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하다면 그 모습이 나에게 있지는 않은가
정확한 원문은 기억나지 않지만, 남에게서 발견하게 되는 단점은 사실 자기 자신의 단점이라는 말을 읽은 적 있다. 처음 접한 이후로 그 말은 내 안에 오래도록 남아 있다. 정말 나에게 들어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물론 정말 내가 그러한 사람인 것이 아니라, 내가 모든 걸 거기에 맞추어 생각해 버리는 것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나는 아직까지 나 자신이 그렇게 생각하고 느끼는 편이라고 여긴다.
남들에게서 단점이나 거슬리는 점,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보일 때가 있다. 사실 나는 꽤 예민한 사람이라서 그런 일이 잦은 편이다. 상대가 싫다는 것이 아니라, 의사소통 과정에서 신경 쓰이는 부분이 눈에 들어오곤 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이 들 때면 애써 이성적으로 생각하며 나의 비합리적인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거나 억누르려 노력한다. 그럴 때 가장 도움이 되는 것 중 하나는 '지금 내 눈에 보이는 단점은 사실 나의 것이기에 눈에 띈다'라고 여기는 사고방식이다. 이는 타인을 대하는 나의 마음가짐을 한결 긍정적으로 만들어 주는 동시에 나 자신에 대한 반성까지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유용하다.
예를 들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대방이 자꾸 말끝을 흐리는 것이 거슬린다고 해 보자. 이런 지점을 한번 눈치채고 나면 계속해서 신경을 곤두세운 채로 상대가 발화하는 문장의 끝이 또렷한지 흐릿한지 확인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주의가 산만해지기도 하고, 괜히 기분이 안 좋아지기도 한다. 그런 스스로의 모습을 알아차렸을 때, 나도 사실 저런 언어 습관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고 스스로에게 자문해 본다. 그리고 대개 그런 자문에 대한 답은 '그렇다'이다. 내가 완벽히 개선하지 못한 나의 결점과 유사한 것이기에 상대에게서 더 잘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생각하면 내가 느끼는 부정적인 감정과 불편함이 납득되고, 궁극적으로는 이 부정적인 감정이 상대를 향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정말 많은 요소에 신경을 쓰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이런 사고방식이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다만 이렇게 생각과 감정을 넘겨버리는 것은 내가 자기 자신을 더욱 싫어하게 만들기도 한다. 안 그래도 완벽주의 때문에 완벽하지 못한 나 자신에 만족하지 않고 스스로를 좋아하지 않는데, 타인에게서 보이는 단점들까지 내 것으로 끌어오다 보면 정말 스스로에 대한 무수한 결점만이 남게 된다. 한동안은 이게 스스로의 단점 극복 및 발전을 위한 건설적인 사고방식이라고 합리화해 왔지만, 이제는 마냥 그렇지만은 않다는 걸 안다. 그래서 남에게서 단점을 발견하게 될 때 그것이 나의 취약점에서 비롯된 발견임을 인식하는 것과 별개로, 나의 단점을 계속해서 새로이 인지하고 스트레스를 받지는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부정적인 감정은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인정한 다음 보내주면 되는 것이다. 나의 결점들은 가능하다면 개선하거나 강점으로 승화하면 되는 것이고, 그것이 불가능하더라도 그저 이런 모든 결점까지도 간직한 사람이 바로 고유한 나라는 인물임을 받아들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