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착장과 배의 한 뼘
그 사이에서도 바닷물은 파도쳤다
이파리와 이파리 사이에서도
바람이 불고 서로 부딪쳤다
나와 너
나란히 앉은 한 뼘 사이에서
나와 너
같은 곳을 보며 앉은
손가락 한 마디 틈으로
개미가 기어갔다.
까맣고 단단한 개미
바람이 분다
까맣고 단단한 그림자
파도가 친다
한 뼘의 사이에
한 뼘의 마음이 남았다
눈과 눈 사이는
블랙홀만큼의 거리
같은 방향에 자리한
나의 세계
같은 방향에 자리한
너의 세계
한 뼘의 사이로
차가운 바람이
폭풍처럼 몰아친다
나와 너
잡지 못한 손과 손
손톱만 한 틈 사이로
꽃잎이 떨어지고
빗방울이 떨어지고
열기는 식어가고
손톱 끝까지 밀려왔던 하얀 포말이
멀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