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에세이1
오늘 기온은 영상 7도..
아침에도 오전 기온이 20도 안팎을 웃돌던 그때와 확연하게 다른 것이 겨울이 성큼 왔음을 느낀다. 평소에는 집에 있는 커피를 즐기는 편 인데, 단골 카페에 무료로 먹을 수 있는 커피 쿠폰이 있음이 기억나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이 아닌 카페로 향한다.
시원한 아이스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하고 입김이 훅 나오는 선선한 공기와 더불어 아침 햇살이 따사롭게 내리쬐는 겨울 문턱에 와 있는 가을 끝자락의 아침공기를 마셔본다. 짧은 기다림 속에 건네 받은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
나와 비슷해보이는 젊은 여사장님의 미소가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아침부터 공짜 커피를 마시러 온 나 스스로도 민망함과 미안함과 더불어 공짜 손님인데도 상냥한 미소를 지어주어 나의 민망함과 미안한 마음을 덜어내게 해주는 듯한 배려에 마음 따뜻해진 걸테다.
주말이면 북적북적 웨이팅 줄이 길게 늘어서는 풍경을 자주 봤던 동네 카페였다. 맞은 편에 무인카페가 있는데도, 한적하게 느껴졌던 아파트 후문 뒷편에 자리잡고 오픈한 카페는 나의 예상을 깨고 장사가 잘 되었다. 공짜 손님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잔 받아들도 돌아서는 나의 머리 속에 불현듯 카페 사장이 된 내 모습이 떠올랐다. 공짜 손님인 나에게 상냥한 미소를 띄며 커피를 건네주는 여사장의 자리가 나에게 허락되었다면 난 더 상냥하고 예쁜 미소를 띄워주며 손님들을 맞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풋....
코 끝이 시려지는 차가운 공기 속에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들어 잠시 바라본다. 시커멓고 쓰디 쓴 이게 뭐라고 나는 이렇게 너를 좋아할까. 왜 그렇게 모든 많은 사람들이 너를 좋아할까...
한입 쭉 들이키는 순간 쌉싸름하면서도 특유의 산미향이 향그럽게 입 안을 감싸며 차갑도록 시원한 커피 한 모금이 내 식도를 타고 온 몸의 장기로 퍼져나가자 나도 모르게 짜릿함이 느껴진다.
코 끝이 시린 가을 아침, 차가워진 손 끝이 저릿저릿 하면서도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들고 차가운 공기를 맞으며 집으로 돌아와 아이들의 학교 가기 전 남겨 놓은 흔적들을 바라보며 오늘 아침도 호들갑과 잔소리를 하면서 아이들을 부지런히 쫓아내듯 학교에 보낸 모습들을 떠올라 미안해하며 후회하며 하루를 또 다시 시작한다.
오늘 아침 느낀 짜릿한 전율은 추운 가을 아침 차가운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얼죽아'를 뜨겁게 체험한 감정때문만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도 좋아하는 맛있는 커피를 아침부터 공짜로 먹었다는 사실에 더 짜릿함을 느낀 것은 아니였을까.
어쨌든 오늘도 이렇게나 또 색다르게 다가오는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과 시작해본다. 그것도 공짜여서 더 맛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