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생활

by 무지개

문을 열면 시골집은 살아 움직이는 병풍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색깔과 느낌이 다르다.

자연이 모두 내 것인 것처럼 자유로움을 느끼고 산다.

나는 어쩌면 이런 매력 때문에 시골에서 버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시골로 이사 온 후부터 시골집은 카페가 되고 있다.

음악이 있고 차를 마실 수 있고 예쁜 정원을 볼 수 있다.

도시화를 해 가고 있는 시내의 지인들은 내 집이 시골의 감성과 정서를 느끼게 하여 준다며 즐겨 찾는다.


봄에는 꽃을 심어 눈을 즐겁게 하고 싱싱한 채소를 심어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여름에는 수박, 참외 등을 심어 놓으면 지인들이 놀러 와서 함께 담소를 나누며 먹을 수 있다.

날씨가 맑은 날은 평상에 앉아 옥수수를 먹으며 밤하늘의 별을 볼 수도 있다.

더불어 개구리울음소리도 시골 생활과 세트처럼 정겹다.

가을에는 선선한 바람을 느끼며 심어 놓은 상추를 뜯어 야외에서 불판에 고기를 구워 먹는다.


겨울이 된 오늘은 장작불을 피워 석화를 삶아서 먹고 채소를 듬뿍 넣어 굴밥을 해서 먹었다.

덕분에 불멍을 맘껏 할 수 있다고 지인들은 말한다.

부지깽이를 휘적거리며 없는 나무도 잘라 넣어가며 떳떳하게 불장난한다.

불이 아깝다며 묶은 김치와 돼지 뼈를 넣고 한 솥 끓여 나눠 가지고 갔다.

겨울에는 눈을 기다린다.

강아지는 신이 나서 잔디 마당을 뛰어다니고 나는 조그만 눈사람도 만들어 평상에 올려놓는다.

겨울에만 볼 수 있는 자연의 선물 같은 아름다움이 있다

항아리 위에 쌓이는 눈을 보며 베란다에 난로를 켜고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면 행복하다.

눈 내리는 밖의 풍경을 보며 군고구마를 먹는 것은 행복이다.

눈이 너무 많이 오면 안 된다.

고립되기 때문이다.


평일에는 직장을 다니며 혼자 글을 읽거나 음악을 듣기도 하며 혼자만을 즐긴다.

가끔 나는 이대로 늙어 가는 그것도 괜찮다는 생각을 갖기도 한다.

체력이 지치지 않고 몸만 아프지 않다면...

이 모든 것을 누리려면 부지런하고 힘도 있어야 한다.


시골은 불편함도 많다.

아파트와 달리 주택은 전기, 수도, 등 노후된 것들에 스스로 손을 볼 줄도 알아야 한다.

나무, 꽃, 등 밖의 것들도 항상 관심 가져야 한다.

날씨가 너무 추우면 지하수가 얼어 물이 나오지 않아 정수기에 가둬진 물로 세안하기도 한다.

지하수는 자주 고장이 난다.

오늘도 고장이 났었다.

출장이 안 되므로 도시처럼 서비스 신청하지 못하여 내가 스스로 고칠 줄 알아야 한다.

콩나물과 두부가 갑자기 먹고 싶으면 자동차를 운전하고 시내를 가야 한다.

몸이 아프면 아픈 몸으로 혼자 운전해서 몇 킬로 떨어진 병원을 가야 한다.

버스가 많지 않으므로 자동차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여름은 견딜만하다.

그런데 겨울은 춥다. 많이

도시처럼 도시가스가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기름보일러를 가득 채워야 마음과 몸이 편하다.

오래된 시골집은 외풍이 심하다. 등유는 너무 비싸다.

겨울을 보내려면 세 자리 숫자로 기름을 넣어야 한다.

그래서 모든 방을 보일러를 켜지 못한다.

그런 겨울날은 몸이 힘들다.


지인이 시골 살면 낭만이 있고 즐거움을 누릴 수 있어서 좋다.

내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모두 내가 이 자리에 있기를 원한다.

가끔은 도시와 단절되어 문화와 정보에 멀어져 가는 혼자의 생활이 두렵기도 한다


이 집은 추억이 많다.

시아버님은 시어머님을 못 잊어 혼자서 이곳에서 생을 마감하셨다.

결혼 후 나는 대도시에서 살고 싶어 하였었다.

그런데 남편은 어머니를 못 잊어 이곳을 떠나지 못하였다.

나는 지금 남편을 못 잊어 이곳에서 보내고 있다.

오늘은 갑자기 훌훌 털어 버리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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