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머니와 강아지, 이렇게 셋이서 함께 산다.
남들과는 조금 다른 가정환경.
어릴 적부터 온 가족은 뿔뿔이 흩어졌고,
지금은 어머니만이 나와 혈연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어머니도 어느덧 예순 중반을 향해 가고 계신다.
요즘 들어 자주,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언제 이렇게 작아지셨지?”
한때는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존재였던 어머니.
내가 두려워할 때, 어김없이 손을 잡아주시던 그 손길.
하지만 이제는 어머니가 외출이라도 하시면
나는 하루 종일 걱정으로 마음을 졸인다.
택시는 잘 탔을까, 버스는 제대로 내리셨을까.
세상이 어머니에게 더 험해지기라도 한 것처럼 느껴진다.
예전엔 내가 어머니의 보호를 필요로 했는데,
지금은 내가 어머니를 보호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내가 퇴근하면 어머니는 늘 식사를 준비해 두신다.
아들이 하루를 버텨낸 보람이,
저녁 한 끼로 완성되기를 바라시듯이.
어머니는 하루 종일 나를 위한 식사를 고민하고,
그것을 상에 차림으로써 자신의 하루를 마무리하신다.
이제 나도 회색지대의 한가운데에 서 있는 시기다.
몸은 예전 같지 않고, 마음은 더 예민해졌다.
그런 내가 어머니의 등을 볼 때마다
설명하기 어려운 울컥함이 올라온다.
내 시간의 흐름도 무섭지만,
어머니의 시간은 그 몇 배의 속도로 흘러가고 있다는 걸
나는 매일 실감한다.
오늘도,
어머니의 작아진 등을 바라보며
나는 내 감정을 글로 풀어낸다.
그렇게 오늘도,
우리는 함께 하루를 버텨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