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무엇으로 사는가 3/7
2024/9/3
높은 이익을 내면서도 매출이 쑥쑥 늘어나는 기업은 분명히 성공하는 기업입니다. 그런 말만 들어도 마음이 편안해지지만 현실은 녹녹지 않습니다. 매출을 늘리자면 당장에 손해를 감수해야 할 수도 있고 이익률을 지키자면 매출 신장은 포기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손해를 보는 상황에서 매출 신장도 기대할 수 없다면 폐업을 심각하게 고려할 수밖에 없습니다.
'성장이냐, 이익이냐'는 이전에는 기업 전략을 수립할 때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화두였습니다. 성장을 위해서 많은 투자가 필요한 만큼 단기적으로는 낮은 이익을 감수한다든지 매출 신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비용과 투자를 줄여 단기적으로 이익을 늘린다든지 하는 것은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전략적 선택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 글로벌 시대에 이익과 성장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늘날 높은 이익이 나지 않는 기업은 성장할 수 없으며 가장 수익성이 높은 기업은 해당 산업에서 가장 크고 시장을 지배하는 기업들입니다. 해당 산업과 새로운 산업에서 끊임없이 성장을 추구하지 않은 기업은 이익은커녕 생존이 보장되지 않습니다.
기업의 이익은 투입 가치 대비 산출 가치, 즉 효율성에서 나옵니다. 당연히 생산 효율성이 높은 기업은 수익성이 좋고 경쟁력이 높습니다. 한 기업의 온갖 경영 특성이 효율성을 결정하는 데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효율성의 원천은 '규모의 경제(economies of scale)'라는 것입니다. 생산 규모가 커질수록 생산 비용이 낮아지고 시장 지배력이 커져서 수익성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디지털 이전 시대에는 규모가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오히려 경영이 비효율화되어 규모의 경제 효과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디지털 기술의 등장으로 규모의 경제에 한계가 사라졌고 과거에는 생각할 수도 없었던 정도로 기업 규모가 커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성공적인 기업은 이익을 새로운 성장을 위해서 투자하고 이는 다시 새로운 이익을 창출함으로써 엄청난 이익으로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거대기업으로 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오늘날 세상을 지배하는 기업의 하나인 아마존의 성장 기록입니다. 인터넷의 등장과 함께 온라인 서점으로 전자상거래의 효시가 된 바로 그 아마존입니다. 이 회사가 전자상거래뿐만 아니라 유통산업 전체와 클라우드 산업의 절대강자로 성장하기까지 오랫동안 낮은 이익률에 머물러있었습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다가올 디지털 혁명에 이 기업의 잠재력을 보는 눈을 가졌고 그 결과 가장 성공적인 투자자들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