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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경숙 Mar 09. 2023

봉숙아 봉숙아(1)

현재 

 

주요 인물      

봉숙: 과거(17세, 고1) 밝고 낙천적인 성격으로 거침없는 솔직함이 매력. 공부보다는 수철에게 관심이 많은 여고생. 어릴 적 사고로 어머니를 여의고 홀아버지 밑에서 성장. / 현재 21세(서울 상경, 대학 2학년생)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대학 생활을 하게 된 봉숙은 몇 년째 소식이 두절된 수철이 궁금하기만 하다. 


수철과거(19세, 고3) 홀어머니와 함께 생활.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냈지만 구김 없고 긍정적인 사고, 밝은 성격을 소유. 언제부터인가 엄마에게서 이상한 낌새를 눈치채고 불안해한다. 


구식수철의 친구, 국회의원 아버지를 둔 소위 금수저. 봉숙을 짝사랑하지만 봉숙의 마음은 일편단심 수철을 향해 있다.


봉숙 아버지: 사고로 아내를 잃고 딸 봉숙을 혼자 키움. 아내의 빈자리가 티 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며 봉숙을 엄하게 키운다.  


수철 엄마아이를 혼자 키움. 아비 없는 자식이란 소리를 들을까 강한 엄마가 되지만…… 숨겨진 비밀이 있는데…….     


주변 인물     

아줌마, 김씨, 여학생1, 여학생2, 안내양, 여자 목소리1, 2     


배경     

과거: 1983년도 경상도 마전리 뱀골마을. 

마전은 글자 그대로 삼밭이다. 

지형이 남쪽을 제외한 삼면이 오목하게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되어 있어 바람세가 적고, 

땅이 기름져 예부터 삼을 많이 심어 주 생업으로 했으므로 마전이라 이름하였다. 


현재: 1987년 서울 대학가 술집.      

 


무대     

현재와 과거가 동시에 무대에 표현되어 있다.


현재: 무대 한켠 87년 대학가 선술집 안, 양철 테이블이 놓여 있고 소주병과 안주가 놓여 있다. 

과거: 뱀골마을 어귀 동네 모습이 주 무대의 모습.

 



1현재     


무대가 밝아지면 무대 한켠 술집 안에는 선배와 봉숙이 앉아 술을 마시고 있다. 

두 사람 모두 술이 얼큰하게 취한 상태다. 

(심수봉의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다. 죽도록 사랑하면서……)


테이블에는 소주병과 안주가 있다.      


봉숙         (취기가 오른 채 노래를 따라 부른다) 

죽도록 사랑하면서……. 

우리가 교육을 통해 다음 세대에게 전해 줘야 할 중요한 가치가 뭐라고 생각하노? 

바로 정의! 약자의 고통에 공감하는 거.


구식         불의에 분노하는 거.


봉숙         억압에 저항하는 거, 경쟁지상주의, 

각자도생의 극단적인 개인주의 사회에서 복지주의, 

공동체주의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하고, 인간의 삶

을 파괴하는 불평등구조와 자본주의에서 생존과 

생명을 존중하는 라이피즘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자본주의 질서에 예속되가 물질

주의 덫에 걸리 있다꼬. 


구식         격렬하게 공감!


봉숙      아이들이 본보기로 삼아 고대로 따라 하는 대상이 누꼬? 바로 어른들이제. 

사실 라이피스트를 키워내기 위한 한국의 교육은 어른들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이 말이다.


구식         어려븐 말 고마 쓰고 편하게 해라. 어른들이 바끼야 아~들도 바낀다 그 말 아이가. 


봉숙         그…… 말이네. 어른들이 잘해야 한다. 뭐……. 


구식         니 무슨 일 있나? 초저녁부터 소주에 이데올로기 타령이고.


봉숙         저번 주에 엄마 제사라가 아부지한테 내려갔다 왔다.


구식         아버님 건강은 좀 어떠시노? 무슨 일 있는 거는 아이제?


봉숙    무신 일은? 쩌렁쩌렁한 목소리도 여전하고, 

이데올로기 나부랭이 씨부리믄서 운동하는 아~들

따라댕기믄 학교고 뭐고 다 때리치우고 내리오라꼬. 


구식         여전하시네.


봉숙         ……. (술을 따라 마시고 잠시 뜸을 들인다)


봉숙         선배, 수철이 오빠야네 소식 아나?


구식         니 아직도 가 못 잊었나?


봉숙         뭔 소리 하노? 못 잊기는. 누가 좋아하기라도 했나?


구식         온 동네가 다 아는데 우째 당사자인 니만 모르노?


봉숙         좋아하는 기 아이라…… 사랑이라…… 그 말이제.


구식         (술잔을 들이켠다) 재미없다. 장난 고마해라. 


봉숙         그래 고마하자. 괜한 얘기를 꺼내가.


구식         니 아부지한테 갔을 때 소식 못 들었나? 그 집 불이 나가 홀라당 다 탔다 카든데.


봉숙         어…… 나도 그 얘기만 들어가꼬…… 우예 된 일인지 아나?


구식         불나기 전에 한밤중에 누가 그 집서 나오는 거를 봤다 카더라……. 


봉숙         누가?


구식         모르지 그거야…….  


봉숙         ……. 


구식         (봉숙이를 떠본다) 니…  …     수철이 생각나나?      



봉숙        ..



구식        ....




암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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