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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한 래몽 Jul 24. 2023

대기업 직장인 남편과 프리랜서
아내의 동상이몽

REMONG 1 - 프리하게 살고싶어서

REMONG 1 - 프리하게 살고싶어서


나와 남편은 20대 중반에 만나서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을 같이 겪었다. 상대방이 면접이 있는 날에는 따라갔고, 떨어져서 우울할 때면 같이 응원하면서 힘든 시절을 전우애처럼 버텼다.

우리는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취업전선에 뛰어들어서 자신의 분야에서 일한 지 8년을 넘어가고 있다. 


ⓒREMONG



남편은 건축전공을 살려 운 좋게 대기업에 입사했고, 나는 과외와 영어학원 아르바이트를 통해서 문화센터로 수업을 확장하고 방과 후 강사로 도전한 끝에 합격했다.

그 후 나는 프리랜서로 남편은 직장인의 삶을 살아오고 있다. 그래서 같은 집에 살지만, 우리의 생활패턴이 매우 다르다. 



나의 시작은 8시에 운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반면 남편은 6시 반에 출근을 한다. 퇴근도 남편은 대게는 저녁 6시면 끝날 때도 있지만 야근이 많은 날에는 9시에도 올 때가 있다. 그에 반해 난 퇴근도 야근도 내가 정하기 때문에 노트북을 종료하지 않는 이상 계속 일을 할 때도 있다.


사진: Unsplash의Anthony Da Cruz



회사에 다닐 때는 일을 미리 해놓는 습관 때문에 오후에는 할 일이 없었다. 그 시간을 무료하게 보내며, 직장상사가 퇴근을 하지 않으면 퇴근하지 못하는 암묵적인 룰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혼자 일을 하게 되니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몇 시간이나 해도 지루하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



그러다 보니 매년 계획했던 일들을 모두 이룰 수 있게 됐고, 작은 성공이 모여서 큰 성공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좋아하는 공간에서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프리랜서의 삶에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오후에 출근해서 수업을 하고 오지만, 월~목요일까지만 일하면 남은 시간은 내 공간에서 여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그동안 7년 넘게 오래 해왔던 센터 수업을 3개 줄였기 때문에 수익은 줄었다. 물론 더 일하면 소득은 늘어나지만, 앞으로 하고 싶은 일과 꿈을 좇는 여정을 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생활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사진: Unsplash의Rostyslav Savchyn


최근에 남편이 직장을 옮기고 싶을 정도로 많이 스트레스받았다. 말이 대기업이지, 매번 야근까지 하고 오면 일주일에 남편 얼굴 보기가 힘들 정도였다. 일찍 출근해서 늦게 오는 게 몇 달이 지속되자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힘든 하루하루를 버티고 있었다. 이직하려고 하는 곳은 타지에서 회사를 다녀야 하는 조건이라서 고민 끝에 남편은 결국 이직을 포기하고 현재 회사를 선택했다. 



그에 반해 나의 생각은 달랐다. 나는 새로운 회사로 이직하는 것을 선택했을 것이다. 프리랜서는 자신의 가치를 꾸준히 보여줘야 하며 스스로 성과를 만들고 세상에 보여야 한다. 특히 새로운 기회가 왔다는 것은 회사로 비유하면 진급과 성과급 같은 의미이다. 새로운 환경에서 온전히 개인의 나로 인정받는 것은 그동안의 나의 행보도 인정받는 것을 의미한다. 



사진: Unsplash의Benjamin Schneider



남편도 이직에 고민했듯이,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 만족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저 하루를 버티는 심정으로 보내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나 역시 불과 몇 년 전에는 그랬다.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떻게 회사를 벗어나 먹고살 수 있는지 누구도 가르쳐 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일을 그만두고, 시작하기엔 도박과도 같은데 말이다.ㅠ최소한 자신이 어떤 것을 잘하는지 파악한다면 승률은 올라갈 것이다. 수많은 패 중에서 자신과 맞는 패만 고를 수 있는 방법만 알게 되면 말이다.






우리가 계획한 삶을 기꺼이 버릴 수 있을 때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삶을 맞이할 수 있다
-조지프 캠벨, 미국 신화학자, 작가-




여러분의 호기심이 자극시키는 것이 무엇이지 생각해 보자. 

나는 두 번의 학과를 전공했고,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어렸을 때 미술을 좋아해서 인테리어과를 전공했지만 적성에 맞지 않았고, 취미이자 특기였던 외국어를 하고 싶어 영문과로 편입했지만 2년이면 끝날 수 있는 과를 5년이나 걸릴 정도로 재미가 없었다. 전공을 살려 영어 과외와 학원에서도 일했지만, 내가 공부하고 싶어서 하는 열정과 남을 가르칠 때 열정은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일본어도 회화를 할 수 있고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직업으로 삼고 싶지 않았다. 운동에 흥미가 생겨 필라테스 자격증을 공부할까 했지만 그만뒀다. 이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았다고 해도 많은 선택에서 또 망설이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흥미와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인 열정이다.

취미로 배웠을 때의 즐거움과 직업으로 삼았을 때 오는 열정은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언가에 흥미를 느껴져 전공을 선택하고 오랜 기간 투자해서 취업을 했지만 자신과 맞지 않는 것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나 역시, 결국엔 많은 길을 돌아서 수포자였지만 수를 활용하는 주산을 가르치고, 8년째 밥벌이로 살고 있으니깐 말이다.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선택하면 오래 할 수 있는 열정이란 시너지가 배가된다.




ⓒREMONG



자신이 하면 즐거울 것 같은 일들을 경험해 보자. 단, 나처럼 학과를 무턱대고 전공하는 일은 반대한다. 꼭 대학교가 정답은 아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필요하다면 가야 하겠지만 말이다. 당시의 나는 대학교를 전공하는 방법 밖에 없는 줄 알았지만, 꼭 대학을 진학해도 되지 않아도 지금은 찾을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다.



미술을 배우고 싶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관심이 가는 분야를 선택해 본다.

악기를 연주하고 싶다

   유튜브로 독학으로 하는 영상을 찾아본다

해외 유튜브처럼 여행 가고 싶다

   가까운 국내부터 시작해 보자.

빵을 만들고 싶다

   좋아하는 빵을 어떻게 만드는지 찾아본다.

운동을 배우고 싶다

    15분 동안 걷기부터 시작하자.



여기서 중요한 점은 작게 경험해라는 것이다. 예전의 나처럼 돈과 시간을 들여 학과를 전공하기보다 적은 비용을 들여서 빠르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에 중점을 두자. 그러다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열정까지 이어질 수 있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인생은 100세 시대를 향해가는데, 우리는 오직 한 번의 경험으로 남은 인생을 열정이 없는 일을 선택하고 계속해야 한다는 것은 억울한 일이다.



자신의 인생의 주인공은 그 누구도 아니고, 나 자신이다. 여러분은 위의 목록을 지워나가면서 하나씩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의외로 자신이 생각하지도 못한 일에 열정을 느끼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러니 그동안 호기심이 있었던 일들을 상상해 보고, 당장 하면 즐거울 것 같은 일들을 작게라도 직접 경험해 보자. 지금의 경험이 여러분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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