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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술이야

술이 아니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다

by 서호


‘혀를 어떻게 닦지?’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좋았다.

붉고 시원한 그것이 목젖을 타고 사르르 미끄러진다. 하나, 둘, 셋...... 차가운 방울방울이 나의 몸 안에서 자신의 본성을 드러낸다.


뜨끈하게 채워지는 느낌!

오직 빈속이라야 가능한 것!

첫 잔의 신성함!

마셔본 자만이 아는 그것!



여기서 잠깐! 내 소개를 해보지.

나는 알코올중독에 빠진 무명 소설가다. 아니 소설가를 꿈꾸는 알코올중독자인가?

밥이 술이요 술이 밥인 사람. 밥 없이는 살아도 술 없이는 못하는 사람이랄까?

다시 아침으로 돌아와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양치질을 하다 결국 또

“우웩!”

헛구역질을 한다.

매일 아침,

기상과 함께 변함없이 하는 다짐.

“내가 술을 마시면 개다.”



그러나 오후 4시가 넘어가면 슬슬 발동이 걸린다.

‘아 배고파. 오늘까지만. 딱 오늘까지만 마시자. 그래. 오늘 숙취로 고생했으니 오늘 퇴근하고 간단히 한 잔 마시고 푹 자는 거야.’

이 놈의 술에 대한 욕구는 배가 고플 때 극강에 달한다.

양치질을 마치고 전화기를 확인한다.

카카오톡을 열어보자.

“‘오우 쉣~~!!!!!”

기어이 하고 말았다.

“이런 미췬!!!!!”

장문의 문자메세지를 발신했다. 숫자 1은 없어졌다. 그러나 어떠한 답도 수신되지 않았다. 쪽팔리다. 왜 보낸 거야? 도대체? 왜????????? 왜????????? 왜?????????

죽어!!!!!! 죽어!!!!!! 죽어!!!!!!!

이불킥을 하며, 누른다.

-카카오톡 나가기-

잊자! 잊자! 빨리 잊어버리자!

그다음은 인스타그램이다.

오 마이갓!

해시태그 #감성글 #글스타그램 은 개뿔!!!!!! 아놔, 오글거리는 #자작시 이러지 마. 제발. 누구보다 빠르게 게시글을 내린다.

이 정도면 다시는 안 그럴 것 같지? 오늘 밤은 얌전히 마시고 잘 것 같지? 절대 노노!

아니다.

절대 술 마시고 카톡금지, 인스타그램 금지다.

매일 술을 마시는 여자.

그러나 걱정하지 마시라. 아무리 부어라 마셔도 그녀의 탄탄한 일상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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