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면의 이야기

by 따뜻한 말 한마디

사람은 참 많은 가정을 하며 살아간다.
비록 그게 부질없다는 걸 알면서도.

나 역시 예외는 아니다.
어릴 적, 이렇게 생각한 적이 있다.

‘그때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내 인생은 좀 더 달라졌을까?’


예를 들어,
내가 공대를 가지 않았다면 지금의 회사엔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 전공대로 일했어도,
정말 더 행복했을까?


취업 대신 워킹홀리데이를 떠났다면,
지금쯤 해외 어딘가에서 나에게 맞는 삶을 살고 있었을까?

그때의 연인과 헤어지지 않고 결혼까지 했다면,
공황장애는 겪지 않았을까?


현실이 팍팍할수록 이런 생각은 자주 찾아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가정이 이루어졌더라도
그 삶 속의 나는 또 다른 가정을 하고 있었을 거란 걸 깨달았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쯤은 자신의 선택을 되돌아보며 후회한다.

“그때 그걸 선택했더라면…”
“그 사람과 결혼했더라면…”


가정법은 대체로 현재의 상황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등장한다.
하지만 그 반대도 성립한다.
그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지금에 만족하는 사람은 드물고,
사람은 언제나 다른 현실을 상상한다.


그렇기에 나는
지금 이 삶 안에서 잘 살아가보려 한다.
‘~다면’은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 건 지금, 현실이니까.


우리 모두,
후회가 아닌 만족으로 마무리되는 그날을 맞이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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