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이야기
나는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 이야기는 강력하다. 가장 많이 접하는 이야기는 책 속의 이야기다. 책에 담긴 이야기는 작가 본인의 진솔한 경험담일 수도 있고, 작가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작가의 머릿속에서 나온 가상의 이야기일 수도 있다. 가장 쉽게 접하는 이야기는 대화를 통한 이야기다.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접하게 되는 그들의 이야기나 또 다른 세상의 이야기가 손쉽게 나에게로 온다. 이미지로 접하는 이야기는 웹툰의 이야기다. 줄거리와 교훈을 품고 짜임새 있게 만들어진 웹툰을 선호하는 나는 그 안에서도 이야기를 갈구한다. 한편 사람에게서도 이야기를 발견할 수 있다. 인터뷰를 통해 한 개인의 이야기를 짧게나마 만날 수 있으며, 누군가의 서사 혹은 내러티브를 만나 그 흐름을 따라가 보는 것은 그 감정과 경험을 따라 저절로 흔들리고 변화할 수 있는 흥미로운 경험이다.
나는 이야기를 사랑한다. 이야기들은 저마다 다른 매력과 힘을 지니고 있다. 그리고 정말 좋은 이야기는 나에게 훌륭한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감정을 느끼게 하고, 이런저런 간접 경험을 하게 해 주는 것뿐 아니라 나의 마음을 강하게 해 주고 새로운 시선을 보여 준다. 때로는 헛되이 느껴질지라도, 과몰입을 잘 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 있어서 이야기는 곧 세상 그 자체다. 얼마 전에도 유의미한 이야기를 하나 만났다. 그 이야기는 가까운 미래의 불확실함에 긴장하고 걱정하던 나를 달래 주고 용기와 의지를 북돋아 주었다. 이렇게 인생의 수많은 지점에서 만나는 수많은 이야기들은 매 순간 나에게 크고 작은 흔적을 남기고 떠나간다.
투박한 이야기가 있는 그대로 다가와 그 진심이 흘러넘칠 정도일 때가 있는가 하면, 정교한 이야기가 나를 더할 나위 없이 황홀하게 사로잡기도 한다. 후자의 경험을 자주 겪을 수 있는 건 장편 소설 시리즈를 읽을 때다. 아름답고 매혹적인 이야기를 읽고 사로잡히는 경험들은 나 역시 그런 이야기를 만들고 싶게끔, 내가 만든 이야기를 다른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게끔 만들었다. 그래서 작가, 특히나 소설가를 꿈꿨다. 지금은 소설은커녕 서투른 에세이만을 쓰는 것이 전부지만, 이야기의 창조에 대한 동경은 여전하다. 하지만 동시에 많은 열정과 애정과 노력과 헌신을 필요로 하는 것을 알기에, 쉽게 그 길에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
이야기는 아름답다. 이야기는 찬란하다. 아름답지 않고 찬란하지 않은 이야기도 있지만, 그 이야기들 역시 나에게는 나름의 미와 매력을 보여준다. 작은 이야기에서도 아름다움을 찾을 줄 알고, 사소한 이야기에서도 깨달음을 얻을 줄 아는 사람임에 감사한다. 세상에 수많은 이야기가 존재함에도, 그 이야기들을 내가 지금까지 많이 만나왔고 앞으로도 수없이 만날 수 있을 것임에도 진심으로 감사한다. 나는 이야기의 힘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