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해가 뜨고 있잖아.

by 송 미정

금방 코 골며 자는 남편이 참 부럽다.

나는 남편이 코 고는 소리를 실컷 들어야 간신히 잠이 드는 스타일이다.


그래도 이런 적은 한 번도 없는데

바로 어젯밤 나는 잠이 안 와도 이렇게 안 오는 경험을 처음으로 해봤다.

이런 게 바로 지옥인가 싶을 정도록 괴로웠다.


AM 1시 30분

월요일

자정이 지났으니 새날이 시작됐다.

두려운 월요일인데 벌써 또 이 시간이 되었다.

시간이 늦었어도 한 장이라고 책을 읽으려 노력한다. 그러다 잠이 올 것 같으면 얼른 덮고

안대를 차고 잠에 든다.

하지만 이날은

아무리 책을 읽어도 잠이 오기는커녕 정신이 더 말똥 말똥 해졌다.


AM2시

이젠 진짜 자야 한다.

잠은 안 오지만 책을 덮고 안대를 찾아 쓰고 누웠다.

아... 잠이 안 온다.

이럴 땐

호흡에 집중을 하고 물에 가라앉고 있는 상상을 하라고 했다.

들숨, 날숨에 집중한다.

아무리 해도 잠이 안 온다.


AM3시

한 시간이나 뒤척이며 괴로움의 시간을 보냈다.

지옥이 따로 없다.

'더 이상은 안돼.' 자야만 한다.

'숫자를 세보자. 이 방법밖엔 없어.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

양 백 마리.'

백 마리까지 세었는데 잠이 안 온다고?

돌아버릴 것 같다.

마음이 조급해져 온다.


AM3시 30분

핸드폰을 켠다. 잠이 잘 온다는 ASMR을 켠다.

실시간으로 보는 사람들이 3천 명이 넘었다.

'다들 고생이네.' 하며 소리에 집중해 본다.

계속 똑같은 노래만 나올 뿐 기다리는 잠은 안 온다.


이젠 잠들기를 포기한다.

4시까지 잠에 들지 못하면 그 유명한 '미라클 모닝'을 하기로 결심한다.



AM4시

침대에서 박차고 일어난다.

노트북 앞에 앉아 오늘 해야 할 일을 시작한다.


AM5시

조용한던 창문 밖은 택배소리 새소리가 나면서 해가 뜨기 시작했다.

창문 너무 하늘이 붉게 물들고 있다.

해가 뜨고 있었다!

밤을 하얗게 지새운 것이다.


AM6시

'눈이 너무 피로하네. 잠깐 누워서 책을 볼까.'

하면 다시 침대로 들어갔다.


무슨 촉인지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떴다.

AM 8시 30분

벌떡 일어나긴 했는데 다리가 휘청인다.

다행히 아이 등교시간은 늦지 않았다.

무슨 정신으로 아이를 보냈는지 모르겠다. 나간 정신은 오전 내내 돌아오지 않았다.


'이놈에 커피가 문제야. 오늘은 마시지 말아야겠어. '

하고는

출근길에 한잔 점심 먹고 한잔 벤티 사이즈 커피를 두 잔이나 또 들이켜 댔다.


AM 12시

오늘밤엔 꿈나라로 급행을 타고 갈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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