주관적 판단기준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중요한 건, 굳세게 살아남아, 

맛있는 체리를 오래오래 주기만 하면 된다. 


따라서 우리 농장에 오는 순간부터 품종명은 없다.

다만, 빨간 나무, 노랑나무, 하얀 나무, 파란색 나무만 있을 뿐이다.    

 

생산자는 품종에 관심을 갖고, 새로운 품종에 

그러나 그 농장에 맞는 나무가 있다. 


소비자에게는 맛있고, 양 많고 저렴한 체리가 제일 좋은 체리다. 

2022년 직접 찍은 국산체리 사진


대부분 일반인들의 경우 국내에 체리나무가 있다는 사실도 모른다.  

국산체리와 외국체리가 모양이 다르며, 

맛이 없고, 앵두만큼 작고, 빨간색이라고 말한다. 


이렇게 생각한다면, 아직 당신은 진정한 국산체리의 맛을 경험해 보지 못한 것이다. 


모두가 사실이 아니다. 


국내체리도 맛, 색깔, 크기면에서 다양하다. 

아직 당신이 진정한 국산체리의 맛을 경험하지 못한 건

맛있는 국산체리는 생산량이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생산지 근처에서 소문 듣고 발 빠른 사람들에게 우선 소비된다. 


체리를 과일의 다이아몬드라고 한다. 그만큼 귀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싶게 품질 좋은 국산체리는 시중 마트에서 보기 어렵다.  


다시 돌아와,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체리란?


아주 햇살 좋은 날에 체리농장에서 내가 직접 따먹는 체리다. 


그것을 난 "인생체리"라고 부른다. 

직접 찍은 국산체리

체리의 맛은 농장에서 먹는 체리와 집에서 와서 먹는 체리에 차이가 있으며 

아침에 먹는 체리와 오후에 먹는 체리의 맛에도 차이가 있다. 


반면에, 가장 맛없는 체리는 비가 온 바로 직전, 다음날의 체리다. 


잠시 전에 맛있던 체리도, 비를 맞아 수분을 쭉 빨아들이면 아무 맛이 없다. 


가장 맛있는 체리를 먹는 건, 순전히 그 사람의 행운이다. 


체리를 먹는 날 날씨는 너무도 화창해야 하고, 직전에 비도 적절히 와야 한다. 

그래서 순전히 자신의 행운인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시범적으로 체리피킹을 체리철 실시하는데

그러면 체리농장 큐레이터가 되어 다음의 멘트를 한다.

 

오늘 당신의 자녀는 상위 1%의 아이가 되었습니다. 

과연 우리나라에 농장에서 직접 이 맛있는 체리를 

엄마, 아빠랑, 할아버지, 할머니랑 먹어본 아이가 몇 명이나 될까요?


바쁜 일상의 아빠와 엄마인 당신이 오늘 자신의 자녀를 

상위 1%의 많이 경험한 체리와의 추억을 

만들어준 부모님이랍니다. 


이런 설명에,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너무도 기분 좋아한다. 

유산 상속자는 못되지만, 

어린 시절 가족의 추억이라는 사라지지 않을 평생 자산을 물려준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가 성인이 되어, 힘든 시기에 몰렸을 때,  

"아~ 그때 우리 부모님과 체리 따먹으로 갔었는데 참 좋았었지, " 하며 떠올리며


유년시절의 부모님과 함께 먹은 체리의 맛의 추억을 떠올리며

삶에 다시 뛸 수 있는 에너지 원천이 될 수 있다. 


당신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체리를 먹기 원한다면, 

자신의 소중한 가족, 친구 들과 함께 체리의 계절,

체리농장에서 직접체리를 먹어보길 바란다.  


국내의 체리의 계절은 5월 20일부터 ~ 6월 20일 사이다. 


자신의 집 주변의 지역을 잘 살펴보면

곳곳체 숨은 국내체리농장들이 있으며  

맛있는 국산체리를 맛볼 기회들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체리는 

농장에서 가족들이 함께 경험한 '인생체리'라는 것을 잊지 말자. 


By 브런치 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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