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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여행을 떠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1.

남미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에게. 나는 이렇게 하다 망했습니다.

by B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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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정보를 무시하기


남미는 생물이다. 살아있다. 살아있는 것은 움직인다. 남미는 움직임이 다이내믹하다.


인터넷에 남미의 여행정보는 차고 넘친다. 물론 대다수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정보들이다.

그러나 그 가운데 상당수는 현실과 다르다. 일부러 사실과 다른 정보를 제공하진 않았을 것이다. 남미가 변한 것일지 모른다. 정보제공 시점과 현재시점 사이에 변화가 있었던 것이다.


오류는 여러 부분에서 발견되었다. 역사적 정치적인 사건 또는 사회적인 분위기등에 대하여는 검증이나 반론이 고려되지 않은, 구글이 전하는 서방세계의 시각이 많았다.

지명도 틀리고, 사실관계도 맞지 않은 정보들도 있었다.

심지어 남미를 가보지도 않은 사람이, 여기저기 남미 정보를 짜깁기해서 종합된 정보를 제공하는 경우도 상당했다.


그래서 나는 정보가 제공된 날짜를 기준으로 3개월이 넘은 정보는 일단 배제했지. 출처를 밝히지 않고 인용한 정보도 역시 패스했다.

유용한 정보도 꼭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에 활용하였다.


정보제공자들이 전문가가 아니다. 현지에 사는 사람도 아니다.

며칠 여행한 경험으로 제공된 정보임을 감안해야 한다.





여행의 큰 그림 그리기.


남미를 왜 가는가에 대한 대답이 먼저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나만이 여행을 계획할 수 있다.


유럽을 가는 경우엔 선택이 가능하다. 예를 들면 건축을 집중 투어 한다거나. 미술 예술 공연 등등 스스로 테마를 정하는 것이다. 유럽의 골목, 담벼락만 보고 온 사람도 있다.

종교적안 유적을 찾을 수도 있고, 음식 또는 풍습. 꽃. 나무. 돌 그리고 지역의 축제, 집의 대문이나 창문 또는 지붕만 보고 오기도 한다. 아니면 멍 때리기. 멀리서 독서하기 등 여행의 주제는 정말 많다.


그런데 남미 하면 딱히 떠오르는 주제가 막막하다. 너무 다양하다.

그냥 남들이 좋다고 사진 올리고, 그 사진 보고 또 가서 또 좋다고 똑같은 사진 올린 거 보고, 나도 거기 가서 똑 같이 사진 찍고 똑같은 이야기를 하기는 정말 싫다. 그건 패키지여행이지 나 홀로 여행은 아닌 것 같다.

너 같은 여행이지 나 만의 여행은 아니다,

남미 여행의 윤곽을 어떻게 잡아야 할까.


나는 여행사의 한 달짜리 남미 패키지여행들의 일정을 몇 개 모았다. 그리고 그 일정을 비교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공통분모가 나온다.

그게 일반적인 남미 여행의 골조이고 엑기스 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것을 중심으로 동선을 잡았다.


나의 시각으로 남미의 포인트는 크게 셋이다

서부 안데스의 역사유적지. 남부 파타고니아의 자연환경 그리고 산티아고 부에노스 리우 등 대도시이다.


한 열흘씩 세 번에 나누어 갈 수도 있다

일주일 밖에 시간이 없다 해도 한 지역을 중심으로 여행한다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다.

좀 여유가 있으면 넉넉히 여기저기 돌아보고 한 두어 달 계획할 수도 있다. 나는 한 달 남짓의 시간으로 계획을 잡았다.





남미로 가는 길. 국적 항공사의 허상.


서울발 뉴욕행 대한항공과 아메리카항공의 공동운항 여객기엔 두 가지 승객이 있을 수 있다. 대한항공 항공권을 소지한 승객과 아메리카 항공 항공권을 소지한 승객이다. 동일한 항공기에 동일한 서비스이지만 두 항공권의 가격은 각각 다르다. 국적기가 더 비쌀 수 있다.


공동운항 여객기는 두 가지 티켓을 가진 사람이 비행기를 탄다. 같은 비행기에 같은 서비스이다.

그런데 어느 항공권을 갖고 있는가에 따라서 3-40만 원이 좌우된다..


서울에서 남미로 가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서쪽으로 가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동쪽으로 가는 방법이다.

서쪽으로 가면 두바이 이스탄불 혹은 유럽을 경유하는 노선이고, 동쪽으로 가면 미국을 경유한다.


항공권 검색 사이트에서 항공권을 검색하였다.

국적기로 서울을 떠나는 노선이 추천된다.

미국경우 인천에서 미국은 대한항공 또는 아시아나이고, 거기서 남미는 아메리카항공이나 델타항공이다.


인터넷 검색하면 마일리지 된다는 정보가 있다.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에 전화하면 그쪽 미국 항공사에 확인하라고 한다.

아메리카 에어라인은 아시아나나 대한항공 마일리지 적립 안된다. 어떤 혜택도 없다.


