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무엇 때문에 그리 울고 있느냐
무엇이 너를 그렇게 힘들게 하기에 눈물을 흘리고 있느냐
아이는 대답하지 않는다. 대답하지 못한다.
단전에서 끓어오르는 울음을 한 숨만이라도 밖으로 내뱉어버리면
멈출 수 없을 것 같아서, 나를 둘러싼 세상이
나에게로만 시선을 모두 돌려버릴 것 같아서,
나를 뒤따르는 모든 것들이 곡소리를 내버릴 것만 같아서.
아이야, 무엇 때문에 그리 환하게 웃고 있느냐
무엇이 너를 그렇게 즐겁게 하기에 함박웃음을 짓고 있느냐
아이는 대답하지 않는다. 대답하지 못한다.
울음의 반대는 웃음이라, 하나의 행동으로
내가 가진 울음을 숨길 수 있어서
나를 둘러싼 세상에게, 나를 뒤따르는 모든 것들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어서
아이는 쓰디쓴 웃음을 짓는다.
바닥, 심연만이 그 감정을 안다. 네가 웃고 있어도 바닥에 반사된
너의 얼굴은 울음을 짓고 있는 것을.
그래서 네가 진실된 울음을 짓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네가 대성통곡하며 바닥에 엎드려 울기만을 기다린다.
네가 바닥과 가장 가깝게 마주한 날.
그제야 나지막한 소리로 위로해주고 싶어서
바닥, 심연은 언제든지 기다린다.
그래서 세상 사람들은 참을 수 없는 괴로움과 번뇌, 우울에 다다랐을 때
엎드려 통곡하는 것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