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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dsommar Dec 22. 2021

코로나는 "사건"이 아니라 "질병"이다

코로나를 사건이 아니라 질병으로 보려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공공의료 현장은 밀려드는 환자로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다고 합니다.

의료역량이 한계에 부딪힌 지금은 우선 모임을 최소화하고 거리두기에 참여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추운 겨울이 지나고 다시 따뜻한 봄이 온 후 의료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시작하면 준비해야 할 몇 가지가 있을 것 같습니다.


"아프면" 검사를 받고, "아프면" 치료를 받자


저는 한국에서 코로나19에 걸리고 싶지 않습니다. 

혹시 걸려서 중증으로 발전하거나, 사망하는 것이 두려워서가 아닙니다. 


"쟤는 어디 돌아다니다가 걸렸대..?"라는 혐오와 비난, "너랑 접촉하는 바람에 추위에서 2시간 기다리다가 PCR 검사를 받았어"와 같은 원망 등을 듣고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부스터샷을 맞으면 중증과 사망예방 효과가 훨씬 더 커진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는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백신의 효과는 분명히 뛰어납니다.


부스터샷을 통해 충분한 중증과 사망예방 효과를 가진다면, 코로나19는 질병 그 자체로는 "충분히 걸려도 되는" 것일 겁니다.

(단, 기저질환자나 고령층 등은 접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꽤나 큰 위험이 존재하므로 안 걸리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코로나19는 질병뿐만 아니라 "사회적 사건"이기 때문에 여전히 걸리는 것이 두렵습니다.

가볍게 앓거나 심지어 무증상으로 지나가서 더 이상 "심각한 질병"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주변으로부터의 비난, 원망 등으로 인해 여전히 "심각한 사회적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의무적인 PCR 검사나 자가격리를 중단하고 "아프면 검사를 받으라"는 권고로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실제로 스웨덴에서는 증상이 있는 사람들만 테스트를 하고 있으며,

증상이 없는 경우에도 검사하는 것은 요양원, 가정보호센터 등의 정기 샘플링에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스웨덴의 상황은 한국보다 안정되어 있는데요,

전체 접종률은 비록 낮지만 고령층 접종률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높다는 점, 감염 경험 인구가 더 많은 것 등이 한몫을 하겠지만, 무증상자나 경증자에게 투자하는 의료역량을 치료가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점 또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지금에야 조금씩 사라지고 있지만, 무증상자나 경증자를 수용하는 생활치료센터 제도의 경우 의료역량에 부정적 영향이 매우 큽니다.

여기에 투입되는 사람들을 치료가 진짜 필요한 환자를 돌보도록 한다면 조금 더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백신접종까지 완료한 건강한 젊은 층의 경우 무증상이나 감기 수준의 경증으로 코로나19를 넘길 수 있는 확률이 매우 높기 때문에, 집에서 추이를 보다가 건강함을 찾으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면 됩니다.


감기만으로도 병원에 가고, 과잉진료가 문제가 되는 우리나라 문화라지만, 

위태로운 의료역량을 생각해서 서로 조금씩 배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백신 패스제도, 다시 생각해봐야


추운 겨울과 오미크론 변종으로 인해 유럽 여러 국가는 다시 코로나19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스웨덴 또한 의료체계의 부담이 증가하고 있어서 여러 제한이 부활되고 있습니다.

12월 1일부터 대중교통에서 혼잡을 피할 수 없는 경우 마스크 착용 권고가 부활했고,

12월 23일부터는 재택근무 권고, 거리두기 권고, 최대 입장인원 제한 등의 조치들이 다시 도입됩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조금 더 완화된 규정이 있는데요,

기존 100인 이상 행사를 대상으로 도입된 백신패스 제도가 500인으로 완화됩니다.


그런데 거리두기 권고가 모두에게 부과되기 때문에, 

500인이 들어가려면 5000제곱미터의 땅, 즉 축구장의 약 70% 수준 이상인 장소에서만 적용됩니다.


따라서 아이스하키 등 극히 일부 경우를 제외하고 사실상 사문화가 되어버렸는데요,


공중보건국은 "백신 패스 제도 때문에 어린이들이 (예방 접종을 받지 않은 부모와 크리스마스 콘서트 관람이 불가능해지는 등) 불필요한 영향을 받고 있으며, 백신 패스를 운영해본 결과 감염 확산의 감소에 미치는 영향이 분명하게 관찰되지 않았다"라며 효과가 명확한 거리두기를 복원하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백신은 중증과 사망으로부터 큰 보호 효과를 가지지만, 감염 통제 효과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도 백신패스 때문에 불필요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으며, 심지어 "어차피 돌파감염 나오는데 백신 접종이 소용이 없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등 백신의 효과에 대한 불신도 생기고 있습니다.


이전 글에도 있지만, 돌파감염의 경우 미접종 상태로 감염되는 것에 비해 중증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확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젊고 건강하다면 더이상 두려운 질병이 아닙니다.

자연감염을 통해 강력한 항체를 보유함으로써 추후 더 어려운 변이가 나와도 나와 다른 사람들을 지켜줄 수 있습니다.


일부러 걸릴 필요는 없지만 혹시라도 돌파감염되었다면 인공항체(백신)에 더불어 귀중한 자연항체까지 얻었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됩니다.

(그리고 또다시, 이를 위해서라도 돌파감염에 따른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무증상을 대상으로 하는 검사와 격리 전략 제고가 필요합니다)


백신 접종자들도 코로나19를 전파할 수 있으며, 백신패스의 감염차단 효과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사회적 연대를 떨어뜨리고, 불필요한 갈등을 조장하는 백신패스 또한 제고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질병입니다.

질병은 질병으로 보아야 합니다.


유례없는 공중보건 위기에 함께 뭉쳐서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서로가 서로를 배려할 수 있는 문화를 조성해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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