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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프리한 래몽 Jul 21. 2023

프리하게 살고 싶어서

REMONG 1 - 프리하게 살고싶어서

REMONG 1 - 프리하게 살고싶어서


오늘도 어김없이 8시 알람에 눈을 뜨면 남편은 일찍 출근하고 없다. 대충 세수하고 선크림을 바르고 아침에 운동하러 가고 집에 와서 간단하게 오전 업무를 보거나 집안일을 하고 나면 띠링-알람이 울린다. 나의 알람 비서가 요일에 맞게 출근을 알려주면 그제야 12시쯤 출근한다.


그리고 강의 3시간쯤 하면 4시 반쯤 퇴근을 하면 오후에 산책을 하거나 하고 싶었던 취미를 배우거나 자기 계발을 한다.



띠링-

오늘은 월/수 강의 나가는 학교에서 급여가 들어왔다. 그다음 주에는 다른 학교에서, 공부방 수입과 교재비, 온라인에 뿌려둔 전자책과 온라인 강의에서도 가끔 입금이 된다. 과거 회사에 일했을 때 월급은 100만 원 채 되지 않았었다. 지금은 센터 수업을 줄였지만 회사에서 한 번의 월급의 받았던 때보다 3~4번 급여 알람이 울린다.


사회가 정한 연봉을 기준을 깨고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판단하고, 일한 만큼 나에게 연봉을 준다.


사진: Unsplash의 Sincerely Media


내 직업은 프리랜서 강사이다. 문화 센터에서 '주산'이라는 과목을 가르쳤고 과외, 시민단체, 방과 후 강사로 공부방까지 다양한 수익을 이루었다. 현재의 주 수익원은 방과 후 수업이며, 초등학교에서 정규수업이 끝나고 방과 후 수업을 월~목요일까지 수업을 나가고 있다. 추가 수입으로는 교재비와 온라인 강의, 전자책 수익도 있다.



프리랜서라고 해서 자유로울 것 같지만 하나부터 열까지 운영하는 점에 있어서 사업은 운영하는 것과 같다. 수강생 모집하기, 재수강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학부모 만족도 높이기 등 이것저것 하다 보면 1인 기업의 스킬은 하나씩 늘어만 간다.



회사를 퇴사하고 프리랜서의 길을 걷기 시작한 것은 2016년부터이다. 경력과 경험도 없고 관련 학과를 전공하지 않았던 당시에 나는 살고 있는 지역의 모든 학교에 이력서를 넣고 당연한 결과지만 떨어지고, 운 좋게 붙으면 면접에서 호되게 떨어졌다.



사진: Unsplash의 mouad bouallayel



방과 후 면접은 겨울방학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눈이 상당히 많이 내리는 시기다. 당시 학교는 오프라인 접수만 받았기 때문에 이력서가 눈에 젖을까 봐 고이 품에 안고 열심히 다녔다. 하지만 점차 교육청에 올라오는 공고는 줄고, 어떠한 연락도 오지 않았다.



'그럼 그렇지'라고 포기하는 순간에 과외를 하러 가는 길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내 앞에 합격했던 선생님의 개인적 사정으로 인해 2순위인 나에게 합격전화가 온 것이다. 그 당시 너무 기뻐서 담당 선생님께 전화로 몇 번이나 감사하다고 했는지 모른다.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8년 넘게 학교에 방과 후 수업을 나가고 있다.



그 후 나는 결혼을 하고, 이사를 2번이나 갔지만 여전히 화/목은 변함없이 프리랜서로 있게 해 준 첫 학교로 출근한다.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이제는 프리랜서로의 삶이 직장에서 일했던 것보다 더 많은 부분을 인생을 차지하고 있다. 처음부터 프리랜서를 목표로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스무 살 초반 계약직으로 일하면서 계약이 끝나면 어디로 가야 할지 미래에 대한 불안한 삶을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더 이상 쫓기지 않는 삶을 산다.



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 시대이다. 유튜브로 중소기업만큼 벌 수 있듯이, 더 이상 우리는 소속 없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자신의 강점만 발견한다면 우리의 삶은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향이 많아진다.


사진: Unsplash의 Sincerely Media



회사에 쫓아다니는 삶을 살면서 부당한 대우도 따라야 하는 일상이 버겁게 느껴졌다. 결국 몸이 먼저 사직서를 냈다. 가끔 친구들이 '너처럼 열심히 사는 사람 없어'라고 말할 때가 있다. 그때까지 내가 다른 사람에게 그렇게 보이는지도 몰랐다.



프리랜서를 하면서 가장 좋은 점은 내가 무엇을 잘하는 사람인지 알게 됐고, 나에게도 강점이 의외로 많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벌써 1,000명이 훨씬 넘는 아이들을 만나면서 느낀 점은 생김새가 다르듯이 아이들마다 가지고 있는 강점은 다르다는 것이었다.



어떤 학생은 소극적이 이나 끈기가 있다.

어떤 학생은 수업 중에는 활동적이지만 그만큼 친구들을 잘 도와준다.

어떤 학생은 어려운 문제를 포기하지 않는다.

어떤 학생은 빠른 시간에 문제를 해결한다.



누구에게나 강점은 존재한다. 아직 발견을 하지 못했을 뿐이다. 사람들은 타인에게는 관대하지만 유독 자신에게만 엄격하다. 누군가 자신에게 장점이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대답을 선뜻하지 못한다.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떠올려보자. 우리의 첫걸음은 그렇게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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