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지나오고, 지나간다.

by 제밍









올해의 나는 그렇게 멈춰 섰구나.

들이닥친 아픔에 손에 쥐려 했던 것을 모두 내려놓고 멍하니 발밑을 보다, 갑작스러운 바람에 대비하지 못한 마음은 불안정하게 흔들리며 밤을 지새우다.

올해의 나는 그래도 지나갔구나.

아쉽게도 부풀게 띄운 꿈에 닿지 못해 떨어진 꿈을 다시 펼쳐 다가올 내년에 다시 띄울 준비를 하며, 어김없이 잊지 않고 곁을 내어준 이들의 곁에 내가 서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마냥 멈춰 서서 도태되어 가는 듯 보였던 나는 그렇게 꾸준히 지나가고 있었고, 마냥 앞만 보고 지나가느라 정신없어 보였던 나는 그렇게 잠시 쉬어갈 때도 있었다.

누군가의 반짝이던 올해를 부러워할 필요 없이,

누군가의 서러운 올해를 가여워할 필요 없이.

나는. 그렇게 올해를, 지난 나를 지나왔고, 내년도 그 후 앞으로도 그렇게 지나가면 되리라 여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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