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무엇으로 사는가? 5/7
2024/9/10
한 나라의 경제는 기업을 통해서 만들어지고 살아 움직입니다.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삶이 기업과 직결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기업의 소비자가 되고, 피고용자가 되고, 주주가 되고, 납품업자가 되고.. 기업이 내뿜는 공해물질을 들이마시기도 합니다. 기업은 개개인의 소득과 부를 결정하고 그들의 제품은 우리의 삶의 모습을 바꾸어 갑니다.
우리가 한 기업과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그 기업은 고마운 기업이 될 수도 있고 악마의 기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기업의 모든 활동 속에서 관련된 모든 주체의 이해가 서로 충돌하게 됩니다. 어떤 기업도 어느 누구에게나 고마운 기업이 될 수는 없습니다. 어떤 기업은 줗은 나쁜 기업이고 또 다른 기업은 나쁜 좋은 기업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자본주의 경제에서 기업은 누구보다도 위험을 무릅쓰고 자본을 투자한 주주에게 좋은 기업이 되어야 합니다. 이익과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여 주주의 부를 늘려줄 수 있어야 기업이 존재할 이유가 있습니다. 한 기업이 이익을 내고 성장하는 것은 국가와 사회가 환영할 일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기업을 둘러싼 국가와 사회, 개인 간의 이해관계는 그렇게 단순하지가 않습니다.
매출을 늘리고 비용을 줄이면서 이익과 기업 가치 극대화의 목표를 추구하다가 보면 기업을 둘러싼 각각의 관계 주체와의 이해 충돌은 피할 수가 없습니다. 근로자의 임금을 억누르고 납품가격을 후려치기도 합니다. 불량한 제품을 팔기도 하고 공해 물질을 마구 배출하기도 합니다. 세금을 줄이기 위해 감옥 가는 일도 불사하기도 합니다.
술 담배회사들은 기업으로서는 보석과 같습니다. 이들 회사들은 불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이익을 내고 최고의 기업가치를 자랑합니다. 중국에서 시가총액 1위 기업이 알리바바가 아닙니다. 마오타이라고 합니다. 담배회사는 너무 소중해서 국가가 꽉 움켜쥐고 있다고 합니다.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않는 충성스러운 소비자들이 든든히 떠받쳐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술 담배로 인해서 발생하는 수많은 질병과 죽음, 그리고 비극은 어떻게 하나요? 좋은 나쁜 회사, 나쁜 좋은 회사들입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패스트푸드로 인해서 발생하는 질병과 그로 인한 죽음을 인종학살(genocide)에 비유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만 1년에 심장병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이 20만 명을 넘는다고 합니다. 하루에 점보 여객기 두 대씩 떨어지는 꼴이라고 합니다. 어느 전쟁이 이러한 참극에 비할 수 있을까요?
심장병과 대사질환 유병률은 전 인구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제는 더 이상 노인 질환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전에는 희귀병이라고 하던 이러한 질환이 이렇게 급속히 증가한 것은 패스트푸드 산업을 포함하는 식품가공 산업의 성장과 정확하게 일치합니다. 이러한 질병이 모두 식단에서 기인하는 것을 생각하면 놀랄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패스트푸드와 식품 산업은 경제를 떠받치는 든든한 기둥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