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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글리 우먼 8장

그 해 9월

by 하늘사람

2000년 9월이지만 아직 8월 여름 날씨다.

촌에서 도시로 떠나는 인구가 증가하면서 시골 초등학교에는 아이들수가 감소하였다.

교장 포함하여 네명의 선생님과 전교생이 고작 열 다섯명만이 전부였던 촌구석 초등학교 2학기 초가을에 5학년 사내아이가 전학을 오게 되었다. 전학생은 선생님 손을 붙잡고 교실안으로 들어왔다. 피부가 검게 그을린 촌구석 아이들과는 달리 순두부처럼 하얗고 고운 피부와 하얀 티셔츠에 멜방 바지, 거기에 나이키 운동화까지! 딱 봐도 도시에서 살다 온 아이였다. 선생님은 전학생을 소개시켜 주었다.

“오늘부터 너희들하고 같이 공부하게 된 친구야. 같은반 친구들에게 인사할래?”

전학생은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안녕! 아버지 사업 때문에 이사를 오게 된거래. 앞으로 잘 지내보자”

“어디보자~~~ 수현이 옆자리가 비어있었구나. 저기 가서 앉아. 수현은 친구한테 학교 안내 좀 해주고.”

전학 온 남자아이는 수현과 짝꿍이 되었다.

수현은 남자아이가 마음에 들었다.


이곳 시골 초등학교에서는 크면 미스코리아 수퍼모델이 되겠다며 어른들의 입바른 칭찬이 일색이었다. 시골 꼬마 여자 아이가 이쁘면 얼마나 이쁘겠냐마는 자신있게 전학생에게 먼저 말을 걸어 보았다.

“야! 너 어디 살다 왔어?”

전학생은 질문에 대답하지 않고 책보기에만 집중했다.

“야! 너 내 말 우습니?”

대답하지 않는 전학생 머리통에 꿀밤을 한 대 때려 넣었다.

“아야! 왜 때리는거야. 그리고 너 못생겼거든”

전학생 말에 수현은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다. 교실이 빙빙 돌았으며 한번도 그런말 들을 일이 없었던 수현은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고 눈물이 핑 돌았다. 수현은 자존심이 상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 촌구석에서는 나만큼 이쁜애도 없거든? 네가 뭘 안다고!”

하지만 전학생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개를 돌려 창밖만 바라보았다.

그 해 여름 같았던 9월 어느날,

수현은 세상에서 처음으로 누군가에게 ’잘 보이고 싶다‘는 마음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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