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
옛날 아주 먼 옛날 바람도 많고 비도 많이 오던 그런 때였어. 여러 동물이 한 곳에 모여 오순도순 살았지. 그런데 한 번은 죽어도 비가 오지 않는 거야. 동물들은 물은 마셔야 하는데 비가 안 오니 큰일이야. 개울물이 다 말라 버렸거든. 겨우 웅덩이 하나에만 물이 고여 있었지. 동물들은 긴급히 회의를 열었어. 모두가 모인 가운데 늙은 호랑이가 점잖게 말했어.
“우린 물이 부족합니다. 이제부터 규칙을 정해서 물을 사용하도록 합시다. 하루에 한 통의 물만 쓰도록 하면 어떨까요? 하루에 한 통의 물로는 턱 없이 부족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 불편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우린 모두 죽을지도 모릅니다.”
“맞습니다. 맞아요. 모두 이 규칙에 동의해야 합니다.”
호랑이의 비장한 말에 모두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어. 멧돼지는 툴툴거렸어. 자기들처럼 더럽고 덩치가 큰 동물은 더 많은 물이 필요하다는 거야. 모두 똑같은 양을 써야 한다면 물이 별로 필요 없는 다람쥐에 비해 자기네는 불리하다는 거지. 그러나 이 규칙은 모두에게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멧돼지의 불만은 없던 일로 돼 버렸어. 화가 난 멧돼지 아빠는 식구들에게 말했어.
“얘들아! 이제부터 목욕은 절대 금지다. 마실 물도 부족한데 목욕은 안 되지. 다른 동물들이 냄새난다고 하면 그게 다 저 규칙 때문이라고 말해. 알았지?”
그 뒤부터 하루에 한 통의 물을 사용하는 것이 엄격한 규칙이 돼 버렸어. 멧돼지한테서는 코를 찌르는 심한 냄새가 났지.
오랜 가뭄이 있고 난 뒤 비가 많이 내려 다시 계곡에는 풍부한 물이 흐르게 되었지만, 하루에 한 통의 물만 사용하는 규칙은 그냥 그대로 계속되었어. 어느덧 한 통의 물에 익숙해진 동물들은 군말 없이 지냈어. 멧돼지 냄새도 참을 만 해졌지. 그렇게 세월이 흘러갔어. 처음엔 불편했지만, 이제는 크게 불편한 줄 모르게 되었어. 습관이란 참으로 무서운 거야.
몇 세대가 지나고 또 몇 세대가 지났지만, 하루에 한 통의 규칙은 변함이 없었어. 한 번은 토끼집에 불이 났어.
“불이야! 불이야! 모두 물통을 들고 모여라...”
다들 물통을 들고 불을 끄기 위해 모여들었어. 그러나 토끼집은 전부 불타 버렸어. 하루에 한 통의 물만 써야 한다는 규칙 때문에 불을 끌 수가 없었던 거야. 한 통만으로는 부족했던 거지. 두통만 쓸 수 있었어도 토끼집은 불타지 않았을 텐데. 불타는 토끼집을 바라보면서도 아무도 왜 하루에 한 통의 물만 써야 하는지 의문을 가지지 않았어. 무조건 규칙대로 따라야 한다고 생각했던 거지.
그곳을 지나가던 나그네 사슴이 있었어. 먼 길을 가는 사슴은 아무 생각 없이 계곡에서 두통의 물을 떴어. 갈 길이 멀었기 때문에 적어도 두 통의 물이 필요했던 거야. 계곡에는 많은 물이 흐르고 있었기 때문에 무심코 두 통을 뜬 거지. 그러자 동물들은 두통의 물을 떴다는 이유로 나그네 사슴을 잡아 가두었어.
“아니 이렇게 물이 많은데, 겨우 두 통을 떴다고 가둡니까?”
나그네 사슴은 어이가 없었어. 하지만 동물들은 오래전부터 지켜 온 전통을 깨트린 나그네 사슴을 가만 놔둘 수 없었어.
