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것이 아닌 버티는 하루

by 따뜻한 말 한마디

회사에서의 연차가 쌓여갈수록
나는 점점 이런 생각에 닿게 된다.
“오늘도, 하루를 버텼다.”


언제부터였을까.
하루는 더 이상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시간이 아니고,
내가 견뎌내야 하는 무게가 되었다.


해외 업체들과의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
출장으로 지새운 밤들,
그리고 일의 성과를 ‘짜내듯’ 요구하는 조직의 방식 속에서
나는 점점 ‘하루를 버티는 사람’이 되었다.


연차가 오를수록 책임은 무거워진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은 점점 늘어가고,
그만큼 나는 더 많은 것을 감당해야 한다.

업무가 바뀌어도, 조직은 내 경력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그 정도 연차면, 당연히 이 정도는 해야죠.”
그 말은 언제나, 너무도 당연하게 돌아온다.


퇴근 후 나만의 시간을 갖는다.
좋아하는 음악을 틀고, 글을 쓰고, 운동을 한다.
그렇게 나를 회복시키려 애쓴다.
하지만 알면서도 느낀다.
이건 어디까지나 임시적인 안식일뿐이라는 것을.


자는 순간까지도 머릿속에는
내일 마주해야 할 일들이 스쳐간다.
그 해결책을 떠올리다 보면
‘쉰다’는 감각조차 무뎌진다.


학생 때는 방학이라는 명확한 탈출구가 있었다.
하지만 사회인이 된 지금,
그저 평일을 버티며
금요일 저녁을 기다리는 삶만이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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