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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국 Oct 08. 2024

오늘도 빛나는 너에게

어쩌면 모두의 이야기 (feat. 마크툽)

얼마 전 인스타그램 피드를 확인하다가 이런 글귀를 본 적이 있다.

     

‘작은 파도들 때문에 스스로가 바다임을 잊지 마라.’

    

인스타그램, 혹은 브런치스토리 등 사람이 포스팅하는 플랫폼에서는 이런 글귀가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그 많고 많은 글 중에서 앞서 말한 저 글귀를 꼭 집어서 언급한 이유는 내 주변에 저 말을 해주고 싶은 사람이 요즘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다.

     

힘든 세상이 온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최근 들어서 그저 살아가는 것이 힘겹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학과에 새로 오신 교수님께 시달리는 사람도 있고,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겹쳐 지금은 연락조차 되지 않는 사람도 있다. 내 주변에 각자의 너무나도 감당하기 벅찬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을 나열하자면 끝이 보이지 않을 것이다.

     

힘들다는 것은 상대적인 것이기 때문에 나에게 별거 아닌 것도 다른 사람에게는 엄청난 무게로 다가올 수도 있다. 또한, 기쁜 일이든, 슬픈 일이든, 힘든 일이든 타인이 겪은 일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것은 그 사람에게 아주 큰 실례이다.

     

하지만, 위로가 될 수 있는 말이나, 기쁨을 나눌 수 있는 말 정도는 해줄 수 있지 않을까? 이 글은 최근 각자의 어려움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사는 지인들을 만나면 헤어질 때 이런 말을 한다.

     

“고생해라.”

     

사실 고생하는 사람에게 또 고생하라고 하는 건 직역하면 욕설이 될 수도 있지만, 다들 알듯이 그냥 관용어일 뿐이다.

     

아무튼, 그렇게 지인들의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모르게 조금 쓸쓸한, 또 위태로운 것 같았다.

     

기분 탓일지 모른다. 내가 타인의 사정을 조금은 알기 때문에 생긴 확증편향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조금 전 나에게 감정을 쏟아내고 거친 파도에 홀로 맞선 새하얀 등대처럼 서 있는 것을 보니 정말로 그런 것 같았다.

     

등대는 바다에 홀로 서 있다. 세찬 파도를 맞고, 짜디짠 소금물에 절여져 가고, 태풍이 몰아칠 때도 그저 흔들리지 않고 서 있을 뿐이다.

     

힘들겠지만, 등대란 바다의 길잡이이자 이정표이다. 등대가 파도에 밀려 쓰러진다면 등대를 보고 항해하는 배들 또한 파도를 맞고 침몰하게 된다. 그렇기에 꼭 필요한 존재가 아닐까?

    

그렇게 어렵게 보내는 세월에서 발하는 빛을 보고 언제까지고 따라오는 사람이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 중 하나가 나다.

     

내 주변에 있는 수많은 빛은 나를 멈추지 않게 만든다.

     

그런 빛에게, 나를 멈추지 않게 하는 당신에게 감사할 뿐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에는 내가 발하는 빛을 보고 따라오는 사람이 생겨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2024. 10. 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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