“나그네 사슴은 우리 조상 때부터 내려온 전통을 깨트렸습니다. 우리의 전통을 깨트린 사슴을 사형에 처해야 합니다.”
동물들은 사슴을 처형하기 위해 널따란 공터에 모였어. 나그네 사슴이 용서할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처형에 반대하는 동물은 하나도 없었지. 사슴을 처형대에 올려놓고 목에 밧줄을 걸려는 데 저쪽에서 비버 부부의 키득거리는 소리가 들렸어. 엄숙한 순간에 웃음소리가 들리자, 동물들은 기분이 나빠져서 그쪽을 쳐다보았지. 비버 부부가 자기들끼리 속삭이고 있었어.
“너무 웃긴다. 우린 물속에서 맘껏 물을 마시는데. 크크크크크... 겨우 한 통 더 떴다고 죽이려고 해.”
“뭐? 뭐라고? 물을 맘껏 마신다고?”
흥분해서 털을 날카롭게 세웠던 동물들이 갑자기 조용해졌어.
비버 부부는 또 말했어.
“맘껏 마시기도 하지만 우리 애들은 물속이 놀이터야. 마시고 목욕하고 맘대로 하는 걸. 그런데 겨우 한 통을 더 썼다고 죽여? 참 이상한 규칙이야.”
그 말을 들은 동물들은 문득 부끄러워졌어. 그리고 속으로 생각했지.
“그건 그래. 왜 하루에 꼭 한 통이야? 물이 부족하다면 그래야겠지만 저렇게 물이 넘쳐 나는데. 더 쓰면 안 되나?”
그때 늙은 염소가 말했어.
“그래도 안 됩니다. 규칙은 규칙이니까요.”
젊은 고라니가 앞으로 나왔어.
“하지만 규칙도 불편하면 바꿀 수 있는 것 아닌가요?”
나이 든 당나귀가 말굽으로 땅바닥을 세 번 크게 쳤어.
“안 돼. 우린 고집이 있어. 한번 세워진 규칙을 우리 세대에서 없앤다는 것은 조상을 뵐 면목도 없고 후손한테도 못 할 짓이지.”
“왜요?”
젊은 고라니가 따져 물었어.
“이놈 어른한테 꼬치꼬치 묻는 거 아니다. 네 부모는 누구냐? 그놈 참 버릇이 없구나.”
그때 처형을 담당한 늑대가 물었어.
“나그네 사슴은 어떻게 할까요?”
그러자 여기저기에서 수군거리는 소리가 들렸어. 처형을 해야 한다는 둥, 처형해서는 안 된다는 둥, 물은 한 통만 써야 한다는 둥, 필요한 만큼 써야 한다는 둥... 엄숙했던 처형장은 갑자기 시장바닥이 되어 버렸어.
“조용, 조용... 처형은 잠시 미루겠습니다. 긴급히 원로회의를 소집하겠습니다.”
호랑이가 말했어. 나그네 사슴은 다시 갇히게 되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이 든 동물들이 모였어. 그들은 이틀을 꼬박 새우면서 머리를 짜내더니 다음과 같은 포고를 하였어.
첫째, 물은 하루에 한 통만 쓴다. 물이 아무리 풍족하더라도 우리 조상은 한 통의 물을 통해 절약 정신과 인내심을 길렀다. 조상의 훌륭한 교육 방식을 절대 깨트려서는 안 된다.
둘째, 비버 가족을 우리 동네에서 추방한다. 우리의 규칙을 암암리에 무시하고 엄숙한 사형장을 웃음거리로 만든 죄 절대로 용서할 수 없다.
셋째, 나그네 사슴은 사형에 처한다.
처형을 선고받은 나그네 사슴은 다시 감옥에 갇히게 되었고 비버 가족은 ‘교육 방식’이라는 말이 너무 웃긴다며 계곡을 떠났어.
“여기 아니면 계곡이 없나? 좀 찾아보면 어디든 있을 거야. 여긴 진짜 웃기는 동네야.”
