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호 Jul 10. 2024

맨날 술이야

술이 아니면 인생은 아무것도 아니다


‘혀를 어떻게 닦지?’


분명 어제까지만 해도 좋았다.

붉고 시원한 그것이 목젖을 타고 사르르 미끄러진다. 하나, 둘, 셋...... 차가운 방울방울이 나의 몸 안에서 자신의 본성을 드러낸다.


뜨끈하게 채워지는 느낌!

오직 빈속이라야 가능한 것!

첫 잔의 신성함!

마셔본 자만이 아는 그것!



 

 

 

 

여기서 잠깐! 내 소개를 해보지.

나는 알코올중독에 빠진 무명 소설가다. 아니 소설가를 꿈꾸는 알코올중독자인가?

밥이 술이요 술이 밥인 사람. 밥 없이는 살아도 술 없이는 못하는 사람이랄까?

 

 

 

 

 

다시 아침으로 돌아와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양치질을 하다 결국 또

 

“우웩!”

 

헛구역질을 한다.

 

 

 

 

매일 아침,

기상과 함께 변함없이 하는 다짐.

 

“내가 술을 마시면 개다.”



 

 

 

 

그러나 오후 4시가 넘어가면 슬슬 발동이 걸린다.

 

‘아 배고파. 오늘까지만. 딱 오늘까지만 마시자. 그래. 오늘 숙취로 고생했으니 오늘 퇴근하고 간단히 한 잔 마시고 푹 자는 거야.’

 

이 놈의 술에 대한 욕구는 배가 고플 때 극강에 달한다.

 

 

 

 

 

양치질을 마치고 전화기를 확인한다.

카카오톡을 열어보자.

 

“‘오우 쉣~~!!!!!”

 

기어이 하고 말았다.

 

“이런 미췬!!!!!”

 

 

 

 

 

장문의 문자메세지를 발신했다. 숫자 1은 없어졌다. 그러나 어떠한 답도 수신되지 않았다. 쪽팔리다. 왜 보낸 거야? 도대체? 왜????????? 왜????????? 왜?????????

죽어!!!!!! 죽어!!!!!! 죽어!!!!!!!

이불킥을 하며, 누른다.

 

-카카오톡 나가기-

 

잊자! 잊자! 빨리 잊어버리자!

 

 

 

 

그다음은 인스타그램이다.

오 마이갓!

해시태그 #감성글 #글스타그램 은 개뿔!!!!!! 아놔, 오글거리는 #자작시 이러지 마. 제발. 누구보다 빠르게 게시글을 내린다.

 

이 정도면 다시는 안 그럴 것 같지? 오늘 밤은 얌전히 마시고 잘 것 같지? 절대 노노!

 

아니다.

절대 술 마시고 카톡금지, 인스타그램 금지다.

 

 

 

매일 술을 마시는 여자.

그러나 걱정하지 마시라. 아무리 부어라 마셔도 그녀의 탄탄한 일상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을 테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