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바꾼 핸드폰 케이스. 얼마 후 청소하다 딸의 증명사진을 발견했고 예쁘게 나와서 폰 케이스에 넣어두었다.
소모임에서 우연히 한 분이 사진을 보시곤 딸이냐며
곱다고 하셨고... 부모는 그렇듯 딸의 최근 사진도 슬쩍
보여드렸다.
키도 커지고 여성스럽게 바뀌는 요즘...
집에 와서 딸의 귀를 파주다가 이야기를 꺼냈다.
나: 오늘 엄마 아는 분들이 너 사진 보고 예쁘다고 하셨어. 우리 딸이 참 많이 성장하고 예뻐졌어.
딸: 내 사진을 보여준 거야?
나: 응. 엄마 폰에 작은 사진 보고 궁금해하셔서.. 이쁘대.
딸: 엄마. 왜 나한테 물어보지 않고 내 사진을 보여줬어?
나: 사진을 보내준 게 아니라 그냥 한 번씩만.. 해금 때 찍은 거 보여준 게 다인데.. 딸 이쁘게 나온 사진 자랑하려고.. 그게 싫어?
딸: 내 허락 없이 내 사진을 보여준 게 싫지. 물어봤어야지.
나: 이쁘게 잘 나온 건데도? 이상한 거 아니고.. (이거였어.) 사진도 물어보고 보여줘야 해? '안돼요. 우리 딸한테 물어보고 보여줄게요.' 이렇게??
딸: 그래야지. 내 모습인데..
딸은 기분이 좋지 않았나 보다.
남편도 기분 나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생각해본다. 만약.. 우리 엄마가 내 사진을 친구들에게
보여준다면..?
일단 평가받는 느낌이 좋지 않을 것 같고
나를 모르는 사람에게 내 모습을 보여주기
민망할 것 같고..
혹시 보여주기 싫은 모습이면 창피할 것도 같다.
이해가 안 되던 딸의 말이..
조금만 딸의 입장이 되어보니 이해되기
시작했다.(게다가 사춘기엔 외모에
신경 쓰고 타인 시선에 민감한 나이니까)
아는 선생님은 딸이 대학 동아리
대상 받은 내용과 사진을 보여주시면서..
"우리 딸이 알면 난리 날 거라고... 모른 척해달라."
고 하셨다." 축하할 일이었다. 우리도 선생님의
딸이 대회에 준비 중인 사실을 알고 있었다.
또 어떤 분은 딸이 글쓰기 에세이로 단독 A+
받은 글을... (우리가 궁금해해서)
잠깐 읽어주셨는데.. (이 모임 자체가 독서모임
이면서 글도 쓰는 곳이었음.)
딸이 엄마가 자기 에세이 보여준 거 알면
난리 날 거라고 하셨다. (내용은 교수님께
제출되고 과에서 발표를 한 내용이었음.)
아이들에게 허락을 구하는 것!
아이 입장에서는 당연한 권리이다.
물론 애매한 부분도 있지만..
주의가 필요하겠다.
초 2 이후론... 아이들 일기도 읽지 않고 있다.
그래야 엄마, 아빠 이야기도 솔직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가끔 궁금하면 물어보는데
그때마다 거절이다. 또 몰래 보기는 싫다.
그나마 큰 아이 소설은.. (아이가 허락해서)
시작 페이지와 목차는 볼 수 있었다.
엄마, 아빠에게 보여주기 민망한
그 마음.. 지켜주고 싶다고 해야 하나?
질문:
1. 아이들 일기 보신 적 있으신가요?
2. 아이의 사진은 부모니까 보여줄 수 있다.?
아이에게 말하지 않으면 괜찮을까요?
#사춘기 # 아이입장 #아이의견 #권리 #경계
딸과의 세대 차이일까?
https://brunch.co.kr/@129ba566e8e14a7/154
사춘기 딸과의 말싸움?