그런데 얼마 후 큰일이 벌어졌어. 숲에서 가장 힘센 오랑우탄 무리가 그곳을 지나가게 된 거야. 그들은 계곡을 발견하고 거침없이 뛰어들었지.
“첨벙... 우와! 이 계곡에는 물도 많다. 첨벙... 우와! 이렇게 물이 많은 계곡은 첨 본다. 첨벙... 우와! 맘껏 마시고 목욕하자.”
오랑우탄 무리가 워낙 시끄럽게 해 대는 바람에 감옥에 갇혀 있던 나그네 사슴이 문지기에게 물었어.
“저게 무슨 소리죠? 물난리가 난 것 같은데.”
문지기가 말했어.
“오랑우탄 무리가 계곡에서 떠드는 소리요. 물을 마음껏 쓰고 마시고 떠가고 한다오.”
“거참, 누구는 한 통 때문에 감옥에 갇혔고 누구는 열 통을 써도 아무 문제가 없고.”
나그네 사슴은 한숨을 쉬며 말했어. 오랑우탄 무리가 계속 떠들어대자 젊은 고라니가 그들 앞에 나섰어.
“여보세요. 여긴 남의 동네 아닙니까? 물을 사용하려면 허락을 받아야죠?”
그러자 어른 오랑우탄이 껄껄껄 웃으며 말했어.
“뭐? 이렇게 물이 많은데 허락은 무슨 허락. 그냥 쓰면 되지.”
“우린 하루에 한 통만 쓰는 전통이 있다고요.”
“무슨 통?”
“하루에 한 통요.”
젊은 고라니가 고함을 질렀어.
“그게 무슨 말이야. 하루에 한 통이라니...”
“아버지의 아버지, 할아버지의 할아버지 때부터 하루에 한 통씩 써 왔단 말이에요.”
“아니 이렇게 물이 많은데 한 통만 썼다고? 에이... 그럴 리가. 혹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야?”
오랑우탄은 손가락으로 머리를 가리키며 원을 그렸어.
“정말 그렇다니까요.”
“믿지 못하겠는걸... 얘들아, 이 동네에선 물을 하루에 한 통만 쓴대. 그게 믿어져?”
그러자 물싸움하던 오랑우탄 꼬마들이 한꺼번에 웃어댔어.
“와하하하하하... 정말 웃기는 동네다... 좀 모자라는 동네네.”
오랑우탄 꼬마들은 젊은 고라니를 비웃었어. 그들은 젊은 고라니의 항의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들 하고 싶은 대로 다 했어. 실컷 놀고 마시고 목욕한 다음 물 밖으로 나오면서 어른 오랑우탄이 젊은 사슴에게 말했어.
“여길 봐. 우리가 처음 왔을 때랑 물이 전혀 줄어들지 않았지? 우리 물 좀 떠갈게.”
그들은 각자 열 통의 물을 담았어. 그들이 떠나기를 숨죽이며 지켜보던 동물들은 그들이 사라지자마자 계곡으로 달려갔어. 계곡은 완전 엉망이 되어 있었지. 비버 가족이 만들어 놓은 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져 버렸고, 댐이 사라지자 고여 있던 물도 흘러가 버렸어.
“큰일이다. 복구하려면 시간이 엄청 걸리겠는 걸.”
한쪽에서 웅성거리는 동물들을 지켜보던 나이 든 동물들은 다시 어두운 방에 모였어. 이틀을 꼬박 새우더니 다음과 같이 포고를 하였어.
첫째, 오랑우탄 무리가 계곡을 깨끗이 청소해 주었으므로 그들에게 열 통의 물을 허락한다.
둘째, 댐을 다시 건설하기 위해 세금을 징수한다.
셋째, 물은 하루에 한 통만 쓴다.
포고문을 보면서 젊은 고라니는 헛웃음을 했어.
