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ONG 1 - 프리하게 살고싶어서
REMONG 1 - 프리하게 살고싶어서
어디 상사가 퇴근하지 않았는데 퇴근해?
대표가 12시까지 퇴근하기만 할 것도 없지만 야근이 시작됐다. 다들 싫은 표정은 가득했지만 아무런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내 사무실 안을 매운 담배 연기가 가득 차기 시작했다.
80~90년대 일도 아니다. 2013년에 일어난 일이다.
내가 처음 선택한 과는 실내 건축디자인과였다. 지방 전문대를 바로 졸업하고 작은 인테리어 회사에 취업하게 된 곳은 나를 포함해서 4명의 있는 작은 회사였다. 첫 사회생활이라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경험한 첫 회사의 이미지는 담배 피우는 상사, 갑자기 하루 전 잡히는 워크샵, 상식을 벗어나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는 곳이었다.
그래도 내가 좋아서 선택한 일이니깐 1년을 버텨보자는 마음으로 다녔지만, 오히려 회사 쪽에서 우리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한 달만 일하고 퇴사를 권유받았다.
오히려 좋았다- 드디어 벗어날 수 있구나!! 첫 회사를 나오면서 받았던 금액은 90만 원이었다.
그 후 교수님 추천으로 대학교 내의 행정조교로 1년 반 정도 일했다. 전의 회사에 비하면 편한 사무직이라 불편함은 없었지만, 일요일에도 강요되는 채플 성가대의 참여와 타 부서에서도 몰리는 과한 업무로 성가를 부르다 쓰러지기까지 했다. 추가로 허리디스크까지 얻으며 2년의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퇴사했다.
이쯤 되면 나는 회사에 맞지 않는 사람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몸이 아프게 일해도 한 달에 100만 원은 넘기 어려웠다.
그때 깨달았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나를 대체할 사람은 누구나 있구나. 허리디스크로 움직이지 못하는 몸보다 더 서러운 것은 멈춰 있는 것이었다.
친구들은 어학연수나 자격증을 취득해서 번듯한 4년제를 졸업하고 있어 보이는 회사에 취직한 것 같은데 나는 앞으로 이 허리로 사회생활이나 잘 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1년 동안 재활 치료하면서 모아 둔 돈도 다 떨어지고 집에서 눈치가 보이기 시작해서 시작하게 된 것은 학원 아르바이트였다.
회사를 퇴근하기 전 운명처럼 누군가가 나에게 `꿈이 뭐냐고 물어봤다` 꿈이 뭐냐고? 그 당시는 계약기간이 끝나면 다른 사무직으로 가야겠다는 막연한 생각을 품도 있는 나에게 인생의 반환점을 주는 질문이었다.
어릴 때 이후로 생각해본 적도 없고, 질문을 받은 적도 없었다.
고민 끝에 어렸을 때 하고 싶었던 일이 생각났다. 영어를 배우고 싶어서 호텔과도 기웃거렸지만, 가정 형편 상 4년제는 감당하기 어려울 것 같아 취직이 잘 되는 전문대를 골랐는데, 처음으로 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영문대를 편입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영어 과외, 학원 아르바이트를 통해 나의 강점도 발견하게 됐다. 내가 누군가를 가르칠 때 행복해한다는 것이다. 그 후 현재까지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일을 하기 위해 경험과 노하우를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다.
회사에서 나와서 처음으로 학원 아르바이트에서 번 돈은 30만 원이었다. 나이는 24살이었지만 직장생활을 경험했기에 적은 금액으로 느껴질 수 있었겠지만, 그렇게 행복할 수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니 힘든 것도 몰랐다.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과외를 하기 위해 산동네를 달려갔을 때도, 차에서 끼니를 해결해도 행복했다.
사람마다 가지고 태어난 운의 양은 다를 것이다. 그 덕에 오는 기회도 다를 것이고, 누군가는 알아채고 잘 키우지만 누군가는 온 지도 모른 채 소리 없이 사라지는 운도 있을 것이다.
나는 앞에 나서는 것도 말을 조리 있게 잘하지는 못하는 사람이다. 내성적인 성격이라 남들 앞에서 이야기하면 누가 불쌍할 정도로 떨거나 어릴 때는 울기까지 했다.
그래도 나의 꿈이 무엇인지를 찾아가니 운이 따라오기 시작했고 조금 노력하니 거리가 좁혀지는 것을 느꼈을 뿐이다. 지금 만약 힘든 일을 겪고 있거나 회사에 맞지 않는다고 너무 낙심하지 말자. 아직 여러분의 꿈을 발견하지 못했을 뿐이다. 지금 스스로에게 물어보자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