나는 인천발 미국행 여정에서 대한항공 티켓을 갖고 있었지만, 내가 탄 비행기는 미국 비행기였다. 대한항공 공동운항이라고 하는데. 비행기 모니터이며. 승무원이며, 기내식, 제공되는 간식 모두 미국이었다. 대한항공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 스케줄의 미국 항공사 티켓은 국적사 항공권보다 40만 원 정도 싸다. 애국심으로 국적사를 선택했는데...

잘 봐야 한다. 대한항공이 진짜 대한항공비행기인지. 터미널이 인천공항 2 터미널인지. 잘 못하면 호갱 된다.


다행히 남미여행을 끝내고 귀국할 때는 대한항공 비행기였다.

모니터도 한국말이고 비빔밥도 맛있었다.




남미 안에서 어떻게 이동할 것인가.


남미는 넓고 갈 곳은 많다.

남미에서 도시와 도시를 어떻게 이동할 것인가의 문제는

남미 여행 전반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남미 여행을 생각하면 대개 한 달 이상을 생각한다.

패키지여행도 20일 이상이 주류를 이룬다.

남미 여행에 이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은 이동시간 때문이다.

미국 여행도 그렇지만, 남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버스에서 보낸 오랜 시간에 대하여 기억이 많다.


남미에서 이동은 버스 아니면 비행기이다.

남미는 버스노선이 거미줄처럼 발달해 있다. 국경을 예사로 넘나 든다.

값도 싸다.

문제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이다. 보통 한번 타면 10시간이다. 20시간 이상 걸리는 노선도 수두룩 하다.

버스는 안전 치안 위생 등의 문제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버스를 10시간 타면, 비록 버스 안에서 충분히 잤다고 하더라도, 그 시간만큼의 휴식이 필요하다. 이래저래 시간이 많이 든다.


남미 저가항공이란 말은 사실과 다르다.

남미 비행기값이 비싸다. 유럽의 저가항공을 생각하먄 안된다.

국내선 한 시간 거리, 우리 치면 서울에서 제주 거리가 100달러가 안되는 노선도 있지만, 보통 200달러가 넘는다. 싼 시간대일 경유가 그렇다.

만일 국경을 넘는 국제선 노선이라면 한 시간 거리에도 400달러가 넘는 노선도 많다. 화물 값은 별도이다.


일반적으로 비행기로 남미를 일주하려면 비행기를 열 번 이상 타야 한다.

비행기 티켓 값이 버스요금의 몇배가 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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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는 아무리 많이 타도 남미 일주에 80만 원 정도면 된다.

버스의 경제성이냐. 비행기의 편리함이냐 선택해야 한다.




어디서 잘 것인가.


호스텔. 한인 민박. 호텔이 숙소로 검토될 수 있다.

각각 장단점이 있다.


난 한 달 남짓의 여행 중에 일주일에 한 번은 호캉스의 날을 정했다.

아무 일정이 없이 호텔에서 휴식하는 날이다. 여행도 노동이다. 쉬어가며 해야 한다. 그런 날은 좀 여건이 좋은 호텔로 숙소를 잡았다. 뒹그리 뒹그리 휴식이다.

하지만 바쁜 일정에 숙소에 머무는 시간이 적은 날에는 굳이 호사스러운 숙소에 머물 이유가 없다. 잠만자면 되는 것이다.


나는 부킹닷컴이나 호텔닷컴 또는 아고다의 사진이나 후기를 잘 믿지 않는다.

위치라든가. 호텔 등급등 객관적인 자료들이 가장 신뢰할 만한 정보이다.



한인민박.

한국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행의 동반자도 만날 수 있다. 무엇 보다도 현지 정보, 물론 민박집 사장님 시점이긴 하지만 정보도 쉽게 취득할 수 있다.

타국에서 동포들과 함께 있으면 맘이 편하다.


단점은 다 털린다.

민박집 사장님은 전문가이다. 내가 방어선을 구축하기 이전에 나의 마음속 깊은 곳에 침투해서는 나의 신상과 비밀까지 다 털어 간다. 털렸구나 생각했을 때는 이미 늦었다. 나의 여행목적과 계획에서부터 나와 부모와 형제 그리고 사돈까지 이미 다 고백한 이후이다. 나의 모든 정보를 파악한 민박집 사장님은 이제 나를 지배하기 시작한다. 나는 그 지배에 종속되게 된다.


호텔은 좋다

단점은 외롭다는 점이다. 호텔은 문을 닫고 방에 들어서면 혼자이다. 고독하다.

남미 호텔은 비교적 싸다. 미국이나 유럽보다 싸다.

그러나 호스텔이나 민박보다는 비싸다.


호텔은 아침도 준다.

첫날 뷔페 메뉴를 둘러보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오늘 먹을 것과 내일 먹을 것을 구분해야 한다.

맛있어 보인다고 이거 저거 다 접시에 담아다 모두 먹어보고 나면, 다음날 아침이 맛이 없어진다. 호텔 조식의 단점이다. 금세 모닝뷔페가 싫증이 난다. 따라서 오늘은 요것만 먹고, 조건 내일 먹겠다고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일부는 먹고 싶어도 내일 아침을 위하여 남겨 두어야 한다. 그러면 호텔에 머무는 동안 내내 아침이 즐거워진다. 깜깜한 밤에 몸은 잠들어 있어도, 마음은 벌써 조식뷔페가 기다려진다.









05 Mar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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