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언제나 어딘가를 지나고 있다.
주차장에서 회사 정문까지 재바르게 움직이거나,
할머니 병실에서 수납 데스크까지 총총걸음이거나, 거실에서 주방을 가로지르며, 쉬지 않고 부단히도.
그러는 동안 나는 베란다 창문에 기대거나 병실 간이침대에 걸터앉거나 거실 소파여 앉아 당신이 지나간 자리를 눈으로 좇는다. 당신을 부르거나 울거나 그러지 않고 그저 눈으로 당신이 지나간 자리를 따른다.
나를 데리고 다니지 않는 것에 불만은 없었나 싶겠지만 오히려 반대다. 재바르게 움직이는 와중에도 베란다 창문에 기대 있는 내게 손을 흔들어주고, 총총걸음으로 걷는 와중에도 내 안색을 살펴봤으며, 가로질러가는 와중에도 내게 실없는 농담 한마디를 던지며. 당신의 애정이 내게 지나갔음을 알기에. 온종일 재바르고 총총대고 가로질러도 언제나 바쁘디 바쁜 하루 속에서도 곳곳마다 나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 당신만의 사랑.
나는 그게 좋고 앞으로도 그럴 거다. 그래서 곱씹고 또 곱씹으려 그렇게 당신의 지나간 자리를 눈으로 좇는다. 그리고 여전히 당신을 쉬도록 놔두지 않는 여러 일들은 당신을 또 다른 곳으로 바삐 지나가게 만들 것임을 안다. 그렇기에 나도 여전히 새로 지나갈 당신의 길을 찬찬히 살펴보며 잠시 앉아있을 곳을 찾고, 당신이 지나갈 때 이젠 내가 당신에게 손을 흔들고 당신의 안색을 살피며 실없는 농담을 던질. 내 애정이 당신을 지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