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다은 Jun 04. 2018

아이 안의 영감을 바라보는 일에 대하여

비밀은 소소한 일상에 있다.

아이 안의 영감을 바라보는 일에 대하여 ; 비밀은 사소하고도 소소한 일상에 있다.


영어 교과 전담을 할 때, 4학년 여자아이가 어느 금요일 오후 교실로 저를 찾아왔습니다. 나뭇잎 한장을 살포시 깐 네모난 투명 케이스에 달팽이 한 마리를 소중히 담아왔더군요. 저에게 주말 동안에 맡아달라고 신신당부했습니다. 눈물을 글썽이며 달팽이를 부탁한다고 간곡하게 청하는데, 사연인즉 집에 가서 화단 나뭇잎에 달팽이를 올려놓고 보살피려하면 엄마가 쓸데없는 짓 하지 말고 영어 단어 하나를 더 외우거나 생산적인 공부로 시간을 보내야한다고 엄하게 말씀하시면, 달팽이는 전혀 돌보지 못할 게 뻔하다며 말입니다.


아이를 설득해 달팽이를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내주긴 했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달팽이 하나를 두고 주말동안 나눌 대화도 많아지고 두고두고 추억도 될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오. 좀 더 나아가 진로교육과도 연계해보자면, 아이가 동식물이나 과학 공부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무당벌레 소녀 환희양처럼 '인생을 바꿀 달팽이'가 될 지도 모르죠.


고등학생이었던 14살 이환희 양은 일식을 보러 옥상 위에 올라갔다가 우연히 무당벌레들의 시체를 마주하게 되었고, 원인을 찾기 위해 옥상 위에서 죽어 가는 무당벌레들을 관찰하기 시작했습니다. 죽음의 원인이 아파트 전광판을 비롯하여 인간으로 인한 것임을 안 환희는 본격적으로 무당벌레라는 작은 생명을 살리는 프로젝트를 실천하여 화제를 모았습니다. 환희의 5년간의 도전과 기록을 담은 동화책 『죽지마, 무당벌레야』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고, 세바시 강연무대에서 '어린이와 어른이 함께 손을 잡고 노력할 때 비로소 행복해질 수 있다'는 메세지를 전해 큰 박수를 받았습니다.

세바시 강연 영상
https://www.youtube.com/watch?v=QPkdqUG379Y


사실 학부모 면담을 하다보면 가장 자주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바로 '일상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것입니다.

"아이가 여가 시간을 밀도있게 보내지 못해요. 좀 더 생산적인 일을 했으면 좋겠어요."

"게임하거나, 빈둥대거나.. 제가 그런 모습을 차마 보질 못하겠어요.”

“공부안 할 것 같으면 책을 읽던지, 수학 문제를 풀던지, 영어 단어라도 한 자 더 외웠으면 좋겠어요.”

충분히 이해는 됩니다. 사회는 아이들에게 뒤쳐져있지 않고 끊임없이 앞서 달려가야 한다고 독촉하고, 자녀의 시간을 철저하게 관리하고 인생 시간표까지 짜준다는 가정의 사례를 보면 불안해지지 않을 부모가 얼마나 될까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람이 성장한다는 것은 인생을 만들어나가는 즐거움을 알고, 나도 잘 몰랐던 ‘나’를 발견하며, 내 안에 숨겨진 잠재력을 발현해나가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해보고 싶었던 일들을 하나씩 해보며 스스로 행복을 느끼는 방법으로 자신의 시간을 채우고 즐기는 것이죠.


