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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두가특별한교육 Jun 22. 2024

행복한 삶을 살아가는 한전초등학교

학교이야기-양구한전초

  강원특별자치도 양구군에 위치한 한전초등학교는 전교생이 40명인 작은 학교입니다. 늘 그렇듯 작은학교는 학생 부족으로 인해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학교입니다. 양구군에서도 마찬가지로 공동 학구 지정으로 인해 한전초등학교도 많은 학생이 읍내에서 에듀버스를 타고 통학을 합니다.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전쟁에 참전해서 올해는 신입생을 15명이나 유치하는 기적 아닌 기적을 연출한 학교. 이 한전초등학교의 하루를 들여다봅니다.     

  아침에 에듀버스와 에듀택시는 바쁘게 학교로 아이들을 실어 나릅니다. 학생수가 늘어남에 따라 양구 읍내에서 오는 아이들과 학구에서 오는 아이들로 나뉘고 대다수의 양구읍에서 오는 아이들은 에듀버스로, 관내에서 오는 소수의 아이들은 에듀택시로 등교를 합니다. 아이들의 아침맞이는 교장선생님께서 밝은 얼굴로 맞이해 주십니다. 아이들은 교장선생님을 너무나 좋아합니다.      


  1-2교시는 미술 수업 시간. 오늘은 우리 지역의 화가인 마을 선생님과 함께 미술 수업을 받습니다. 학년군으로 반을 편성하여 2시간동안 마을 선생님과 담임선생님의 팀티칭으로 양질의 미술 수업을 합니다. 거기에 우리 지역을 대표하는 양구 백자를 학교 수업 시간에 만들어 볼 수 있도록 도예가 선생님도 만납니다.         


마을선생님 수업결과물로 구성된 미술작품 전시회(양구문화재단 세미나실)


  3-4교시부터는 그림책 만들기 프로젝트로, 작가님을 초청하여 그림책 만들기 작업을 합니다. 5년 전부터 매년 4권의 그림책을 출판하고 있는 우리 학교. 오늘은 김도아 작가님께서 우리 학교에 오셔서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만들기 위한 강의를 해 주셨습니다. 아이들은 작가님과 만나면서 그림책을 만드는 작가님의 노하우를 전수받았습니다. 작년에는 12월에 양구문화복지센터 공연장에서 출판기념회도 진행하고 그림책 원화 전시회도 개최하여 지역사회에서 많은 칭찬을 받았습니다. 올해도 역시 그림책 출판기념회를 통해 4권의 그림책이 세상에 나올 예정입니다.    

그림책만들기 프로젝트 – 작가와의 만남


  점심시간. 아이들은 양질의 급식을 먹습니다. 급식소에서는 탄소중립 실천을 위한 Zero Lunch Challenge가 열립니다. 매일 급식잔반량을 조사하고, 급식 잔반을 남기지 않으면 영양선생님은 사과 스티커에 도장을 찍어주십니다. 10개를 모으면 사과나무에 내 사과를 걸 수 있고요. 사과가 주렁주렁 열리는 모습에 아이들은 잔반을 남기지 않고 탄소중립을 실천합니다.  

Zero Lunch Challenge



  점심을 먹고 아이들은 더 바쁩니다. 풍물놀이 연습을 해야 하기 때문이죠. 3년 전에 창단한 한전초 풍물놀이팀은 4-6학년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예술 강사님과 4-6학년 담임선생님들의 지도 아래 아이들은 매일 점심에 연습을 합니다. 북, 장구, 꽹과리, 징이 어우러져 흥겨운 장단을 만들어 내는 풍물놀이는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도 풀고 서로를 배려하고 즐기는 소중한 시간입니다. 매일 연습하면서 아이들 실력도 꾸준하게 늘어 작년에는 전국대회에서 입상도 하고 양구지역축제에서 축하공연도 했습니다. 올해도 벌써 양구곰취축제와 춘천 퇴계동 경로잔치에 축하공연을 하는 등 양구지역에서는 유명한 공연팀이 되었습니다. 

한전풍물놀이팀 축하공연(퇴계동 경로잔치)
사물놀이 경연대회 참가



  5교시가 시작되기 전, 20분 동안 아이들은 1대1 화상영어도 합니다. 춘천지역과 양구군청의 지원으로 전교생이 매일 20분씩 필리핀 원어민과 대화를 하며 매일 영어공부를 합니다.          

1대1 화상영어


 5-6교시에는 아이들이 사회적 경제에 대해서 공부합니다. 한전초사회적협동조합을 작년에 모의 설립하여 올해는 4-6학년 학생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올해는 협동조합을 시작하면서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과 양구군청에서 지원을 받아 활동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공정하게 이사장을 선출하고, 카페영업을 준비하여 매주 수요일에 학교 카페를 엽니다. 아이들은 그동안 레시피를 개발하고, 작년에 수확하여 담근 오미자청을 활용한 음료를 판매합니다. 거기에 학교 텃밭에서 기른 상추와 고추 등을 판매하면서 로컬 푸드 매장을 운영합니다. 올해는 업싸이클링 활동을 위해서 씨글래스 목걸이를 제작하여 판매하고, 양말목 컵받침을 제작하여 카페에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전초 사회적협동조합 카페

     

한전초 협동조합 로컬푸드매장


 오늘 수업 이후에 아이들은 방과후학교에 갑니다. 14년간 운영했던 피아노 교실에 전교생이 피아노 레슨을 받습니다. 이를 통해 12월에는 한전 행복 피아노 콘서트로 전교생이 피아노 발표회를 합니다. 

한전 행복 피아노 콘서트


  한전의 아이들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앎을 얻으면서 성장합니다. 그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의미 있는 앎을 즐기는 아이들이 되어 가고 있으며, 그 앎을 통해 다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의미 있는 배움은 삶과 연계되었을 때 더 의미가 있음을 학교 구성원 모두가 공감하고 함께 만들어 갑니다. 


 이것이 한전이 특별한 방과후학교, 장학금 및 선물이 아닌 교육 본연을 위한 교육과정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힘입니다.


글쓴이: 정준영 선생님



매거진 여름호 목차


여는 글_모두가 특별한 교육, 여름
1. 시론
2. 특집: 디지털 교과서, 굳이 지금 왜?
3. 학교 이야기
4. 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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