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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파트 구하기] 임장은 1년 전부터

by 하이

자, 우리가 열공하던 중고등학생 때로 돌아가보자. 교과서를 처음 읽었을 때는 이해가 가지 않던 수학공식들이 2회독, 3회독을 거듭할수록 이해를 넘어서 응용까지 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1회독, 2회독, 3회독까지 이어가려면 절대적인 시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 같은 지역을 가도 아무것도 모르던 '부동산 까막눈' 시절 갔을 때의 느낌과 그래도 좀 다른 곳을 둘러보고 공부량도 쌓인 뒤에 간 느낌은 확연히 다르다.


어느 지역의 임장을 출발하기에 앞서 모든 매물을 다 보려는 생각은 무모하다. 그전에 어느 정도의 예습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공덕을 간다고 한다면 그 지역 내 아파트 매물은 무엇이 있는지를 살펴본다. 신축, 준신축, 구축 등으로 구분해 본 뒤 내 예산으로 접근 가능한 아파트 나이대를 확인한다. 이 입지에서는 구축만 가능하다면 재개발 가능성이 큰 지 가망이 없는지 등도 알아봐야 한다. 그 근처 부동산에 가면 대략적인 정보를 알려주신다.


다만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스스로 한 예습은 그저 기본 바탕일 뿐이다. 그 지역 내 가장 촌스러운 이름을 가진 부동산에 들어가서 내 예산을 솔직하게 까놓고 말한 뒤 내가 살 수 있는 아파트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받으면 좋다. 설명해 주시는 사장님이 그 지역에 대해 아는 정보가 많고 친절하고 꼼꼼하다고 생각이 든다면 명함도 받아오자. 좋은 부동산 사장님을 알아야 나중에 실제로 매매를 할 때에도 매도자와의 협상을 할 때 등 자잘한 일들을 할 때 도움이 많이 된다.


내 예산으로 가능한 아파트 매물을 좁혀봤다면 본격적으로 임장 시작이다. 임장은 집 안으로 들어가 본다는 개념이 아니라 아파트 단지 자체를 분석하는 행위다. (매물로 나온 집을 실제로 안까지 들어가 보는 건 진짜 매매가 임박했을 때 하는 게 예의상 맞다고 생각한다.) 역에서부터 내가 실제로 걸었을 때 얼마나 걸리는지, 다른 건물에 해가 막히지 않는지. 단지 분위기는 어떤지, 커뮤니티 시설은 무엇이 있는지, 주변 상권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너무 번화가라 밤에 시끄럽진 않은지, 주차공간은 여유로운지 또는 구축이라면 도로 상태까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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