전국 강연을 다니며 운좋게 다양한 분야의 연사분들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면, 창의성 교육을 받아 지금의 자리에 오게 되었다는 분은 단 한 분도 없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주철환 대 PD님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는 국어교사로 출발해 MBC PD·이화여대 교수·OBS 경인TV 사장·JTBC 제작본부장·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 등 다양한 경험을 해왔고, 『더 좋은 날들은 지금부터다』 『청춘』 『오블라디 오블라다』 등 14권의

책을 내고 자작곡을 모아 2장의 앨범도 내며 왕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5살 때 어머님을 여의고 고모 댁에서 자란 유년기의 그의 외로움이 오히려 ‘남다른 창의력의 원천’이라고 말합니다. 하도 할 일이 없어서 매일 신문을 갖고 놀다시피 하고, 어릴 적 작은 골방에서 엎드려 책을 보는 게 즐거움이었고, 빈둥대다 라디오를 친구처럼 삼으며 세상 돌아가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요. 이미자의 동백아가씨를 들으면 ‘왜 꽃잎은 빨갛게 멍이 들었을까’를 생각하며 상상력을 키웠던 것이 훗날 PD로서의 능력을 인정받는 자양분이 되었다고 말이죠. 그 시간 속에서 그는 다양한 분야와 사회 곳곳의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에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되었다며 자신의 유년기를 회상하였습니다. 양심을 지키는 시민을 찾아 선물을 주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냉장고 프로젝트도 어린 시절의 그 경험들이 영감을 주었다고 말이죠.


그의 말대로 아이디어 역시 상상의 여백에서 나옵니다. 지루함과 고독의 시간에 대한 통념을 깨고 새로운 해석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그에게 어머니와 같았던 고모님은 칭찬과 격려로 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었다고 했습니다. 서울 돈암시장에서 북청상회를 운영하셨던 분인데, 학교를 다니지 못해 글씨를 몰랐던 분이지만 자신의 못 이룬 꿈을 이루기 위해 다른 부모들처럼 공부하라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대신, 부모 없는 성장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소외감과 상실감, 열등감 대신 칭찬으로 자신감을 심어주셨다고요.


혼자있는 시간의 힘, 심심해야 보이는 것들


아이에게 양질의 교육을 더 많이 시켜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부모님들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비는 시간에 어떤 활동을 더 시켜 그 시간을 채워야 할지, 무슨 학원을 더 보낼지 고민하시는데요.


물론, 대한민국의 과도한 업무 환경으로 인해 일과 가정을 동시에 지키기 어렵기에 도저히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불가피하게 학원 뺑뺑이를 할 수 밖에 없다는 부모님들도 많습니다. 이는 사회 구조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겠죠.


다만, 우려되는 것은 혼자만의 생각하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없는 이 문화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과연 스스로 판단하고 자신의 결정을 신뢰할 수 있을까요? 영감을 얻어 또다른 새로운 행동과 활동에 대한 열망을 갖고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 갈 수 있을까요? 자기 욕망에 온전히 집중하여 본연의 내가 되었을 때야 나올 수 있는 창의적인 경험을 해볼 기회를 가져볼 수 있을까요?  


사실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아이들은 심심해야 한참을 빈둥거리다 스스로 뭘 해야할 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어릴 때 실컷 가지고 놀다 싫증나 서랍에 넣어둔 장난감도 다시 꺼내어 또다른 방식으로 갖고 놀아보고, 무엇을 할 지 주변을 탐색할 뿐 아니라 평소엔 관심조차 없었던 것도 관찰하게 되죠. 하던 일에 재미가 없어지면 인간은 오히려 또다른 새로운 행동과 활동에 대한 열망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자연스레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지 탐색하는 것으로 연결되어 성장의 시간이 되기도 하는데요.


EBS 육아학교 강연회 패널로 참여하면서 만난  이화여대 유아교육과 박은혜 교수님도 부모님들에게 남기는 당부의 메세지로 아이들에게 자꾸 돈으로 새로운 장난감이나 프로그램 등을 쥐어줄 생각 대신, 이미 갖고 있는 자원들을 잘 활용해볼 필요가 있으며 그 자체가 놀이교육이 될 것이라 강조하였습니다.

