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 도시로 전학 온 국민학교 6학년 여학생
해운대 국민학교 5학년 봄방학을 7일 앞두고 전학 온 여학생이 있었다. 첫날 수업부터 뒷자리 남학생이 지우개를 떨어뜨리며 "주워라"는 명령과 함께 은따는 시작되었다. 하지만 여학생은 말려들지 않았다. 시간은 흘러, 각 반에 20명도 되지 않던 2반만 존재했던 시골학교에서 전학 온 그 여학생은 60명이 넘는 학생이 12 반씩 가득한 해운대 국민학교에서 6학년에 나름의 방식으로 적응하고 지내고 있었다.
6학년 담임 선생님은 여성으로 출산으로 쉬시게 되셨다. 임시 선생님으로 남자분이 오셨는데, 다들 사춘기에 접어서인지 임시선생님이라서 인지 그의 권위에 대해 저항이 있었던 것 같다. 당시 해운대 국민학교는 초등학교로 변경되기 전으로 소위 어머니의 촌지 등으로 치마바람이 거셌고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매질도 가능하였으며, 존경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선생님의 눈은 학생을 올바른 잣대로 평가할 수 있었던 건 아니었던 것 같다.
여학생의 기억으로는 학생들은 조용히 하라고 했지만 여전히 떠들었고, 점심시간에도 말썽을 피웠던 것 같다. 그에 대한 체벌로 한발 들고 괴이한 자세로 서기, 책상 위에 앉아서 걸상 들기, 반성문 10장 쓰기 등 시골학교에서 보지 못했던 벌이 많았다. 친한 친구라곤 딱 1명, 전화 통화를 했는데, "어떻게 반성문을 쓰지? 잘못한 게 없는 것 같은데?"1명이 잘못해도 전체 체벌을 했기 때문에 그 친구는 이런 말을 했다. 그 여학생은 동의하면서도 "화장실에 가서 생각해 봐도 잘못했고, 누워서 생각해 봐도 잘못했고, 밥 먹으면서 생각해도 잘못했다"라고 쓰며 그 많은 공간을 채워 가겠다고 말했다. 어쨌든 나머지 학생들에게는 아주 크게 불만이 있었다. 곧 사건이 발생했다.
어느 날 검은 양복에 흰 셔츠를 입은 건장한 남자분들이 3-4명 교탁 주위에 섰다. 그 분들은 선생님은 아니셨다. 남성이고 젊으시고 외모도 출중하시고 엘리트에 글씨도 잘 썼지만 엉뚱한 체벌을 했던 임시선생님에 대한 문책이 시작되었다. 엄숙하고 엄중한 분위기였다. 마지막으로 할 말 있냐는 질문이 있을 때였다. 친구가 1명뿐이고 전학 와서 아직 해운대 분위기에 익숙하지 못했던 그 여학생은 직감으로 알았다. 이대로 대화가 끝나면 임시선생님은 더 이상 좋은 선생님으로 기억되지 못할 것이라고 아니! 더 이상 선생님이 될 수 없을 거라고 그래서 언제나 조용하던 여학생은 손을 들어 말했다.
선생님께서는 저희가 잘못해서 그런 벌을 주셨어요!라는 발표를 했다.
은따를 당하고 있던 여학생은 유일하게 친구가 되어준 딱 1명의 친구에게 감사했고, 그 선생님에게 그 친구와 같은 제자가 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또한 그 여학생은 전학을 많이 다녀서 다른 학교에 가게 되면 또 편견 없이 자신의 진심을 알아주는 친구를 기대하며 외쳤을 것이다. 그래서 그 후 여학생은 학교생활에서 모든 친구들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는 환상은 사라졌지만, 언제나 내 곁에 나와 같이 힘든 순간 힘이 될 수 있는 친구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미래는 밝았다. 그 여학생의 기억이 정확하진 않지만, 그런 해프닝은 있었고 그 여학생은 "나"였던 것 같다.
그때 그 검은 양복 어른들은 반 친구의 신고로 오신 분들이었는데, 신고한 학생이 누군지 궁금했지만 당시 난 알 수가 없었던 것 같다. 그 후 중3 때쯤 한 여학생이 그때 그 신고자가 자신이라고 나에게 밝혀 놀랬다. 난 묻지도 않은 걸 왜 이제야 이야기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 학생은 밝히기 전 나에게 흥미로운 이야기같은 게임했는 데, 그 게임에 말려들어 이기적인 나란 걸 알게 해주었다. 그러면서 "너 그때 대단한 앤 줄 알았는데, 별거 아니네. 내가 그때 신고 했어."했다. 잠시 생각했다. 내가 그때 대단했었나? 난 아무 뜻 없이 그 선생님을 위한 것 보담 남은 나의 삶에 닥쳐올 외로움에 대해 손을 뻗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한 외침이었는데.......
나의 삶과 그 여학생 친구의 삶을 바라보는 태도는 아마도 많이 다른 것 같았다. 하지만 확실한 건 난 타인을 위한 삶보다 나 자신의 삶에 충실했고, 그런 나의 일화를 기억하는 친구? 가 있었다는 놀랬다. 사실 난 그 친구가 그런 말을 안 했다면 지금 아예 기억조차 못했을 수도 있다. 나에겐 살면서 가정적인 문제에 대해 나의 불행한 삶에 대한 생각이 더 컸기 때문에 그런 일에 마음을 둘 여유는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도 그 친구가 2년도 지난 일을 왜 나에게 와서 이야기했는지 알 수가 없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때 신고했던 게 마음에 항상 남아 있었고, 그 게임으로 껄적지근 한 일을 해소했나 보다. 좋은 추억을 되새겨 줘서 좋은 친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