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 죽어도 신축'의 준말 얼죽신. 2023~2024년 부쩍 부동산 시장에서 뜨기 시작한 신조어다. 2023년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이제 진짜 일본처럼 부동산의 시대가 저무는 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무렵. 그래도 가격이 오를 아파트를 찾는 과정에서 '신축'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2025년 이후부터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면서, 더욱더 신축의 메리트는 높아질 것이라는 게 가장 대표적인 근거다. 또한 앞으로 부동산 매매의 주요 수요자로 떠오를 2030 젊은 청년들의 특성상 SNS에 자랑할만한 깔끔하고 있어 보이는 신축이 대세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내 중학교 친구 중 한 명은 최근 서울이 아닌 경기도 수원에서 아파트를 매매하면서, 신축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내 아파트는 가격이 떨어지진 않을 거야'하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수원의 신길과 같은 동네다. 그 친구의 재력이라면 더 높은 급지인 영통 준신축 아파트도 가능한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신축이라는 점이 그 친구에게는 큰 메리트가 된 듯했다.
최근 부쩍 떠오른 '얼죽신' 트렌드에도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아파트 매매 시 가장 중요한 제1의 원칙은 <최대한 상급지로 가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만난 부동산 책 저자, 유튜브 출연 부동산 전문가, 증권사 부동산금융 임원 등이 생애 첫 내 집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는 나에게 가장 강조했던 조언이기도 하다.
지금 당장은 신축이어도 그 신축도 5년 10년 뒤에는 늙는다. 구축의 길로 들어서는 것이다. 감가상각이 되고 점점 신축이라는 메리트는 사라진다. 급지는 다르다. 시간이 지나도 그 지역이 가지고 있는 학군, 직주근접, 평지 등의 장점은 그대로다.
자크뮈스 등 신흥 명품 브랜드가 있다고 할지라도 에르메스, 샤넬, 루이뷔통 등 전통 명품의 가치가 희석되는 건 아니다. 그들의 가치는 여전히 굳건하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얼죽신이 떠올라도 상급지의 중요성은 재차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