저 역시 어릴 때 동네 친구들과 대학생 언니들이 된 상상을 하며 인형놀이 역할극했던 시간, DJ라도 된 마냥 라디오에 나온 음악을 녹음하고 편집하고 멘트까지 완성해보던 시간, 동생과 선풍기 앞에서 세월아 네월아 소리 울림을 체험하며 세상 노래란 노래는 다 불러보고, 얼굴을 도화지 삼아 엄마 화장품으로 장난쳐본 일, 동네 친구들과 해질녘까지 아파트 놀이터 전체를 모래성으로 꾸며보던 시간은 평생 잊을 수 없는 추억임은 물론이고, 교사로, 어린이책 작가로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데 자양분이 된 시간이기도 합니다.


창의성은 외부가 아닌 내면의 자극을 발달시키는 데서 오게 됩니다. 부모가 자녀의 여가 시간마저도 모두 짜준다면, 아이들은 처음엔 마지못해 따를지 몰라도 스스로 영감을 얻어 무언가 하고 싶은 의지조차 점차 잃어가게 될 것입니다.


영국의 시나리오 작가이자 소설가 미라 사이먼 역시 지루함의 힘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창밖의 들판과 나무를 보며  어린 시절을 보냈던 그녀는 동네 노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들과 케이크 만드는 것을 배웠다고요. 지루하지 않았으면 안 했을 유년기의 이 일상의 시간들은 그녀 작품에 영감을 주었다고 고백합니다.


이처럼, 아이 안의 영감을 발견하고 키워나갈 있는 비밀은 소소한 일상 속에 있습니다. 그 시간이 아이가 '나' 스스로에 온전히 집중하고, 자신을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을 알아가고, 그것이 남의 기준과 평가에 휘둘리지 않는 소중한 시간이라는 면에서 심심함에 대한 가치를 보다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과학적으로도 사람들이 지루함을 느낄 때 뇌 속에서 독특한 형태의 사고활동이 일어나며, 이것이 창의성의 기초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오히려 외부의 끊임없는 자극이 아이의 뇌가 마음껏 움직이는 기회를 박탈함으로써 상상력의 발달을 저해할 수 있다고 말이죠. 효율성을 중시하던 사회에서 이런 시간을 그저 게으르고 부정적인 것으로 평가한 것과는 정반대죠.


그래도 다행인 것은 명문대, 취업, 전문직 등 하나의 정답만을 향해 달려가던 때와 달리, 기성세대가 보지 못했던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갈 힘을 가진 아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 지루함은 창의성과 직결된다. 샤워할때, 운전할때, 잡초를뽑거나 담장을 페인트칠할 때 우리는 기발한 생각을 쉽게 만난다.”
- 인류학자, 인공지능전문가 제너비브벨 (오스트리아국립대학 교수)
“어릴때 지루함은 불안전한 과정일 수 있다. 하지만 지루해야 아이들은 스스로 심취할 일이 없다는 것을 느끼고 무엇을 해야 할 지 생각하게 된다.나아가지루해야 삶을 찬찬히 돌아볼 수 있다. 자신이무엇을 좋아하는지,무엇에흥미를 느끼는지 찾을 시간이 필요하다. 급하게달려가면 발견할 수 없다. 지루함은시간을 내서라도 가져야 하는 과정이다.”
- 정신분석가, 아담 필립스 『키스,간지럼태우기 그리고 지루함에 대하여』
“성장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여가시간을 스스로 행복을 느끼는 방법으로 채우고 즐기는 것을 의미한다.만약부모가 자녀의 여가 시간을 모두 짜준다면 아이들은 그들 스스로 절대 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다.지루함은죄악이 아니다. 아이들을 스스로 할 일을 찾기 위해 지루해질 필요가 있다. 지루함은 아이들이 자립하는 과정이다.”
- 영국 아동심리학자, 린 프라이도
“혼자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미래를 결정한다”
-  고이케류노스케, 『생각버리기 연습』
“재능은 고독 속에서 가장 크게 발전시킬 수 있다.”
- 괴테,『파우스트』
“아무것도 할 게 없을 때 비로소 우리는 무언가 쓰기 시작한다. 혼자 빈 종이를 가지고 있을 때 엄청난 자극이 온다.”
- 영국의 소설가, 미라 사이얼, BBC
“지루함이 새로운 행동과 활동에 대한 열망을 부른다. 지루하지 않은 사람보다 지루한 사람이 좀 더 의미있고 열정적으로 일에 임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지루함은 동기를 부여하는 매력적인 감정이다.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가 없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지루함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 2015. 3. 텔레그래프   


산만해라. 잡생각, 딴생각 해라.


