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책임 있는 쾌락 즐기기
술 담배 게임 SNS 안 하는 사람이 도파민 터트리는 것.
캬 역시 산업혁명으로 탄생한 폭력적인 액상과당의 맛이란~
나는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무미건조한 삶을 사는 것으로 보인다.
왜냐면 나는 일상생활에서 소위 말해 도파민 터지는 행동을 안 하면서 산다.
나는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안 피고, 요즘은 게임도 안 한지 오래되었고, 넷플릭스 같은 OTT 서비스도 안 본 지 오래되었다.
문화생활은 책 읽고, 글 쓰고 가끔 영화 보고 외출할 때 이어폰 꽂으면서 음악 듣는 정도?
그래서 주변 사람들은 나를 약간 도를 닦는 사람 마냥 본다.
(약간 헬창으로 보이는 그런 고정관념도 어느 정도 있는 것 같다)
즉 일상에서 일반적인 사람들이 추구하는 쾌락이 없다는 거다.
하지만 이렇게 정말 정사각형의 바른생활로 살아가는 듯 보이는 나도 나만의 일탈을 즐기고는 한다.
좀 어이가 없을 수 있겠으나, 나에게 나름 삶의 전투자극제를 주는 것이 있으니
바로 설탕 즐기기다.
요즘은 사람들이 혈당 스파이크에 대한 인식이 많이 퍼져서, 액상과당이 건강을 망치고 체지방을 축적키는 주범으로 많이 알고 있다.
이는 나도 알고 있는 사실이고, 나는 다른 사람들에 비해 꽤나 오래전부터 영양성분표를 보면서 당을 잘 안 먹으면서 살고는 했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의 약간 고질병 적인 부분이긴 하다)
지금도 나는 사실 설탕을 평소에 많이는 먹지 않는다.
오히려 요즘은 저당, 또는 제로 슈거가 트렌드가 되어서 당분 섭취를 줄이는 것이 예전보다도 더 쉬워진 편이다.
이런 저당 트렌드 속에서 나에게 일종의 일탈과 삶에 자극을 주는, 설탕 섭취라는 악취미? 가 생겨버렸다.
그 예로
첫 번째는 운동 끝나고 아이스크림 사 먹기다.
물론 운동을 매번 할 때마다 사 먹는 것은 아니고, 고중량, 고강도 운동을 한 뒤에는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 들어가서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먹는다.
사실 나같이 고강도 근력운동을 주기적으로 하는 사람에게는 빠른 흡수의 탄수화물인 당분섭취가 제법 필요한 편이기에, 사실 건강을 위한 전략적인 측면에서 어느 정도 부합하는 편이다.
물론 심리적인 만족감이 주된 원인이다. 그냥 운동 끝나고 먹는 아이스크림이 진짜 맛있다.
요즘은 프로틴 아이스크림도 있더라.
두 번째는 패스트푸드 먹을 때 제로콜라 대신 일반콜라 시키기
이 경우는 약간 좀 청개구리 심보가 있는 부분이다.
요즘은 다들 설탕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져서 그런가, 피자라던가 햄버거를 먹을 때 제로 콜라를 시키는 것이 디폴트값이 된 시대이다.
근데 가끔 나는 이상한 심보가 발생해서 그런지 남들 제로콜라 마시려고 하면 굳이 그냥 콜라를 하나 시켜서 먹는다.
다른 사람들은 제로 마시는데 나는 신경 안 쓰고 당당히 그냥 콜라를 마시는 그 폭력적인 만족감.
이게 옛날(솔직히 몇 년 안 된 거 같긴 한데)에는 다들 그냥 일반 콜라 마시면 나는 굳이 제로콜라 사서 마시곤 했다.
예전에는 "제로가 깔끔해~"라고 했는데 요즘은 남들 다 제로 마시니까 내가 변했나?
제로음료 시장 성장세는 무섭다.사실 평소에는 패스트푸드를 많이 먹는 편은 아니기도 하고, 먹는다 해도 일반적으로는 나도 제로음료를 선택한다.(혼자서 그냥 끼니 때워야 할 때라든가)
근데 그 뭔가 일상에서 약간 피로하거나, 재미가 없는 때가 가끔 오는데 그때 햄버거 세트에 그냥 콜라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설탕이 그렇게 폭력적으로 맛이 있구나를 그때 알게 된다.
나에겐 이런 사소한 일탈을 즐기는 것이 금지된 무언가를 했다는 만족감을 준다.
그래도 이게 범죄도 아니고, 내가 평소에 건강을 해치는 습관이 전무한 편이기 때문에 이 정도면 귀여운 수준이지 않은가 늘 생각한다.
언젠가 분명 나중에 특별한 날이 와서 맥주정도는 마시는 때가 올 텐데, 맥주를 안 마신 지 오래된 나한테 그때는 정말 얼마나 기분이 좋을까? 기대가 된다.
글 쓰고 보니까 왜 도널드 트럼프랑 취미가 비슷한 건데? 저 트럼프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