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른후트에서의 아침이 밝았다. 거튼을 열고 창밖을 보니 창가에 '헤른후트의 별'을 걸어 둔 집이 보였다. 어제 헤른후트 교회와 기념품 가게에서 많이 본 그 별이었다. 이 별은 '모라비안의 별'이라고도 하는데 25개의 뽀족한 점을 가지고 있다. 크리스마스의 별의 유래가 되었다고 하는데 대림절 절기에 창문에 걸어두는 것이 전통이라고 한다. 지금은 1년 내내 걸어두는 것 같다.
헤른후트를 떠난다고 하니 아쉬움이 밀려왔다. 이곳저곳을 살펴보고 사진으로 담았다. DMZ의 와이어 펜스는 한국 전쟁 50주년 기념일에 DMZ에서 제거되었다고 한다. 파주시청은 2000년 6월 25일 150,625개를 나누어 주는 행사를 했었던 것 같다. 그때 헤른후트에서 철책 일부를 가져와서 우리나라 지도위에 붙이고 남북의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고 한다. 헤른후트형제단공동체가 지금까지 3,000명의 선교사를 보냈지만 지금은 선교사를 보내지 않고, 기도하는 일에 집중하고 있는데 그 중에 가장 큰 기도가 대한민국의 평화라고 하니 고마울 뿐이다.
DMZ 와이어 펜스_헤른후트 식당 복도 벽에 걸려 있다.
예수 하우스 예배실
홍선교사님께서 이른아침부터 오셔서 관리책임자인 인도인 자매님과 함께 우리를 위해 한식을 준비해 주셨다. 밥과 된장국, 김치, 나물과 부침개, 샐러드까지 차려놓은 정갈하면서도 알찬, 기대이상의 식사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너무 큰 환대를 해 주셔서 감사했다. 8시에 조식을 시작했는데 홍선교사님은 아쉽게도 8시에 기도회 인도를 하셔야 해서 함께 하지 못했고, 작별인사는 어제 이미 했었다. Jesus-Haus의 식당도 깔끔하고 예뻤다. 벽에는 공동체 가족들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어 좋았고, 캘리그라피도 인상적이었다. 헤른후트 정원에서 아이를 안고 피난왔던 어머니 조각상과 함께 인증샷도 찍고, 분홍색 이파리가 예쁜 나무에서도 한컷 하면서 아쉬움을 달래고, 체코를 향해 출발했다.
헤른후트공동체에서 차려주신 한식
헤른후트 예수 하우스 식당
독일 국경을 넘어 체코로 넘어가자 빨간색 지붕들이 눈에 띄기 시작했다. 도중에 휴게소에 들렀다가 프라하를 향했다. 프라하에 도착하자 청소차가 도로를 청소하고 있었다. 프라하성으로 올라가는 길에 예쁜 정원도 있었다.
프라하성에 도착했을 때는 마침 근위병교대식이 거행되고 있었다. 각국에서 온 관광객으로 북적였다. 프라하성은 현존하는 고대 최대의 성으로 유네스코에 등재되어 있다고 한다. 지금도 대통령이 궁에 살고 있는데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 국기가 펄럭이는 것을 보니 대통령이 궁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프라하성으로 들어가서 성비투스 대성당에 들어가기 위해 표를 사서 줄을 서서 대기했다.
체코 프라하성
성비투스 대성당에 마침내 들어갈 수 있었다. 입구의 장미문양 스테인글라스는 사진에는 담지 못하고 영상으로 담았다. 성경이야기, 최후심판이야기, 성인들의 일대기 등등을 스테인글라스로 표현했는데 예술품 중의 예술품이었다.
금으로 입힌 각종 조각상들은 마음에 감동을 주는 것이 아니라 아픔을 주었다. 화려한 내부를 보면볼수록 아픔이 커졌다. 화려한 성당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이들의 피와 땀, 희생이 들어갔을 것인지 감히 짐작하기도 힘들다. 종교개혁이 왜 일어날 수 밖에 없었는지는 어느정도 짐작이 갔다. 헤른후트 교회와 너무 비교되는 화려한 성전이었다.
성비투스 대성당 내부를 둘러보고 밖으로 나와서 프라하성 광장을 둘러보았다. 성비투스 대성당은 1344년 카를 4세 때 착공하여 1929년에야 완공되었다고 한다. 16세기 중엽에는 르네상스식 첨탑이, 17세기에 둥근 모양의 바로크식 지붕이 완성되었다고 한다. 1753∼1775년 사이에 오늘날과 같은 신고딕 양식의 완성된 형태를 갖추었다고하니 그 긴 시간동안 건축을 이어왔다는 것에 놀랐다. 1900년대에까지 건축이 이어져 왔다니 유네스코에 등재될 만하다.
체코 프라하 성 비투스 대성당
체코 프라하 성 비투스 대성당 내부
프라하성 밖으로 나와서 성벽에서 프라하 전경을 구경했다. 빨간지붕의 건축물들의 향연이었다. 산과 나무와 어우러져 너무나 아름다웠다. 주변에는 노점상들이 악세사리와 간식거리를 팔고 있었다. 점심식사를 하기위해 파스타와 피자가게에 들렀다. 가는 길에 상점에 들러서 체리 한 봉지를 샀다. 유러화를 사용해서 구매하는 경험이 쌓여 갔다. 직원은 친절했다. 체리는 어디에서 먹어도 맛이 있었다. 나눠먹는 기쁨도 더했다.
프라하 전경_프라하 성벽에서 촬영
프라하 성벽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피자와 파스타 가게로 갔다. 테라스에서의 식사는 운치 있었다. 선글라스 너머로 보이는 쪽하늘, 멀리 보이는 산, 이국적인 옆 건물은 난관에 위치한 내 자리에서만 누릴 수 있는 혜택이었다. 맛있게 점심식사를 하고 아기예수성당으로 가기 위해 일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