가수 싸이가 세계 무대에서 성공하고 나서야 사람들은 그의 창의성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성공의 비결을 묻는 한 언론사 인터뷰에서 그는 '음악'이 아닌, '교육'을 주제로 열변을 토했습니다. "산만해라. 잡생각, 딴생각 해라. 그게 교육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릴 때부터 싸이가 늘 듣던 말은 '산만하다. 딴생각하지마. 잡생각하지마"였다고 합니다.


이골이 날 정도로 혼나고 맞았죠.
지금도 그게 억울해요.
저는 산만해서, 딴 생각 많이 해서,
잡생각 많이 해서,
재미있는이상한 아이였고,
그게 지금 제 음악의 모든 것이 된 거에요. 산만하고 딴짓만 하는 아이가
한번 몰입하면 얼마나 무섭게 하는데,
맨날 혼만 내면 어쩌라는 거죠?
잡생각을 잡스럽게 보니까 잡생각이지,
 좋게 보면 '창의'에요.
잡생각에서 창의가 나오고,
창의가 반복되면 독창적이 되고,
독창적인게 반복되면 독보적인 게
되는 거 아닌가요?


[출처] KBS2TV '스타 인생극장'


어릴 적부터 빨강·파랑·분홍 같은 원색 옷만 입고 다니고, 매일같이 헤어스타일 연출을 위해 무스로 앞머리를 세우던 아이. 학교에서 오락부장, 응원단장을 도맡아했고 자신도, 남도 즐거운 그 과정을 온몸으로 즐겼던 아이. 작곡을 하고 싶었고, 가수가 되고 싶었는데 부모님의 반대가 만만치 않자 ‘아버지는 작곡해 보셨나요? 가 보지도 않은 길에 대해 왜 반대하시죠? 제가 새로운 길을 보여드릴게요.’ 라고 말했던 청개구리. 자기가 좋아하는 것에 대해선 청개구리가 되도 괜찮다고 말하는 그는 스스로도 자신의 창의성은 엉뚱함에서 나왔고, 잡생각 딴생각으로 가득차있던 그 산만한 시간들이 창작물의 모든 것이라 말합니다.


딴짓 천재들의 시간


고등학교 시절 밤을 새서라도 인기있는 게임 공략법을 써서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전교생이 찾는 게임의 신이라 불린 아이. 대학을 포기하고 밤새 영화만 보며 자신의 이야기를 찍는 상상을 하다가 5평 남짓한 방에서 5년간 인터넷 라디오 방송 DJ 로 실시간 소통하는 재미에 빠져들었던 남자. 딴짓 좀 그만두라고 말렸던 그는 지금 국내 게임방송의 독보적 BJ이자 1인 크리에이터 '대도서관'입니다


[출처] https://1boon.daum.net/jobsN/5b07e70aed94d20001b56d75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이자, 걸그룹 2NE1 출신 가수 씨엘의 아버지. 그는 세계적인 과학학술지《네이처(Nature)》에 논문을 게재한 물리학자, 동화책・그림에세이・일반인을 위한 물리학 책 등 10여 권의 책을 펴낸 저자, 독특한 색깔을 가진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로봇 조형물을 만들어 프랑스 아트페어에 참가한 작가, 작은 전시장의 대표, 사람들의 손때가 묻은 물건들을 모으는 수집가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책을 못 읽어서 아이들 앞에서 창피를 당했습니다. 충격이 너무 커서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했죠. 그런데 어머니는 학교를 꼭 다녀야 한다거나 공부해야 한다고 윽박지르지 않으셨어요. ‘그럼 쉬었다 내년에 다시 가자’고 하셨죠. 그때 어머니가 야단쳤다면 제 인생이 달라졌을 거예요.


