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무엇으로 사는가? 6/7
2024/9/12
현대문명 시장경제 사회에서 우리는 거래를 통해서 살아갑니다. 우리의 모든 필요와 욕구 어느 하나도 거래가 없으면 충족할 수 없습니다. 때로는 숨쉬기조차도 거래를 해야만 할 수 있을 때가 있습니다. 또한 취직을 하거나 사업을 해서 소득을 올리는 것도 거래를 통해서만 가능합니다. 거래가 없다면 삶도 없습니다.
그런데 거래는 어렵습니다. 수고와 비용이 듭니다. 작은 거래 하나도 이것저것 알아봐야 하고 거래할 장소까지 움직여야 하고 가격 흥정도 해야 합니다. 때로는 그 거래로 인하여 피해를 보거나 후회를 할 위험도 따릅니다.
거래를 위해서 우리가 치러야 하는 수고와 노력, 위험을 모두 포함하여 거래비용(transaction costs)이라고 합니다. 우리의 모든 경제활동이 거래를 통해서 이루어지고 모든 거래에는 거래비용이 따르기 때문에 모든 거래는 거래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디자인됩니다. 우리의 삶이 거래를 통해서 가능하기 때문에 결국 거래비용은 우리의 삶의 모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입니다.
때로 '우리가 왜 특정한 활동을 특정한 방식으로 하느냐?' 하고 의문을 가진 적이 있다면 그 해답은 바로 거래비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왜 은행이 있어야 하고 마트가 있어야 하느냐?' 하고 묻는다면 그 해답 역시 거래비용 있습니다. 세상이 왜 이렇게 돌아가고 있는가? 그 해답 역시 거래비용입니다.
거래비용은 많은 산업의 기반이며 존재의 이유입니다. 거래비용을 줄이는 것 자체가 생산활동이 됩니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거래비용을 줄이는 서비스산업의 비중은 커져 갑니다.
거래비용이 존재하는 이유를 찾아가다 보면 거래비용의 문제는 결국 정보와 거리의 문제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한 자리에서 모든 정보를 가지고 거래할 수 있다면 수고와 비용을 들이지 않고 거래를 마칠 수 있습니다.
디지털기술이 많은 산업을 뒤엎고 우리의 삶의 모습을 바꾼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한 자리에 앉아서 많은 거래를 하고 세상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거리가 사라지고 무한한 정보가 우리 손가락 하나 까딱해서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시가총액 상위의 가장 성공한 기업들은 대부분 소위 플랫폼 기업들입니다. 플랫폼 기업의 사업기반이며 존재 이유 역시 거래비용입니다. 플랫폼에 수천만의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가 자동으로 모이고 AI로 분석되어 거래비용을 낮추어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거래를 가능하게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책은 플랫폼 기업들이 자연스럽게 세계 시장을 지배하는 독점기업으로 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플랫폼에서는 더 많은 사람이 몰려들수록 거래는 더 용이해지고 더 양질의 정보가 만들어져 거래비용은 더욱 낮아집니다. 독점기업은 당연히 막강한 힘을 이용하여 이윤극대화를 추구하면서 소비자의 이익을 침해하고 사회 정의를 저해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한국인의 SNS 카카오가 그 좋은 사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