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과 마음의 유연성.
나는 5년 전부터 지금까지 아침 출근 후 30분, 점심시간 40분 동안 탈의장에서 요가와 다리 찢기를 하고 있다.
어느 날 티브이를 보다 아흔이 다 된 어르신이 180도로 다리를 찢고 스트레칭을 하며 건강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는 시작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는 것이다.
그 결과 90도 밖에 벌려지지 않던 다리가 170도가량 찢어진다. 마지막 10도의 벽을 깨기가 참 힘들어 다리를 한껏 벌리고 배꼽을 바닥에 붙이며 낑낑거리고 있으면, 여직원들이 다 한 마디씩 한다.
"다리 찢어 뭐할 거야?"
다리를 찢어 무엇을 할 거란 계획 같은 건 애초에 없었다. 그런데, 다리를 찢다 보니 의외로 많은 운동을 심도 있게 진행해 볼 수 있는 기본적인 요소라는 걸 알게 됐다. 태권도, 요가, 발레, 체조... 거기다 유연성을 기르면 삠이나 골절 같은 근골격계 질환도 예방할 수 있고, 무릎관절도 보호가 되며 무엇보다도. 키가 좀 커진다. 실제 나는 스트레칭 전보다 1cm가량 컸다.
그런데 브런치 글을 읽어가다 몸의 유연성뿐만 아니라 마음의 유연성 또한 중요하다는 글을 발견했다. 힘든 상황을 바라보고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현실에서 일어난 스트레스뿐만 아니라 그 스트레스로 인해 부정적인 생각의 확대해석과 자기 비하로 더 심각한 2차 스트레스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마음의 유연성은 명상과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사고가 가장 추천되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의 객관화가 쉬운 일일까? 내 몸에서 생겨난 생각이 어찌 나에게서 한 발짝 떨어져 바라봐질 수가 있단 말인가? 사람들은 모두 자기가 성장하며, 느끼고, 생각 한기준에 의해 바라보고, 행동하고, 생각하며, 말한다.
좁은 등산로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덩치 큰 개를 보고, 개를 좋아하거나 키우고 있는 이들은 '내가 좋아서 달려오는구나'하겠지만, 나 같은 사람은 공포에 질려 그 자리에서 얼음이 되어버린다. 거기다 "우리 개는 괜찮아요"하며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 주인을 보면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다. 내가 괜찮지 않은데 왜 개 주인이 괜찮다는 건지! 대체 뭐가 괜찮다는 건지!
휘어질 줄 모르고 부러지며 살아온 나의 성격이 지난 주말에 고스란히 드러났더랬다. 유연한 사고를 하는 이들은 이와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했을지 궁금해졌다.
화내지 않고, 목줄을 권했겠지? 다른 사람이 놀랄 수 있으니 조심해 달라는 당부와 함께.
참 많이 배운다. 아직도 배워야 할게 너무나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