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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규윤 Jan 18. 2021

14. 소개팅을 자꾸 거절한다면?

소개팅 하수가 하수에게14

  오랜만에 솔로로 화려하게 복귀한 당신. 솔로 전선으로 돌아온 당신에게 주변 사람들은 다시 연애 전선으로 돌아가라며 사람들을 소개해주겠다 꼬시기 시작한다. 그러나 당신은 당분간은 솔로 전선을 사수하겠다고 주변 사람들의 제의를 거절하게 된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솔로 전선 너머로 보이는 사람들의 연애 행각에 후회하며 전선을 이탈하고자 사람들을 다시 찾아간다. 그러나 이전과 다르게 사람들의 반응은 뜨뜻 미지근하기만 한데... 그렇게 당신은 솔로 전선의 선임병이 되어 가고 만다.


양치기 소년 이야기가 주는 시사점


  양치기 소년이라는 이야기를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너무 유명하여 따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이 이야기 속 주인공은 ‘늑대가 나타났다.’라는 너무 많은 거짓말을 하였다. 그리하여 실제로 늑대가 나타났을 때 사람들은 양치기 소년의 말을 신뢰하지 않았다. 결국 양치기 소년만 곤란에 처하고 말았다는 유명한 이야기이다.


  이 이야기는 현대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많은 시사점을 준다. 거짓말은 좋지 않다는 것, 장난은 정도껏 쳐야 한다는 것 등 여러 시사점을 들 수 있겠지만 나는 이 점을 대표로 꼽고 싶다. 어떤 사람이 반복해서 하는 말과 다른 말을 할 경우엔 쉽사리 수긍이 가지 않거나 때론 부정적인 감정이 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사람들과 인간관계를 쌓을 때 이런 점을 고려해야 할 텐데 소개팅에서도 다르지 않다.


소개팅 제의와 양치기 소년


  여기 예를 하나 들어보겠다. ‘나’는 전 연인과 헤어지고 간만에 찾아온 솔로의 삶을 즐기고 있는 사람이다. 지금의 삶이 즐겁고 굳이 새 인연을 급하게 찾고 싶은 마음도 없다. 그런데 주변에서는 내가 안타까워 보였는지 자꾸 새로운 사람을 만나보라고 권한다. 심지어 적극적인 사람은 ‘이 사람 괜찮지 않냐?’며 여러 이성들의 사진까지 보여준다.


  그러나 지금 새 인연을 찾고 싶지 않던 나는 사람들에게 ‘지금은 사람을 만날 생각이 없다.’라는 식의 거절의 말들을 계속하게 된다. 속으로는 이런 말들을 해준 사람들의 관심이 고맙기도 하고 때로는 ‘그래도 내가 사람들이 볼 때는 누구에게 소개를 해주고 싶을 만큼 괜찮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도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솔로의 생활이 즐겁고 혼자만의 여유로움이 좋기만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점점 외롭고 혼자 할 수 있는 활동에 한계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제야 뒤늦게 ‘소개팅을 해야겠다.’라고 다짐한 나는 지금부터는 소개팅 제의가 들어오면 거절하지 않고 나가봐야겠다고 마음을 먹는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일까? 시간이 지나도 사람들에게서 소개팅 제의가 없다.


  ‘분명 이전에는 사람들이 계속 소개팅 제의를 해주었는데...’ 당황한 나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초조해져 결국 사람들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게 된다. ‘주변에 괜찮은 사람 없어?’, ‘이제 사람을 좀 만나고 싶다.’라고 말이다. 그러자 사람들은 ‘그래? 그러면 한 번 알아볼게.’라고 말을 해주었고 그제야 나는 안도하게 되었다. 이제는 ‘사람들이 곧 소개팅을 다시 제의해주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어떻게 된 걸까? 시간이 지나도 알아보겠다던 사람들에게선 연락이 없다. 처음에는 ‘이상하네. 시간이 좀 걸리는가?’라고 생각하던 나는 시간이 지나도 연락이 없는 그들에게 결국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뒤늦게서야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소개팅 자리를 가지려고 노력해보지만 만남은 어렵기만 했다.


  필자와 지인들의 경험을 토대로 예를 들어보았다. 이야기에서 ‘나’는 일종의 양치기 소년인 것이다. 분명 거짓말은 하지 않았다. 정말 그때는 소개팅이 하지 않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여러 번 거절을 하였고 나중에는 만남을 가지고 싶었기 때문에 ‘소개팅을 하고 싶다.’라고 이야기를 했다.


  그러나 주변 사람들이 느끼기엔 어떠했을까? ‘저 사람은 저렇게 말해도 또 거절할 것이다.’, '보는 눈이 은근 까다롭다.'라는 생각이 은연중 자리 잡았을 것이다. 그래서 여러 번 소개팅 제의를 했었음에도 거절을 당했으니 ‘나’가 소개팅을 해달라고 해도 적극적으로 소개팅을 주선해볼 의지를 갖지 않게 된다. 이미 사람들이 느끼기에 ‘나’는 거짓말은 하지 않았지만 ‘늑대가 나타났다!’라고 외치는 양치기 소년이기 때문에.


  물론 다른 이유로 나중의 시점에서는 소개팅을 해주기 곤란한 점도 있다. 처음에는 정말 소개해줄 사람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니 소개를 해줄 만한 사람이 연애를 하게 되어 소개를 해주기 곤란했을 수도 있다. 또 처음에는 가볍게 주변의 사람들을 만나 보라고 했다가 막상 하겠다고 하니 주선에 대한 부담이 느껴졌을 수도 있다. 그리고 슬프지만 그 사이 소개를 해줄 사람에게 의사를 타진했지만 정작 그 사람이 거절의 의사를 내비쳤을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의 경우에는 무엇보다 지속되는 거절의 의사가 주변인들에게 끼치는 영향이 더 컸다. 필자 또한 이야기 속의 ‘나’처럼 간만에 찾아온 솔로의 생활도 즐기고 싶었고 주변 사람들이 소개팅에 대해 이야기하면 소극적으로 대하고 거절하기 일쑤였다.


  그러자 주변 사람들이 나중에는 소개팅 제의를 하는 경우도 적었고 나중에 소극적으로 의사를 표출하니 주선을 하려는 의지도 적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너무 거절만 하지 말고 제의가 들어오면 만나 보기도 하고 나중에라도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출했어야 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자가 성공적인 인연을 만든다.


  이 장에서는 소개팅 제의를 자꾸 거절하면 나중에 처할 수 있는 곤란한 상황에 대해서 살펴보았다. 앞 장들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나이가 들게 되면 이전만큼 소개팅 제의는 받기 어려워진다. 환경의 변화, 직장 생활, 인맥의 변화 등이 생기기 때문이다. 그러니 한정된 자원풀에서 미리 싹을 제거하는 것은 신중히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얼마 안 되는 자원풀의 사람들이 나를 양치기 소년으로 여기면 곤란하므로.


  그리고 혹시 아는가? 정말 의도치 않았던 자리에서 좋은 인연을 만나게 될지 그것은 모르는 일이다. 그러니 소개팅 제의가 들어오면 자꾸 거절만 하지 말고 한 번씩은 나가 보고, 거절을 한다면 여운을 남기게 잘 거절하여 훗날을 기약하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인연은 가만히 있는다고 찾아오는 것이 아니며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자가 성공적인 인연을 만드는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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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필자의 말은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하며 정답이 아니니 유의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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