“정말 어이가 없네. 오랑우탄 무리가 청소를 했다고? 열 통의 물을 허락한다고?”
그러자 주위에 몰려 있던 동물들이 너도나도 한 마디씩 거들었어.
“세금을 내야 한 대... 하루에 한 통만 써야 한 대.”
젊은 고라니가 앞에 나서서 말했어.
“여러분! 우리도 필요한 만큼 물을 씁시다. 아끼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하루 한 통은 심하지 않나요? 그동안 얼마나 불편했어요. 제대로 마시지도 못하고 거의 목욕도 못한 채 아끼고 아끼며 써 왔잖아요. 오랑우탄 보세요. 실컷 쓰고 난리를 쳤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우린 규칙에 갇혀서 스스로를 옭아매고 살았던 겁니다. 한 통만 쓴다고 해서 좋은 일이 생긴다면 그렇게 하겠어요. 하지만 이 규칙은 우리에게 불편을 줄 뿐 이익이 되는 것이라곤 하나도 없어요. 이제부터라도 계곡물이 줄지 않는 범위에서 필요한 만큼 씁시다. 규칙은 모두를 위해 있는 것이지 통제하려고 있는 것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비버 가족을 불러들이면 댐을 건설하기 위해 세금을 낼 필요가 없겠죠?”
젊은 고라니 말에 모두는 동의했어.
“그렇다면 두 통을 썼다고 죽을 날만 기다리는 나그네 사슴을 풀어주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어리석은 규칙의 희생자니까요.”
“맞아요, 맞아.”
그들은 주먹을 불끈 쥐고 감옥으로 우르르 몰려갔어. 나이 든 동물과 문지기들이 막아섰어.
“뭐 하는 짓입니까?”
“죄 없는 나그네 사슴을 풀어주세요. 두 통의 물을 썼다지만 오랑우탄은 열 통을 썼잖아요. 형평성에 어긋납니다. 나그네 사슴을 풀어주세요.”
“안 됩니다. 여러분. 이러면 안 돼요. 한번 결정한 것은 번복할 수가 없습니다. 나그네 사슴은 우리 규칙을 어겼으므로 벌을 받아야 마땅합니다.”
“그럼 오랑우탄은 왜 잡아 가두지 않습니까?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한 것이 규칙입니까?”
“문제를 혼동하지 맙시다. 이건 오랑우탄 문제가 아니잖소. 나그네 사슴 문제지...”
이 동네에서 의견이 대립해서 두 무리로 나눠진 것은 처음이야. 그동안은 문제가 생기면 서로 의견을 나누거나 나이 든 동물들이 중재해서 문제를 해결했지만 이젠 그럴 수가 없게 된 거지. 늙은 호랑이가 나이 든 동물들에게 말했어.
“아무래도 안 되겠어요. 나그네 사슴을 쥐도 새도 모르게 처형하는 수밖에. 이대로 놔두었다가는 우리 권위가 땅에 떨어질 거요.”
당나귀가 동의했어.
“맞아요. 우린 한번 한다면 합니다. 결정했으면 실천해야죠.”
염소도 수염을 쓰다듬으며 거들었어.
“이건 한 통 두 통이 문제가 아닙니다. 저 버릇없는 것들에게 뭔가를 보여줘야 합니다.”
그들은 늑대를 불러 나그네 사슴을 당장 처형할 것을 명령했어. 밖에서는 여전히 동물들이 나그네 사슴을 풀어주라고 아우성을 쳤어.
“아무도 모르게 말입니까?”
늑대는 망설였어.
“빨리 일을 해치우게. 문지기들이 막고 있지만 저들한테 밀리면 끝장이야.”
호랑이가 다그쳤어. 늑대는 내키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나그네 사슴을 뒷마당으로 끌고 갔어.
“당신 때문에 평화롭던 우리 동네가 시끄럽게 됐어. 예정보다 빨리 사형을 집행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소.”
나그네 사슴은 눈물을 흘렸어.
