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무엇으로 사는가? 2/7
2024/8/29
경제는 기업이 생산하고 가계가 소비하는 것을 말합니다. 기업을 연구하는 학문인 경영학에서는 기업의 활동, 즉 생산 활동을 들여다봅니다. 학기 초 저는 '생산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한 학기 강의를 시작합니다. 그러면 기다릴 틈도 없이 뭘 만드는 것이라는 답이 돌아옵니다. 생산이라고 하면 제조를 떠올리나 봅니다.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제조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제는 없습니다. 저개발국의 경우에는 기르고 캐는 제1차 산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선진국의 경우에는 서비스산업 위주인 제3차 산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제3차 산업의 비중이 높아집니다.
보다 포괄적으로 생산은 '가치를 증가시키는 활동'으로 정의됩니다. 여기서 가치는 소비를 통하여 얻게 되는 효용(utility)을 말합니다. 그런데 효용은 필요를 충족하고 심리적으로 긍정적 효과를 얻는 양의 효용이 있는 한편 물질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좋지 않은 음의 효용이 있습니다. 따라서 가치를 증가시키는 생산 활동은 제1차 산업과 제2차 산업에서 처럼 양의 효용을 증가시키는 활동과 제3차 산업에서 처럼 음의 효용을 감소시켜 주는 활동을 포함합니다.
제3차 산업의 하나인 유통산업, 마트의 예를 들어봅시다. 이마트나 롯데마트가 왜 필요할까요? 마트가 없는 경우를 생각하면 금방 그 답을 알 수 있습니다. 물건 사고파는 것이 너무 힘들어집니다. 물건 사기 힘들어 생활하기 어려워지고 물건 팔기 힘들어 기업이 망합니다. 그것이 바로 음의 효용입니다. 경제가 발전하고 생활수준이 높아질수록 음의 효용을 줄이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제3차 산업의 비중은 더욱 커집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세계 최고 기업의 하나인 맥도널드, 이 회사가 어떻게 태어나고 어떻게 놀라운 성공을 이어가고 있는지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회사의 생산에서 양의 효용이란 것은 별게 없습니다. 맛도 별로이고 건강에 아주 해로운 음식이지요. 이 회사의 가치는 전 세계 모든 사람들이 식사 한 끼 때우기 위해서 극복해야 하는 음의 효용을 줄여주는 데서 나오는 것입니다.
세계 모든 사람들이 점심은 먹어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정보를 소화해야 하고, 거리를 극복해야 하고, 상당한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음의 효용입니다. 맥도널드는 최고의 방법을 찾아내서 전 세계에 표준화함으로써 정보, 거리, 시간의 문제를 최소의 비용으로 해소해 준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