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제 : 아령든 거울속의 나를 보고
거울 앞에 섰다.
언제나 마음속 나는 여전히 50대라 믿었는데,
거울 속의 나는 아니었다.
주름진 눈가, 굽은 어깨,
세월이 조용히 새겨놓은 흔적들.
그 안에서 나는 더 이상 중년의 중후함이 아니라
촌로 같은, 늙어버린 한 노인을 보고 있는듯 했다.
순간, 가슴 한켠이 서늘해졌다.
언제 이렇게 흘러갔을까.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았고,
나는 어느새
중년의 세월을 넘어 늙어버림이라는 전염병과도 같은 그것과 맞닥뜨려 있었다.
그저 오래 바라보니
그 얼굴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었다.
수많은 날들의 기억과,
웃음과 눈물,
삶의 잔영이 빚어낸 또 다른 내 자신이었다.
젊음은 잃었으나,
그 빈자리에 머문 깊이와 신중함은
새로운 차원처럼 다가왔다.
거울 속의 노인은
내가 버려야 할 모습이 아니라,
내가 품고 살아야 할 세월의 또 다른 지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