쉬었다 다른 학교로 전학한 다음에는 학교 야구팀 포수를 맡아 야구에 빠져 살았습니다. 중·고등학교 때는 밤새워 음악을 듣고, 고등학교 때부터는 그림에 빠져 미대 진학을 고민할 정도였습니다. 재수해서 대학에 진학했지만 전공 공부에 매진하기보다 도서관에서 다양한 책을 섭렵하고, 미술 동아리에서 그림을 그렸습니다. 대학교 2학년 때 사진을 보면 완전 피카소 같아요. 그러다 F학점을 받고 군대에 갔죠. 복학한 이후에야 ‘이제부터 공부해볼까?’라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막상 물리학 공부를 제대로 해보니 너무 재미있는 거예요. 그다음부터는 물리학에 빠져서 살았습니다.


남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일에 무모하게 도전해왔기에 지금의 내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일단 저지른 다음, 열심히 뒤처리하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결과물이 쌓였습니다. 책을 내고, 그림을 그리고, 로봇 조형물을 만들고, 전시장을 만든 게 모두 사소한 도전에서 시작된 일입니다. 새롭게 도전할 때마다 힘들지만 그만큼 재미도 있었습니다.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습니다. 두 딸에게도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뭐든 해보라고 했습니다. 공부를 해야 하니 나중으로 미루라고 하지 않았어요. 대신 어설프게 하지 말고 끝을 볼 정도로 열심히 하라고 했죠. ‘찡찡거리지 말고 쿨하고 재미있게 도전하라’고 했습니다. 아이들은 스스로 성장합니다. 관심을 갖고 지켜보되 강요하지는 마세요. 함께 있는 동안 재미있는 추억을 많이 쌓으세요. 나중에는 돈을 줘도 갖기 어려운 시간입니다.”


결국은 자기다움


아이 안의 영감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데 꼭 필요한 요소를 꼽으라면 영재성 발굴을 위한 학원 프로그램이 아니라, 사소한 일상 속 시간을 얼마나 자기답게 보내냐에 달려있을 것입니다.

[출처] : http://www.hani.co.kr/arti/society/schooling/755535.html


초등학교 중학년만 되어도 꽉 짜여진 스케쥴에 자기 시간이 없다며 불평하는 아이들,  다가오지 않은 미래의 취업을 벌써부터 걱정하는 아이답지 않은 아이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초등학교 2학년 어린이가 '멍때리기 대회' 우승자로 뽑혀 화제가 된 적이 있는데, 그런 대회가 열릴만큼 여유없이 살아가고 있는 현 세태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 아닐까요?


혼자서 보낼 시간이 없다는 의미는 자신의 인생을 만들어나가는 즐거움, 스스로를 행복하게 할 방법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잃어감을 뜻할 것입니다. 모든 사람 속에는 보물이 감춰져 있고, 그 보물을 찾아 나서 그것이 어떤 모습인지 발견하는 것은 일상 속 소소한 시간에 달려있을 것입니다.


아이 안의 영감을 발견하고 키워주는 데  
꼭 필요한 요소는 ‘사소한 일상 속 시간을 얼마나 자기답게 보내느냐’에 달려있다.


아이들이 영감을 발견하고 열정을 키워나갈 수 있게 키워주는 것이 부모와 교육자들의 역할일텐데요. 대부분의 아이들은 자신들의 능력이나 관심사를 제대로 탐구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각자의 타고난 능력을 발전시키고 그것이 세상에서 발휘될 수 있기까지, 그 바탕에는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발견하고, 스스로를 행복하게 할 방법을 소소한 일상 속에서 키워나가는 시간이 있습니다. 이것이 아이들로 하여금 성장하고, 성취하며, 삶에서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열어줄 것입니다.  


▶ 더 자세한 내용은 출간될 책(백다은의 교육상상 Reimagine Education)과
원격연수 티쳐빌 www.teacherville.co.kr 에서 추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해볼 수 있는 활동자료도 함께 제공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