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오전에 파란하늘이 적토마의 차를 타고 떠나는 장면까지 이야기가 묘사됐을 때, 매우 울분에 찬 해리포터가 파란하늘의 이야기를 끊으며 소리쳤다.
"당신은 지금 온통 적토마와 사랑을 나누러 갈 생각뿐이로군요. 일주일 동안 줄곧 당신은 그거만 상상하고 있었던 거예요."
해리포터의 입에선 '파란하늘'이라는 이름 대신에 '당신'이라는 호칭이 무심결에 튀어나오고 있었다.
"나도 당신을 만지고 싶고 키스도 나누고 싶어요. 당신의 벗은 몸을 며칠 동안이나 바라만 보고 있는 내 심정은 아예 안중에도 없으시군요. 나도 피가 끓는 뜨거운 남자예요."
펄펄 끓는 것에 데기라도 한 사람처럼, 한껏 화가 난 목소리로 호소하는 해리포터의 뜻밖의 발언에 다른 독자들이 모두 놀라서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연우가 생각해본다. 그리고 조용히 입을 열었다.
"해리포터님의 격앙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리포터님, 기억을 잘 더듬어보세요. 이 작품의 기획의도는 여섯 분의 독자가 이야기를 창작하는 데 의미가 있는 것이었어요. 각 독자님의 억압된 성욕이나 환타지를 욕망하는 대로 발산시켜보자는 의도는 없었습니다. 물론 해리포터님의 스킨십에 대한 갈망이 억압된 성욕의 발산이라는 뜻은 결코 아닙니다. 잠시 호흡을 가다듬으시고, 해리포터님이 직접 이야기를 계속 이어서 전개시켜보는 건 어떨까요?"
연우의 차분한 설명을 듣고 있던 해리포터의 눈에서 좀 전에 차올랐던 울분이 가라앉는 듯이 보였다. 해리포터가 이야기를 이어받았다.
<해리포터는 파란하늘이 걸치고 왔던 겉옷의 단추를 하나씩 풀 때마다 심장이 곤두박질치고 있었다. 처음 그녀의 나신을 볼 때, 명화 속의 풍만한 여인의 누드화가 대비되어 떠오르기도 했다. 어느 명화보다 파란하늘의 몸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다웠다. 해리포터도 연애 경험도 있고, 여자 경험도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렇게 아름다운 몸은 난생처음이었다.
처음엔 성욕 같은 것이 튀어나올 생각조차 없었다. 아름다운 모델에 대한 찬미와 숭배의 마음이 지극했다. 그녀는 자신의 벗은 몸을 해리포터 앞에서 드러내 보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녀 자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잘 알고 있기라도 한 것처럼, 그녀의 몸을 자랑하듯 드러내 보이고 있었다. 그녀의 몸을 바라보는 남자는 점점 내적 투쟁이 극심해지고 병들어가는데, 오히려 그녀는 점점 활기가 있어 보인다. 유방의 젖꼭지도 더욱 단단하게 부풀어 오르는 것 같았다.
해리포터는 캔버스 앞에서 매 순간 갈등했다. 단 일초의 시간이면 그녀의 젖가슴을 그의 입안에 가득 담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시골에서 홀어머니 밑에서 자라면서, 해리포터는 귀가 따갑게 들은 말이 있었다. "착한 아이가 되거라" 어머니는 늘 그 말 밖에는 할 줄 모르셨다. 그녀의 팬티 속은 상상도 해본 적이 없다. 해리포터 앞에서 유혹하듯이 탐스럽게 드러내 놓고 있는 저 젖가슴만을 갈망하는 중이다.
그런데 그녀가 외제차를 몰고 온 남성의 차를 타고 해리포터 앞에서 사라졌다. 질투심과 배신감에 해리포터는 두 눈이 뒤집힐 지경이었다. 당장이라도 그 차를 따라가서 그녀를 데려오고 싶다. 하지만 해리포터는 차가 없다. 이제껏 차가 필요하다고 느껴본 적이 없었다. 작은 차라도 한대 사두어야 했었나 보다.>
해리포터가 사람들 앞에서 그의 숨은 욕망을 드러내 보이고는, 순간적으로 부끄러운 생각이 들었는지 얼굴이 발갛게 상기되었다. 이야기 속에서도 더 이상 파란하늘을 좇을 수 없는 상황을, 해리포터는 빠르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적토마와 빨리 호텔로 들어가고 싶은 파란하늘이, 해리포터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급하게 이야기 속으로 뛰어들었다.
<적토마의 하얀 피부는 베이지색 티셔츠와 눈부시게 잘 어울린다. 적토마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파란하늘은 키스하고 싶은 욕망을 억누르고 있는 중이다. 지금 당장 적토마가 차를 세우고 그녀를 안아주기를 바라고 있다.
산책 같은 건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된다. 지난번 고궁 산책만으로도 충분하다. 값비싼 음식을 먹고 싶은 마음도 없다. 여자가 먼저 호텔을 거론하는 건 모양이 좀 그렇다. 적토마가 알아서 그녀를 데리고 호텔로 들어가 주면 좋겠다. 우리 둘 다 싱글인데, 망설일 것도 눈치 볼 것도 없다. 그녀의 젖가슴이 단단하게 부풀어 오르고 아래가 묵직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