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가는 나뭇가지여, 상심치 말라.
떨어져 내린다고 슬퍼하지 말라.
버려졌다고 서운해 마라.
어미가 자식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깊은 가슴속에 품고 사는 것처럼
큰 나무는 떨어진 너를 옹이로 새겨
영원히 그 속에 살아있으리니.
한때는 너 또한 햇살 머금고 푸르게 빛났던 시절,
나무의 품에 안겨 바람과 노래하던 시간.
이제 더 큰 숲을 이루기 위해
작고 낮은 가지는 역할을 양보하고
조용히 물러날 때.
말라갈 때 두려움은 바람에 날려 보내고,
떨어질 때 슬픔은 흐르는 눈물과 함께 떠나보내라.
버려질 때 서운함은 가슴 깊이 묻어두어도 좋다.
언젠가 나무 또한 시간의 흐름 속에
잘라지고 조각나고 분해될 운명.
그때에야 비로소 세상은 그 헌신의 아름다운 무늬를 기어코 알아볼 것이니.
옹이 하나하나에 스며있는 헌신의 노래,
그 숭고한 아름다움 앞에 우리 모두
경외하며 찬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