“난 누굴 죽인 적도 없고 속인 적도 없어요. 남의 물건을 훔친 적도 없어요. 누가 힘들어하면 거들어 주고 걱정하면 위로해 주었어요. 그런데 내가 사형을 받아야 한다니.”
이 말을 들은 늑대는 한숨을 쉬었어. 다 사실이었거든.
“만일 우리 가족을 만나면 내가 나쁜 짓을 하다가 사형을 당한 것은 아니라고 꼭 전해 줘요. 재수가 없어서 그랬다고.”
“재수가 없어서?”
“그래요. 규칙이라는 것이 우습기도 하고, 또 난 규칙도 몰랐어요.”
“알았소. 꼭 전하리다.”
늑대는 마음이 아팠지만 나그네 사슴 목에 밧줄을 걸었어. 밧줄을 만지는 손이 떨렸어. 과연 나그네 사슴을 처형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지. 늑대의 마음이 심하게 흔들렸어.
밖에서는 여전히 소란스러웠어. 그때 늑대가 원로들 앞에 나타났어.
“어떻게 됐나? 사형은 집행했나?”
“예 집행했긴 했는데... 그게 좀...”
“집행을 했으면 한 거지. 뭐가 어떻다는 거야?”
“이쪽으로 한번 와 보시겠어요?”
늑대는 호랑이를 데리고 뒤편으로 갔어. 사형대 밧줄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 것을 본 호랑이는 입을 다물지 못했어.
“저게 뭐야? 도대체 저게 뭐냐고?”
“글쎄요. 저도... 이해가 안 돼요. 분명히 밧줄로 사형을 집행했는데.”
나그네 사슴은 온데간데없고 밧줄에는 물통이 걸려 있었어. 물통에는 물이 가득 넘쳐 났어. 그때 저쪽에서 항의하는 동물들이 문지기들의 저지선을 뚫고 나그네 사슴이 있던 감옥까지 밀고 들어왔어.
“나그네 사슴을 풀어줘라.”
“앗! 없다. 벌써 사형시켰나 봐.”
그들은 호랑이와 늑대를 밀치고 뒷마당까지 들어왔어.
“앗! 저게 뭐야?”
동물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밧줄에 매달려 있는 봤어.
“저게 뭐야? 물통이잖아? 나그네 사슴은 어디로 갔지? 이봐, 늑대... 나그네 사슴 어떻게 된 거야?”
동물들은 이곳저곳을 이 잡듯이 뒤졌지만 나그네 사슴은 흔적도 없었어.
“거 참 이상하다.”
동물들은 밧줄에 묶여 있는 물통을 내려놓고 자세히 살펴보았어. 다른 물통과 다를 바가 없었지. 젊은 고라니가 물통의 물을 떠서 한 모금 마신 뒤 이렇게 말했어.
“물맛 좋은데요. 여러분 이번 일을 처리하기 위해 특별위원회를 만듭시다. 하루에 한 통이라는 규칙은 없던 것으로 합시다. 그리고 앞으로 가뭄이 들 때까지는 각자 양심껏 물을 사용하도록 합시다. 후손 대대로 사용할 물이니까요. 참 비버 가족도 불러야겠죠. 어때요? 동의합니까?”
젊은 고라니가 외치자 모든 동물이 대답했어.
“좋아요. 동의합니다.”
그때부터 이 동네에서 하루에 한 통이라는 오래된 규칙이 없어졌대. 규칙이란 한번 정해지만 손대기가 어려운 무시무시한 괴물인가 봐.
궁금하지? 그 뒤로 계곡물이 어떻게 되었는지. 당연히 아무 일도 없었지. 비버 가족이 돌아와서 다시 댐을 쌓았고 동물들은 양심껏 물을 사용했어. 그러자 동네는 더욱 깨끗해지고 나무들도 훨씬 잘 자라게 되었지. 숲이 울창해지자 가뭄이 와도 계곡에는 물이 줄지 않았어. 모두가 행복한 풍요로운 숲이 되었대.
-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