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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시러브 May 24. 2024

부부의 정체는?(2)


이튿날 저녁. 부부는 카페를 정리하고 있었다.

문이 열리며 누군가 들어온다.


"죄송하지만, 영업 끝났.."

테이블을 닦던 강준호는 고개를 들어 올리며 말하다 멈춘다. 한 사람이 아니라 떼거지로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옆 가게에 찾아왔던 사채업자들과 함께.

족히 열다섯은 되어 보인다. 손에는 연장이 들려 있다.


처음에는 한두 명씩 덤벼들더니, 너무 쉽게 당하자 떼로 덤벼든다. 둘이서 여러 명을 상대하는 데도 불구하고 전혀 밀리지 않는다. 상대 쪽만 크게 타격을 입을 뿐이다. 그러자 한 놈이 재킷 안쪽에서 칼을 빼든다. 수현의 뒤로 슬금슬금 가서는 빈틈을 엿본다. 수현이 어떤 놈을 들어 올려 바닥으로 내던지는 찰나. 뒤에서 기습을 했다.


"엄마!!!"

마침 카페에 들렀던 이나가 점프를 뛰며 날아오더니 발차기로 녀석을 날려버렸다.


"엄마, 괜찮아?!"

"괜찮아. 잠깐 스친 것뿐이야."


이나의 합류로 상황은 더욱 수월해졌다.

그들은 다양한 기술을 화려하게 써 가며 놈들을 차례로 쓰러뜨렸다. 손에 들린 연장과 덩치가 허무할 정도로 맥없이 쓰러지는 그들. 어느새 바닥에는 열다섯 명 모두가 뒹굴고 있었다. 카페 안은 그들의 신음 소리로 가득 찼다.


그때. 밖에서 사이렌 소리가 들려왔고, 몇 명은 도망을 갔지만 몇 명은 결국 붙잡혔다. 지나가던 행인들이 신고를 했던 모양이다.


준호는 남아서 경찰을 도와 상황을 수습하기로 하고.

이나는 수현을 태운 구급차를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뒤에서 놈이 기습을 했을 때. 다행히 수현이 몸을 옆으로 피한 덕분에 칼이 스치긴 했으나, 꽤나 깊은 상처를 남겼다.


"위험했어."

이나가 속상한 얼굴로 말한다.

"겨우 이 정도 가지고 뭘. 때마침 우리 딸이 와줘서 다행이야."

그녀는 태연하게 웃으며 이야기한다.

"겨우라니. 20 바늘을 넘게 꿰맸으면서."


처음이었다. 가볍게 다치는 일은 있었지만 가족 중 이 정도로 누군가가 다친 것은. 이것은 조용히 살고 싶었던 그들에게 분노의 씨앗을 심어주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엄마!!!"

"누나 괜찮아?"

연락을 받고 허겁지겁 달려온 이한과 도혁이 병실로 들어온다. 병실에 누워 있는 수현의 모습이 낯설다. 산후조리도 집에서 했던 그녀인데. 가족들 얼굴에는 속상함이 역력하다.


"괜찮으니까 호들갑 떨지 마."

"그 자식들 내가 절대 가만 안 둬."

이한이 씩씩거리며 내뱉는다.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하면서도 분노의 불길이 타오르고 있다. 도혁이 이한의 등을 토닥거려 보지만 소용없다는 걸 안다. 그 역시 살면서 누나의 이런 모습은 처음 보기에 낯선 기분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다.


이나. 이한. 도혁. 일을 처리하고 병실에 온 준호까지.

네 사람의 눈빛이 무언가 기묘하다. 마치 먹이를 발견한 맹수처럼 눈이 번쩍 빛나고 있는 것 같달까. 어쩌면 그들은 지금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반드시 끝을 보리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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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금요일 보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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