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면 만들 수 있을까?
우리 아파트 우리 동 주차장 앞에 있는 높이 솟은 은행나무
그 은행나무 위에 있는 새집.
그 둥지를 손도 없이 사다리도 없이 접착제도 없이
새가 도대체 어떻게 그렇게 떨어지지 않고 부서지지도 않는 튼튼한
자기 새끼들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둥지를 만든 걸까?
누가 나에게 자그마한 나뭇가지 천 개 주면서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에 바구니 만들어 보라고 하면,
장난하는 거냐 따질 텐데,
새들은 그 누구한테도 따지지도 않고,
그 어려운 걸 해내는 걸.
이제 곧 봄이 오고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나뭇잎으로 뒤덮이면
그 둥지는 또 한동안 보이지 않겠지?
가을이 지나고 낙엽이 지고,
그 둥지가 다시 나타나는 때가 오면
저 둥지 뜨거운 여름도 버텨냈구나 정말 튼튼하구나 생각이 들 거야.
그리고 또 그 둥지를 볼 때,
내가 할 수 없는 걸 한낱 새조차도 하시게 하는 이가 계시는구나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