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결혼소식을 알릴 때 대학교 동기들 중에 몇 명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너는 어떻게 스무 살 때의 여자에 대한 가치관을 그대로 가지고 결혼상대도 선택했냐고. 대학생활을 시작했을 젊은 시절부터 화려하고 눈에 띄는 사람보다는 생각이 통하는 사람, 내 말을 잘 받아주는 사람, 내가 믿음이 가는 사람을 원했다. 그런 사람이 나에게 맞다고 생각했고, 지지금 옆에 있는 내 와이프가 그러하다.
좋아 보이는 것보다는 나에게 맞는 것, 필요한 것에 집중하자. 이는 살면서 내가 지키려 노력해 왔고, 앞으로의 삶에도 내 기준이 될 나의 가치관 중 하나이다. 많은 사람들이 좋아 보이는 것에 너무 많은 시간을, 에너지를, 비용을 지불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물론 좋아 보이는 것을 참는 것도 많은 에너지를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생에서 충동적인 결정에서 비롯된 실수는 많이 줄일 수 있다.
요즘 세상엔 단 30분도 유혹을 벗어나기 힘들다. 스마트폰만 열어보면 내가 관심을 가질 제품군을 추천하고, 놓치면 큰 일 날 것 같은 표현으로 세일을 안내하고, 하루의 시간대별로 여러 가지 배달음식을 보여준다. 또한 내 자녀의 나이에 맞는 전자제품, 학습보조기구를 보여주면서 사지 않으면 부모의 도리를 하지 않는 듯한 죄책감까지 느끼게 한다. 이들을 단 하루라도 한 번도 클릭하지 않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런 과정에서 유혹에 넘어가지 않기가 쉽지 않은 시대이다. 외모는 어떠한가. 아마 가장 심한 부분이 아닐까. 연예인보다 더 화려하고 매력적인 사람들의 영상이 쉽게 보이고, 실제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을 비교하면서 실망하고, 내 모습 그대로보다는 보정된 사진들로 채운다. 심지어 SNS 계정에 올린 실물과 다른 본인의 모습의 노출을 꺼려하여 만남이 줄어들고 있다는 기사도 본 적 있다.
내가 선택해야 할 기준을 지속적으로 상향시키면서 올바르고 합리적인 결정을 웬지 찜찜하게 느끼게 하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어서 선택과 결정을 반복하는 과정에 한 번의 실수라도 유도하고 있다. 내적가치가 있는 사람보다는 외모가 뛰어난 사람, 미래의 가치보다는 당장 물질적으로 가진 것이 많은 상대를 선택하게 되고, 벌이가 충분치 않은 젊은 나이의 결혼생활의 시작기준이 계속 높아지고, 내가 타야 할 자동차, 내가 입는 옷도 남의 기준에 좋아 보이는 선택을 하게 된다.
나는 나에게 필요한 것에 내 시간, 에너지, 돈을 쓰는 노력을 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습관이 되어있다. 좋아 보이는 것을 추천받으면 찜해두고 가격에 따라 한 달이든 몇 달이든 보관해 두고, 정말 필요한 것인지 판단하는 시간을 갖는다. 대부분 그 기간 동안 필요성이 지속되는 것은 거의 없었다. 우선 좋아 보이는 것은 의심하고 나에게 필요한 것인지, 이 시점의 나에게 맞는 것인지를 판단하는 습관을 갖는 것만으로도 남들보다 만족스러운 삶을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